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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집 근처에 수영장 하나 있으면 좋겠어요."

김정애(52 부산 기장군) 씨는 잦은 허리 질환 때문에 수영장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수영장에 도착하는 데는 최소 30분 이상이 걸린다. 가까운 곳에 수영장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2005년 전국 공공체육시설현황에 따르면 부산의 공공 수영장은 단 2곳. 서울의 41개에 비해 20분의 1수준이며 대전의 10개에도 상대적으로 턱없이 모자란다. 신고체육시설로 등록된 수영장의 개수도 40개로 서울의 102개에 비해 훨씬 적다.

주 5일제 근무로 인해 개인의 여가 생활시간은 증대할 것이지만 그에 비해 체육시설의 수는 아직 부족하다. 현재 부산의 경우 인구비례 공공체육시설의 개소는 전국 최저 수준이다.

▲ 대도시 별 인구비례 당 공공체육시설 수 현황(문화관광부)
ⓒ 박해권
수영장만 적은 게 아니다. 실내체육관, 축구장 수도 전국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실내체육관의 전국 평균 개수는 16개지만 부산에는 그보다 한참 모자란 5개만 있다. 축구장은 더욱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축구장 개수는 총 197개지만 부산에는 하나만 있다. 서울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여성전용축구장까지 총 37개의 축구장이 있다.

근린공원이나 시민공원에 위치한 서울의 축구장은 시민에게 개방되어 생활체육을 즐기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반면에 부산에는 강서체육공원 축구연습장만 있을 뿐이다(프로 축구 경기가 열리는 아시아드경기장과 구덕운동장은 종합운동장으로 축구장 통계에는 제외된다).

기타 레저를 즐길 장소도 부족하다. 부산에는 썰매장, 승마장이 없다. 썰매장의 경우 전국에서 제주와 부산에만 유일하게 한 곳도 없다. 비록 부산의 겨울이 타 시도에 비해 따뜻한 편이긴 하나 대부분의 썰매장에서 인공눈을 사용한다는 걸 감안한다면 만들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골프장 및 골프연습장도 공공시설로는 구비된 게 없다. 민간 시설과 회원제 골프장은 있으나 일반 서민들이 이용하기엔 부담이 간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산에 시민스포츠공원이 조성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민스포츠공원은 미국 등 선진국에선 보편화돼 있는 공원 형태로 시민들이 축구 족구 테니스 등 각종 생활체육과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잔디구장, 벤치, 조리대 등을 설치해 개방하는 곳이다.

지난달 17일 부산을 방문한 김정길 대한체육회 회장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서 "전국적으로 2~3곳의 시민스포츠공원을 시범 조성하기로 하고 문화관광부와 협의를 벌이고 있으며 잔디축구장 등이 부족한 부산에 우선권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부산시와 협의, 올해 안에 사업지 선정을 끝내고 내년 하반기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부산시 체육민방위과 김병학 체육시설담당은 "아직 내부적으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현재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해 아직은 기대하기 섣부른 상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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