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 산자락에는 1971년부터 조성된 드넓은 밤나무 단지가 있다. 초등학교 때, 단골 소풍 코스였던 이곳은 몇 해 전부터 주인이 밤 수확을 포기해, 밤이 익을 무렵(추석 전후)엔 밤 줍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현재 밤 가격으론 인건비도 못 맞춰 일찌감치 수확을 포기했다는 주인의 뒷말이 왠지 씁쓸하게 다가온다. 19일 오후 찾아간 밤 단지는 꽃을 활짝 펴 산자락은 흰색 장관을 연출했으며 향긋한 꽃향기가 여전히 코끝을 맴돌았다. 꿀을 따는 벌들의 날갯짓이 바삐 움직였고 그물망을 쓰고 꿀을 수확하는 이들도 저 멀리 보였다. 올해도 꿀과 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