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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며칠 전 독서 토론을 하다가 "여러분은 '좋고 싫음'과 '옳고 그름' 중에서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주제가 나와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또 한 가지 너무나 중요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의 생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갈등과 망설임, 고민과 스트레스의 대부분이 '좋고 싫음'과 '옳고 그름' 사이에서의 판단과 선택, 결정과 책임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쉬운 예로 패스트푸드는 몸에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맛이 좋기 때문에 먹게 됩니다. 그리고는 방송을 통해 비만과 성인병의 원인이 패스트푸드라는 것을 알게 되면 신경이 쓰이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배가 고프면 다시 쉽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를 찾게 됩니다.

또 한 예로 학교에서 반장선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A'라는 친구는 내가 좋아하고 나와 친하지만 반장 역할을 수행할만한 능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반면에 'B'라는 친구는 내가 싫어하고 나와 친하지 않지만 공부도 잘하고 리더십도 훌륭합니다. 여러분은 두 친구 중에서 어떤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던지시겠습니까? 이것은 나중에 성인이 되면 선거권을 행사할 때의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을 따르는 것이 우리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할까요? 제 나름의 고민을 통해 얻은 해결책을 여러분들과 나누려고 합니다.

어린 아이의 경우 단체 생활을 하기 전에는 '좋고 싫음'을 기준으로 행동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유치원이나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면 '좋고 싫음'보다는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게끔 해야 합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서 있지 않은 아이들은 친구들의 공부를 방해하고, 선생님과 부모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고집불통에 장난꾸러기가 되기 쉽습니다.

요즘 아이들 중에는 나쁜 말과 행동을 하면서도 그것이 나쁘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분은 한 자녀 가정이 대부분이라 부모님들이 너무 응석받이로 키워서 그렇다고 하고, 또 어떤 분은 부모님들이 예전과는 달리 선악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전래동화보다는 창작동화를 많이 읽어주기 때문이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분명한 것은 '좋고 나쁨'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므로 배우지 않아도 알 수 있지만 '옳고 그름'은 반드시 학습되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습을 할 때도 '옳고 그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배워야만 합니다. 만약에 옳지 않은 일을 옳은 일이라고 배운다면 나중에 커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잘 이해시키려면 옳은 일을 좋아하게 만들면 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칭찬'입니다. 옳은 일을 했을 때 칭찬을 해주면 그 일이 옳다는 것을 평생토록 기억하게 됩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보상과 체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만 확실해도 우리 아이는 누구나 좋아하고 언제 어디서나 칭찬 받게 될 것입니다.

이제 성인들에게로 눈을 돌려 보겠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옳고 그름'에 따라 행동하던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 그 기준이 흔들리고 '좋고 싫음'에 따라 행동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저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이가 들면서 순수한 동심을 잃어버리고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자신이 어떤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 궁금하신 분들은 동화책을 다시 꺼내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동화책을 읽고 나서의 느낌을 실제 생활과 비교해 보시면 금방 해답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좋고 싫음'과 '옳고 그름'은 평생 동안의 숙제와도 같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곧 옳은 일이 되는 것입니다. 이 말은 공자의 언행록인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의 "七十而 從心所欲 不踰矩(칠십이 종심소욕 불유구) : 일흔에 마음 내키는 대로 해도 법도를 넘어서지 않았다"는 말과도 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곧 옳은 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옳은 판단을 위한 고민과 사색, 현명한 선택, 결정에 대한 확고한 믿음,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하는 유혹이 너무나 많습니다. 정신을 항상 올곧게 하려면 옳은 일을 하는 사람, 옳은 일을 말하는 책을 항상 가까이 두고, 비타민을 먹듯이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感悟行 硏究所 = http://cyworld.nate.com/aircong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mail : aircong@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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