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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기 빛이 밤꽃을 타고 고요히 흐르고 있다.
ⓒ 한석종
남도의 나지막한 산과 들에서는 진한 밤꽃의 향기에 취해 날로 진초록의 푸르름이 더해 가고 있다. 남녘의 온 산하가 밤꽃으로 뒤덮여 벌과 나비들이 호시절을 만난 듯 대거 몰려와 그들만의 축제가 한창이다.

대부분의 나무나 식물의 꽃은 열매보다 꽃이 더 화사할 뿐만 아니라 향기도 그윽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아름다운 자태에 탄성을 자아내게 하지만, 밤꽃만은 예외인 듯싶다.

알밤의 그 고운 빛깔과 군밤 맛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히 일품이지만, 꽃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그 특유의 냄새로 인하여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속이 메스꺼워 울렁거릴 정도라고 한다.

▲ 알 밤의 토실토실한 그 고운 빛깔
ⓒ 한석종
심지어 밤꽃도 꽃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내 주변에 여럿 있다. 그러나 밤꽃의 진면목을 모르고 하는 소리일 것이다. 여러 이야기 할 필요 없이 꽃의 향기와 맛의 대가인 꿀벌과 나비에게 여론조사(?)라도 한번 해보면 어떠할까?

또한 밤꽃으로 뒤덮인 숲을 거닐면 처음에는 그 야릇한 향기에 눈살을 찌푸리다가도 금방 그 향기에 익숙해져 언제 그랬냐는 듯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면서 마음속 깊이 안온함이 깃들어 밤나무 숲에 묻혀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질 것이다.

밤꽃은 6월경에 암·수꽃이 잎 겨드랑이에서 조그만 꽃이 차례로 피는데, 암꽃은 꽃차례의 아래쪽에 3송이씩 무리지어 핀다. 수꽃은 6개의 꽃덮이 조각과 10개 정도의 수술로 이루어져 있고, 암꽃은 6개의 방으로 나누어진 씨방과 6개의 암술대로 이루어져 있다.

요즈음 남도 어디를 가나 온 산하가 밤꽃 향기에 취해 세상만물의 낯빛도 날로 벙글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쯤에는 아내나 애인과 함께 남도의 밤나무 숲을 거닐면서 흙먼지만 풀풀 날리는 우리네 가슴속에 진한 밤꽃 향기로 가득 채우고 그들과 함께 벙글어져 봄은 어떠할까?

▲ 진한 밤꽃의 향기에 취해 날로 진초록의 푸르름이 더해 가고 있는 남녘 산하.
ⓒ 한석종

▲ 수만 송이 꽃의 행렬을 이루고 있는 밤꽃.
ⓒ 한석종

▲ 밤꽃을 찾아든 벌. 꿀을 따기 위해 분주하다.
ⓒ 한석종

▲ 탐스럽게 늘어진 밤꽃
ⓒ 한석종

▲ 밤꽃 향기에 취해 세상만물의 낯빛이 날로 벙글어지고 있다.
ⓒ 한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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