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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양읍내 쪽에서 바라본 거대한 자연산 피라미드 <삼인산>의 위용
ⓒ 한석종

▲ 정면에서 바라본 삼인산 또한 거대한 피라미드를 연상케한다.
ⓒ 한석종
피라미드 하면 누구나 이집트를 떠 올릴 것이다. 세계 최대의 피라미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고대 이집트의 <쿠푸왕> 피라미드이다. 그 높이만 해도 146.5m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이 피라미드보다 무려 서너 배에 이르는 거대한 자연산 피라미드가 우리 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인공 피라미드가 아닌 순수 자연산 피라미드인 삼인산이 바로 그곳이다.

전라남도 담양군 수북면 병풍산 남쪽 자락에 자리잡은 삼인산(三人山, 570m)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모양이 사람 인(人)자의 형상으로 고대 이집트의 거대한 피라미드를 연상케 한다. 특히 해질 무렵 담양읍 쪽에서 삼인산을 바라보면 더욱 그렇다.

▲ 세계 최대의 인공 피라미드
ⓒ 한석종
삼인산은 동서로 길게 이어지는 병풍산(822m), 병봉산(685m), 불태산(710m) 주능선에서 남쪽으로 뻗어나와 마치 거북이가 고개를 쭉 내민 형상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삼인산 정상에서 담양벌안을 바라보는 전망이 장쾌하기 그지없다. 삼인산 아래로 담양읍에서 장성남면까지 펼쳐진 광활한 들판이 거침 없이 펼쳐져 있고 그 가운데를 영산강의 물줄기가 구비구비 휘돌아 흐르고 있다. 또한 삼인산에서 바라본 병풍산은 여섯 폭의 바위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하다.

삼인산 아래에는 담양벌안의 오밀조밀한 마을들이 어머니의 품 속 처럼 그지없이 정겹고 포근하게 보인다. 이는 추월산에서 병풍산, 불태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의 높은 산줄기가 북서풍을 막아주어 마치 어머니의 등에 업힌 아이처럼 안온함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곳 사람들은 거대한 피라미드를 이룬 이 산을 옛부터 성스럽게 여기며 정성스레 섬겨왔다. 여기에는 조선조 개국에 관한 전설이 얽혀 있는데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할 때, 무등산 서석대에 올라 불공을 드린 다음 마지막으로 이곳 삼인산에 와서 하늘에 개국을 알렸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삼인산은 몽고가 고려를 침입했을 때 담양의 부녀자들이 이들의 행패를 피해 이 산으로 피신했다가 몽고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는 전설과 함께 몽성산(夢聖山)으로 불리기도 한다.

▲ 삼인산 정상 표지석
ⓒ 한석종
담양읍내에서 수북면 쪽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엔 누워 있는 사람의 두상처럼 툭 튀어나온 바위가 추월산이고 왼쪽으로는 거대한 피라미드 형상의 삼인산과 그 뒤에 비스듬히 펼쳐진 병풍산의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수북면 소재지에서 성암야영장 입구로 접어들어 1.5km 올라오다 보면 삼인산 등산로입구(심방골) 표지판이 도로 오른쪽에 세워져 있다. 200m 더 가서 대방저수지 우측 공터에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이 나중에 하산할 지점이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피라미드를 오르는 것과 같이 쉴 틈 없이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으나 울창한소나무 숲이 우거져 솔 향기가 그윽하고 항상 그늘이 드리운다. 넉넉잡고 1시간 30분 정도 오르면 삼인산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삼인산 구간은 오솔길인데다 샛길이 많아 등산길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하나 만남재부터 병풍산까지는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곳 만남재에서 병풍산을 오른다.

가파른 길을 숨을 몰아쉬며 30여분 더 오르면 투구봉에 도착한다. 중간에 용구샘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데 투구봉은 정면으로는 오르지 못하고 왼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순전히 바위로만 이루어진 암봉으로 사방이 툭 터져 눈맛이 시원스럽다. 투구봉에서 서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한재가 나오고 병봉산과 불태산 능선으로 이어진다.

투구봉에서 병풍산 정상에 이르는 길은 완만하고 그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이르게 되는데, 병풍산 정상에서 앞을 바라보면 두 팔 벌려 넉넉한 품을 펼쳐 보이는 산이 유명한 무등산(1187m) 이고 그 그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풍요로운 들판과 영산강이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다.

전부터 삼인산이 풍수지리적으로 명당 중에 명당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오는 터라 삼인산을 내려오다 만난 칠순 노인에게 슬쩍 "이곳이 호남제일의 명당이라면서요?" 라고 물었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께 이곳 삼인산이 큰 인물을 배출할 호남 제일의 명당이라는 말을 수 없이 들어 왔지."

"그런데 실은 삼인산 자락에서 인물이 많이 난 것은 아니고, 저 건너 산 능선이 끝나는 자락에 자리잡은 동네에서 장관이 두 명 났을 뿐이야!"

"체육부장관을 지낸 조상호씨와 김정례씨라던가…."
"이 곳 사람들은 앞으로 더 큰 인물이 나올 거라고 믿고들 있지"

북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병풍산의 바위 군상이 바로 삼인산 지척에 있다. 삼인산이 명당이라고 얘기되는 것도 바로 저 병풍산에서 흐르는 기맥 때문일 것이다. 병풍산 없이는 삼인산을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 삼인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요로운 담양벌안
ⓒ 한석종

▲ 삼인산 정상에 올라 장쾌하게 펼쳐진 병풍산 자락에 세속의 욕심을 비우다
ⓒ 한석종

▲ 삼인산 정상에서 바라본 병풍산과 불태산
ⓒ 한석종

덧붙이는 글 | 산행코스 

- 제1코스 : 대방리 버스종점(1시간) → 삼인산(40분) → 만남재(30분) → 용구샘(30분) → 병풍산 정상(1시간) → 쪽재(40분) → 연학원(30분) → 대방리 버스종점 (총소요시간 : 4시간 50분) 

- 제2코스 : 성암야영장(40분) → 만남재(30분) → 용구샘(30분) → 병풍산 정상(40분) → 옥녀봉(50분) → 대방저수지 (총소요시간 : 3시간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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