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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물로 들어갈 때는 자원봉사를 나온 언니, 오빠의 손을 빌려야 했다. 물결이 일렁일 때마다 어서 들어오라는 손짓으로 보였다.
처음에는 형이 뒤에서 안아주었다. 형과 함께 물속으로 몸을 담그는 순간, 왜 가라앉는데도 둥둥 뜬다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웃음이 절로 쏟아졌다.
조금 뒤 튜브가 등장했다. 이건 둥둥 뜨는 느낌이 더욱 분명하다. 뒤에서 끌어주고 물살을 가르니 또 웃음이 쏟아졌다.
하루 종일 이렇게 여기에 떠있고 싶었다. 너도 나도,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
언니들이 앞에서 끌어주고, 옆에선 호위하며, 뒤에선 물을 튀겨주었다. 완전 3차원 입체 봉사이다.
수영장의 바깥에선 휠체어가 그 왁자지껄한 소음을 묵묵히 들으며 따가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 자기 주인의 무게를 잠시 비운 휠체어의 휴식은 평온해 보였다. 그들의 주인이 수영장에 쏟아놓는 그 밝은 웃음이 아마도 그 휴식이 평온함으로 느껴지게 된 연유일 것이다. 지상의 하중을 털어버리고 물속에서 누리는 그 한때의 행복이 얼마나 좋아보였을 것인가.
수영을 하고 난 뒤의 점심은 꿀맛이었다.
다시 또 물 앞에 서니 절로 나는 웃음이 벌써 물로 들어갈 순간의 기쁨을 재촉하고 있다.
형에게, 누나에게, 그냥 놔보라고 했다. 그리고 발을 허우적거렸다. 그 순간, 뜬다, 뜬다, 떴다. 나 혼자 떴어. 혼자 뜬 물 속의 즐거움은 또 다른 것이었다. 물속의 즐거움은 한둘이 아니다.
물속의 즐거움이 한둘이 아니란 건 정말 맞는 말이다. 튜브를 엮어 뗏목을 만들고, 서로 밀고 당겼더니 재미가 보통을 넘었다. 수영장에 물이 가득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들의 웃음 또한 가득했다. 물이 투명한 것은 그들의 맑은 웃음 때문이었다.
덧붙이는 글 | 휠체어팀만 간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여러 장애인들이 함께가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나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