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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삼성의 불법대선자금 제공내용이 담긴 'X파일'을 MBC에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박인회(윌리엄 박)씨. 그에게 추가 도청자료가 있는가, 없는가.

옛 안기부내 미림팀 존재를 최초 폭로한 김기삼(41·미국 펜실베니아 거주)씨가 연일 '추가 도청자료'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박씨는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박인회 "집과 뉴욕은행 금고에 'CD 2장' 보관"

박씨 변호인인 강신옥 변호사는 1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박인회씨가 가지고 있는 CD에는 삼성과 관련된 내용밖에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강 변호사는 지난달 30일에도 이같이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김기삼씨는 최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박인회씨가 미국에서 갖고 있다는 CD는 삼성 자료 이외의 추가 자료일 가능성이 크다"며 다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현재 박씨가 미국에 보관중인 삼성관련 도청내용이 담긴 CD는 모두 2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옥 변호사는 이에 대해 "박씨는 이 중 하나를 집에, 나머지 하나를 뉴욕에 있는 은행 개인금고에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또 "박씨가 가진 도청자료가 삼성과 관련된 내용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CD를 한국으로 들여오는 중"이라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박씨가 보관 중인) 2장의 CD는 MBC가 제대로 보도하지 못할 것에 대비해 따로 녹음해 둔 것"이라며 "집에 갖고 있던 CD는 박씨가 아내를 시켜 한국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박씨 "아내 시켜 CD 한 장은 한국으로 보냈다"

아울러 강 변호사는 "박씨와 김씨가 개인적 인연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씨 주장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강 변호사는 "박씨는 테이프만 갖고 있었지 미림팀 존재나 미림팀장은 몰랐다"며 "박씨와 김씨도 개인적으로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또 '박씨가 공항에서 검거될 당시 MBC 기자들이 동행했다는 것은 박씨 CD가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 "추측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강 변호사는 "MBC 기자가 동행하려 했던 것은 박씨도 사전에 알지 못했고 동의하지도 않았다"면서 "하지만 MBC쪽이 일방적으로 박씨에게 기자들을 붙인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MBC 입장에서는 박씨가 중요한 취재 소스니까 다른 기자들을 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 녹취록 내용 이미 알고 있었다"

한편 삼성그룹이 박씨 도청자료가 공개되기 전 이미 녹취록과 테이프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의혹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박씨 주장에 따르면, 99년 삼성그룹 본관 20층에서 이학수 본부장을 만날 당시 이 본부장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똑같은 게 또 있다"는 말을 했다는 것. 이학수 본부장을 비롯 삼성그룹 수뇌부가 이전부터 도청자료 존재를 알고 있다는 방증이 된다.

강신옥 변호사는 "당시 이학수 본부장이 문건(녹취록)을 보고 어디론가 전화를 해 '똑같은게 또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박씨가 분명히 들었다고 한다"며 "추측컨대 삼성이 이미 다른 루트를 통해 그와 같은 문건을 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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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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