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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부터 8월15일까지 25일간 열리고 있는 '2005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에 전국에서 관람객이 대거 몰려들고 있으나 세계 각국의 친환경 경작지-전시관 등을 보기가 힘들어 세계친환경경농업박람회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울진엑스포 캐릭터. 주위에 시원한 노송 등이 자연경관을 수놓고 있다.
ⓒ 이성원
2년여의 준비작업 끝에 경북 울진군 왕피천 엑스포공원에서 개장한 2005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는 국내 최초로 친환경유기농업을 주제로 펼쳐지는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로 기대를 모았었다. 친환경 농업엑스포는 '친환경 농업, 인간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란 주제로 바다와 계곡, 성유굴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울진에서 독일·미국·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개최,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총 20만6천여평의 부지에 조성된 엑스포공원 친환경 농업엑스포는 다양한 농업문화 전시와 함께 공연, 체험, 학술, 테마 상품개발 등 6개 분야로 나눠 개장됐다. 공원내 300평 규모의 경작지는 이미 지난 4월 완공, 행사장에 공급될 토마토와 각종 채소가 재배되고 있다. 유기농 경작지 비닐하우스에는 청정 지하수와 지열을 땅위로 끌어올려 시설물의 온도를 조절하는 지열냉난방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 운영되고 있다.

울진친환경엑스포는 엑스포공원 내 소나무 숲과 왕피천 들녘을 활용, 모두 5개 구역으로 나눠 전시되고 있다. 제1구역 '희망의 숲'은 행사장 진입로에서 약속의 땅이란 기대감을 갖도록 만들었고, 제2구역 '지혜의 샘'은 농업역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전문 공간으로 꾸며졌다. 제3구역 '약속의 터'는 주요 공연장, 친환경 경작지 등이 조성됐다. 제4구역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생명의 뜰'로, 제5구역 '풍요의 강'에는 각종 체험행사가 열리는 현장으로 각각 마련돼 있다.

친환경농업의 필요성에는 '흙'의 속성과 가치,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관계 등을 그래픽 패널과 영상, 대형 디오라마(모형), 섀도 비전, 포그 스크린 등 첨단 장비 및 기술을 총동원, 친환경·유기농업에 대한 생산자 및 소비자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의 장으로 꾸며져 있다.

▲ 엑스포장을 찾은 한 여인이 디딜방아 체험을 하고 있다.
ⓒ 이성원
친환경문화관에는 조선시대의 온실을 재편하고, 주변 경작지에는 유기농 시범포를 설치해 유기농산물과 채소류를 재배해 관람객들에게 공급토록 했다. 볼거리로는 뿌리에는 감자가 열리고 가지에는 토마토가 열리는 '토감', 뿌리는 무이고 잎은 배추인 '무추', 고추와 가지가 함께 열리는 '고가' 식물 등이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전시관에는 농가월령가, 태음력과 농사순기와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조선시대 농업관련 시설 및 서적, 토종벼를 포함한 각종 작물의 단계별 경작과정, 6종 32품종의 토종농산물과 누에일대기 등을 실물로 전시해 우리나라 근대농업문화의 우수성 및 친환경농업문화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부대행사로는 전통무형문화재 초청공연, 흙 체험관 운영, 친환경생태 퍼레이드, 친환경 음악회, '잼나는 엑스포, 자연아 놀자' 등의 놀이마당과 함께 민물고기 체험, 농산물 수확 체험, 천연기념물 특별전 등 행사가 열려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통문화마당에는 천연염색, 장승깎기, 짚 공예, 삼베짜기, 한지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고 떡메와 도리깨, 절구, 키, 맷돌, 지게 등 조상들이 사용하던 재래식 농기구 등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졌고 상설 행사장에는 환경오염과 물질문명의 폐해에서 자연과 인간을 지켜낸다는 내용의 마당극 '농군 박서방'과 러시아의 아크로바틱 댄스, 브라질의 삼바춤, 해외 각국의 이색 민속공연 등도 선보이고 있다.

▲ 탐방객들이 시원한 박 터널 체험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
ⓒ 이성원
이번 울진엑스포에는 미국을 비롯해 독일·일본·중국 등 유럽·아시아 28개국 32개 업체가 참가하고, 국내에서는 농림부를 비롯해 농업진흥청, 산림조합중앙회 등 52개 부서와 광역시· 도 및 대학 등 80여개 단체 및 업체가 참가하고 있다. 세계 친환경농업과 관련된 국가로는 독일, 덴마크, 멕시코, 일본, 뉴질랜드 등 농업관련 석학 및 우수 친환경농업 단체 등도 대거 몰려들어 세계엑스포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친환경엑스포공원 야생관찰원에는 생태연못을 비롯해 국내에서 자생하고 있는 80여종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으며, 시골농장에는 산채를 비롯한 약초류, 유실수, 과일 등이 재배되고 있고 칠면조, 흑염소 등 가축 동물원 등 볼거리도 마련돼 있다.

생태터널에는 조롱박, 수세미, 여주, 색동호박, 천궁, 허브 등의 식물로 터널을 장식하고 있고, 자연생태구역에는 왕피천의 갈대숲과 해바라기, 코스모스길 조성과 특별전시관에는 각종 임산물 등이 전시돼 있다.

울진군은 행사기간동안 하루 평균 1만명 내외로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엑스포공원 주변 마을의 민박을 비롯, 왕피천 하류 해수욕장에 250여개의 텐트를 설치했으며, 관람객들에게 울진 성류굴 입굴료 및 백암온천, 덕구온천 목욕료, 불영사 입장료, 향암미술관 입장료 등에 대해 50% 할인혜택을 부고 있다.

(재)2005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조직위원회는 9일 정오쯤 '2005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의 50만번째 입장객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행운의 주인공은 10개월된 아들-남편과 함께 온 박원화(29·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주부. 박씨는 김용수(울진군수) 엑스포 조직위원장으로부터 80만원 상당의 김치냉장고를 기념품으로 증정받았다.

▲ 박람회 부스에 설치된 송광설중매, 상근연근 등 경북 칠곡지역 친환경농산물들을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 이성원
울진군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50만 번째 입장객을 훨씬 앞당긴 것이다. 이는 여름 휴가철과 방학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해수욕장과 성유굴, 불영계곡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울진에서 세계친환경엑스포가 개최, 이를 한꺼번에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가 다양한 볼거리와 전시장 등을 통해 친환경농업-먹거리를 보여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공생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세계친환경농업박람회라는 명칭에 부합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관람객들은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라면 타이틀 그대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의 친환경농업 실태를 보여주는 경작지와 전시관 등을 다양하게 마련, 앞으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나아가야할 친환경의 모형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농업과 맞는 전시물과 이벤트는 일부에 불과하고 각국의 기념품 판매장과 먹거리 장터 등이 행사장 상당부분 차지, 엑스포장이 '야시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휴가를 맞아 이곳 엑스포장을 찾았다는 이모(41·회사원·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씨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준비는 많이 한 흔적은 여기저기서 보이지만 부대시설을 비롯한 많은 공간들이 이번 박람회의 '친환경 농업, 인간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란 주제와는 상이한 것으로 느껴졌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덧붙이는 글 | 이성원 기자는 경북일보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현재 칠곡신문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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