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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6월 22일자 A2면 머릿기사.
ⓒ 조선일보 PDF

최근 <조선일보> 자회사 '조광' 인쇄공장에 불을 낸 용의자 소속을 놓고 조선일보와 국민참여연대 사이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와 국민참여연대, 민주노동당 시흥시갑지역위원회 등에 각각 회원 및 당원으로 가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민참여연대는 "폭력적인 방화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조선일보가 용의자 회원가입을 확대해 안티조선 활동단체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 남부경찰서는 지난 17일 새벽 0시 10분쯤 금천구 소재 조광 인쇄공장 파지창고에 불을 지른 혐의로 안모(38)씨에 대해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불은 30분만에 진화됐으나 10톤 가량의 파지가 불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조선>, "집단최면 증상의 연장선상에서 발생"

사건발발 뒤 조선일보는 21일, 22일 잇따라 해당 사건을 보도하며 용의자와 노사모·국참연 등의 연계가능성을 제기했다. 22일자의 경우 「본사 인쇄공장 방화범은 '노사모회원'」(A2면 머릿기사)과 함께 「조선일보사 공장에 불까지 지르게 된 집단최면」이란 제목의 사설까지 실었다. 조선일보는 노사모와 국민참여연대를 '친노 및 안티조선 단체'로 지칭하고 있다.

사설을 통해 조선일보는 이번 방화사건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가진 일부 선동단체들이 특정 인물이나 기관 또는 제도에 대해 반민주적, 반국가적, 반역사적이란 낙인을 찍어 공격을 개시하면, 그에 따라 공영미디어를 선두로 해서 그 선동단체나 맥이 닿는 정체불명의 언론들이 달려들고 이들의 암시, 교사, 세뇌에 의해 정신적 저항력을 상실한 군중이 행동으로 떠밀리는 집단최면 증상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제의 폭력은 권력이 직접 전면에 나서 물리적 힘을 휘두르는 형태로 행사됐다면, 오늘의 폭력메커니즘은 권력은 공격의 과녁을 넌지시 일러만 줄 뿐"이라며 "각종기관, 권력과 이념을 같이하는 세력을 전면에 내세워 심리적 압박과 불안감을 조장하는 훨씬 교묘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참연 "어이없는 왜곡 중단하라"

그러나 이에 대해 정치단체 '1219국민참여연대'(국참연) 측은 21일과 22일 잇따라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반박 논평을 냈다.

22일자 논평에서 국참연은 방화 용의자 안씨가 국참연 회원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국참연은 열린 조직이며 가입과 탈퇴가 인터넷을 통해 주로 이뤄지고, 방화 용의자는 국참연의 회원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지 않음을 이미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프라인 공간에서 활동하지 않으면 당사자의 회원여부 자체가 크게 의미없음에도 조선일는 안티조선 단체 공격의 도구로 삼기 위해 왜곡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참연은 "개인의 잘못된 판단을 두고, 조선일보 과거 친일 및 부패 독재권력과의 밀착 등을 반대하는 민간단체를 독설로 싸잡고 비난하고 있다"며 "수많은 안티조선 단체의 지속적인 활동으로 그 입지가 축소된 조선일보의 발버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참연은 조선일보 22일자에서 '방화 용의자가 '조폐공사'(조선일보 폐간공사)라는 단체를 만들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조폐공사'는 방화 용의자가 만든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국참연은 "인터넷 검색만 해도 충분히 드러날 일을 최소한 사실확인 과정도 거치지 않고 작문을 일삼는 조선일보는 최소한의 언론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참연은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안티조선 운동은 폭력적인 방화에 동의하지 않는데, 그걸 확대해서 조선일보의 잘못을 지적하는 여러 단체들에 대한 왜곡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참연은 "조선일보가 국참연의 이름을 계속 거론하는 이유는 국참연을 이끌고 있는 명계남씨가 조선일보에 반대해왔고, '노사모-명계남-홍위병'이라는 인식으로 오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오마이뉴스가 22일 이번 사건을 조사한 서울남부경찰서에 문의한 결과, 안씨는 범행 직전 국참연이 아닌 다른 단체 회원들과 저녁을 함께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안씨는 이들과 저녁을 함께 하면서 범행계획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완전한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다는 게 경찰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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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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