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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 목면 본의리에 자리잡은 누에를 키우는 농가 입니다.
충남 청양 목면 본의리에 자리잡은 누에를 키우는 농가 입니다. ⓒ 구동관

충남 청양의 누에 체험에 참여했습니다.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실시된 누에체험에서는 누에를 키우는 농가에 방문하여 누에의 생태를 관찰하고 누에에게 뽕잎을 줘 보기도 했습니다. 누에가 만든 고치도 구경하며, 고치에서 실을 뽑기도 합니다. 뽕나무 밭에서 누에에게 줄 뽕잎을 따기도 하고, 누에 몇 마리를 분양받아 가게 됩니다.

누에 농가 뒤쪽에는 뽕나무 밭이 있습니다.
누에 농가 뒤쪽에는 뽕나무 밭이 있습니다. ⓒ 구동관

여러분께서는 누에를 보신 적이 있나요?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징그럽다고요? 저도 누에체험을 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징그러워 누에를 만지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에를 잘 만집니다. 만져 보면 정말 부드럽습니다. 이번에 체험에 참여한 어린이나 어른들도 처음에는 누에를 잘 만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번 만져 보면 전혀 무섭지도 않고, 징그럽지도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누에 사육 농가가 누에의 한살이를 설명해줍니다.
누에 사육 농가가 누에의 한살이를 설명해줍니다. ⓒ 구동관

누에와 친해진 아이들이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누에에게 뽕잎을 주는 일입니다. 한쪽에 가지 채 잘라다 쌓아놓은 뽕잎들이 있었습니다. 한줄기씩 가져다가 뽕잎을 먹고 있는 누에들에게 주면됩니다. 어떤 아이는 뽕잎을 가지 채로 주면 모여 있는 누에들이 가지에 눌려 다칠까봐 주저하기도 합니다. 주인께서 살며시 올려놓으면 괜찮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 아이는 표정이 밝아지며, 살짝 누에에게 뽕잎을 올려 주었습니다.

누에들이 맛있게 뽕잎을 먹고 있습니다.
누에들이 맛있게 뽕잎을 먹고 있습니다. ⓒ 구동관

누에를 만져 보고, 뽕잎까지 줘 본 아이들이 조바심을 냅니다. 체험이 끝나면 누에 몇 마리를 분양받을 수 있다고 했으니, 서둘러 제 누에를 갖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누에를 분양 받을 시간이 아닙니다. 누에에게 먹을 뽕잎을 직접 따와야 합니다. 누에 농가 바로 뒤쪽이 뽕나무 밭입니다. 그곳에서 각자 필요한 만큼 뽕잎을 따면 됩니다. 누에 한 마리당 대략 350g 정도의 뽕잎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10마리를 키우려면 3.5kg의 뽕잎이 필요한 것이지요.

누에를 키우려면 뽕잎도 충분히 따 가야 합니다.
누에를 키우려면 뽕잎도 충분히 따 가야 합니다. ⓒ 구동관

뽕잎을 따던 가족들이 어떤 유혹에 잠시 고민을 합니다. 그 유혹은 바로 까맣게 잘 익은 오디입니다. "누에를 좀 덜 가져가지 뭐..." 이런 결심을 했는지, 오디만을 따는 가족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족은 오디보다는 뽕잎에 따는 일에 더 열심입니다. 그래도 오디 몇 개씩은 따먹어 입술 주변이 까만 물이 들어 있습니다. 30분 정도 땀을 흘리며 뽕잎을 따서 누에 먹이까지 준비 했습니다.

뽕잎을 따는 동안 잘 익은 오디가 유혹을 합니다.
뽕잎을 따는 동안 잘 익은 오디가 유혹을 합니다. ⓒ 구동관

농가로 돌아오니 쑥떡과 오디 주스가 간식으로 차려져 있습니다. 체험비용을 많이 낸 것도 아닌데,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체험 참여자들이 맛있게 먹고 있는 사이, 가스레인지 위에서 물이 끓고 있습니다. 그 물은 고치에서 실을 뽑을 물입니다. 누에들이 나방이 되기 위해서는 번데기 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그 기간동안 번데기를 보호하는 집이 누에고치입니다. 누에가 입에서 1km 넘는 실을 토해내 그 고치를 짓지요.

뽕잎은 놔둔 채 저도 오디를 땄습니다. 맛있겠죠?
뽕잎은 놔둔 채 저도 오디를 땄습니다. 맛있겠죠? ⓒ 구동관

사람들은 그 고치에서 실을 뽑아 사용했었습니다. 그 실이 비단실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고치에서 실을 뽑는 산업은 사라졌습니다. 경제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지요. 대신 누에 농가에서는 동충하초를 생산하거나, 누에를 건조시켜 가루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체험이니, 고치에서 실을 뽑아 봅니다. 끓는 물에 고치를 넣고 몇 번 저으면 실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고치입니다. 누에를 분양해간 어린이들도 열심히 키우면 고치 짓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고치입니다. 누에를 분양해간 어린이들도 열심히 키우면 고치 짓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 구동관

그 실 몇 가닥을 함께 모아서 감기 시작했습니다. 끝도 없이 그 실이 풀려 나옵니다. 체험 참여자 중에 인내심이 많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30분가량 실을 뽑아내 마침내 번데기까지 보았습니다. 번데기를 보더니 침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고치가 꽤 오랜 시간 지난 것이어서 먹지는 못했습니다.

고치에서 실뽑기 체험을 합니다.
고치에서 실뽑기 체험을 합니다. ⓒ 구동관

누에 체험이야기를 길게 썼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행에 참여하는 풍속이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체험에 참여한 분들은 가깝게는 대전과 서울에서, 멀리는 대구, 울산과 마산, 부산에서 오신 분들입니다. 체험 참여자들은 대부분 가족이 함께 왔었습니다. 가족이 함께 갈 곳이 적다고 말씀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특별한 체험이 아니더라도 가족이 함께 여행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 아닌가요?

실을 다 뽑으니 번데기 나왔습니다.
실을 다 뽑으니 번데기 나왔습니다. ⓒ 구동관

외국을 여행해 본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서 가장 부러웠던 모습을 꼽으라면, 그 나라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모습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여행지에서도 가족단위 여행객을 참 많이 만납니다. 여유가 없어서, 아니면 적당한 갈 곳을 찾지 못해 여행을 떠나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곳으로라도 나서보면 어떨까요?

덧붙이는 글 | 누에체험은 충남의 청양과 논산 등에서 가능합니다만, 단체가 아닌경우 가족단위 참여는 쉽지 않습니다. 
대신 수원에 있는 농촌진흥청(www.rda.go.kr) 농업과학관 특별 전시장에서 열리는 "누에의 한살이 특별전시회"를 찾는다면 농가에서 하는 것과 같은 누에 체험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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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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