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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한국은행 총재.
박승 한국은행 총재. ⓒ 권우성

[2신 대체 : 9일 오후 1시 30분]

"부동산 투기 어떤 방법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


“작금의 부동산 문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중략) 한은이 부동산 문제에 개입하게 되면 경제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당장 개입은 하지 않겠지만, 인내하고 있다”

9일 오전 11시 40분 한국은행 기자실. 박승 총재의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얼굴 표정은 이미 굳어있었다. ‘금통위에서 부동산 문제 심각성을 알면서 저금리 기조를 가져가는 것은 이치에 안 맞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은 후였다.

박 총재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두가지를 걱정한다고 했다. 하나는 현재 일부지역 집값이 너무 올라서 생기는 문제와 풍선처럼 부풀어 있는 (부동산)버블이 터질때 나오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들 모두가 경제 안정을 해칠수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금리를 올릴수도, 은행대출 자금한도를 규제할수도, 하지만..."

이어 박 총재는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현재의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며,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막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부분에서 그의 고민이 드러난다.

박 총재는 한국은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열거하면서, 현재의 부동산문제에 개입할수도 있다는 분위기를 강하게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인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하지만 부동산 문제에 한은이 개입할 경우 현재의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개입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작금의 부동산문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 다만 한은이 대처한다면 가령 금리를 올린다든지, 한은법에 주어진대로 은행대출의 자금한도를 규제한다든지, 부동산 담보비율을 조정한다든지...이런 방법을 써야하는가.

그러나 현재 우리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부동산 문제가 심각한 체감경기불황과 같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한은이 (부동산) 정책을 쓰면 경제전체를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 부동산 문제에서 금통위가 우려함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한은이 부동산문제에 개입할 단계는 아니다. 한은도 인내하고 있다.”

"양극화 현상은 성장엔진 대체 과정서 나타나는 진통"

박 총재는 또 최근 경기 침체에 대한 정부 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꽤나 길게 설명했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체감경기는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유는 현재의 한국경제가 고용없는 성장 상태이고,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두가지는 우리 경기가 새로운 성장환경 변화에 구조적으로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어쩔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총재는 “당장은 고통스럽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성장 엔진이 새것으로 대체되는, 우리경제의 성장 동력이 재충전돼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진통으로 봐야 한다”면서 “체감경기 악화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제 주체들이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힘을 합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의 단기적인 대책보다 현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먼저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충고인 셈이다.

"체감경기 침체 상당기간 지속될 것"
박승 한국은행 총재 일문일답 전문

- 저금리를 유지할 경우 부작용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이것이 가져오는 부작용은 예컨대 자금의 단기화 현상, 실물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 또 금리소득자들의 어려움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적인 부작용 보다도 현재로서는 물가와 국제수지의 어느정도 자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기를 뒷받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 올해 성장 전망을 4% 내외로 봤는데 4% 미만도 포함된 것인가.
“그렇다. 4% 넘을 수도 있고 약간 낮을 수도 있다. 우리가 원래 예측한 4% 내외라는 개념도 그런 것이 포함된 것이다.”

- 금리는 7개월째 동결되고, 부동산 과열과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펴야한다고 보는가.
“하반기에 우리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체감경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것이다고 말했다. 중장기적 경제전망에 대해서 우리 국민이나 정부나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인식과 인내를 가지고 대응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 체감경기가 어려운 것은 두가지 이유다. 하나는 고용없는 성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설비투자의 침체다. 이 두가지는 우리 경기가 새로운 성장환경 변화에 구조적으로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어쩔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 경제는 두가지 변화에 당면해있다. 국내적으로 고비용 현상이고, 국외적으로 무한경쟁 환경이다. 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 기업과 국민이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환경부문에서 살아남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양극화로 나타나고,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고용을 줄이고, 투자가 해외로 빠져 나가고, 체감경기는 나빠지는 등 저성장이 나타나고 있다.

당장은 고통스럽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성장 엔진이 새것으로 대체되는,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이 재충전돼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진통으로 봐야 한다. 우리 경제주체가 다같이 인내하고, 현실을 직시하고, 이런 조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힘을 합해야 한다. 이런 조정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체감경기 악화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이후에 우리경제는 한단계 새출발할 것이고, 정상화될 것이다.”

- 최근에 IMF에서 금리인하 여지가 있다고 이야기 했는데.
“금리 인하는 언제든지 인하할 수도 있고 인상할 수도 있다. IMF 뿐만 아니라 여러곳에서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러한 의견을 경청하면서 판단하고 있다. 여러 의견 중 하나로 존중하고 있다.”

- 최근의 부동산 가격 문제를 어느 정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예의주시한다면서, 저금리기조는 유지하겠다고 했는데, 서로 상반되는 것 아닌가.
“부동산 문제는 두가지를 걱정한다. 현재는 일부 지역 집값이 너무 올라서 생기는 문제, 또 하나는 버블이 터질 때 거기서 나오는 문제이다. 이 양쪽의 문제가 경제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작금의 부동산 문제는 대단히 심각하다.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 다만 한은이 여기에 대처한다면 가령 금리를 올린다든지 또는 한은법에서 주어진 대로 은행 대출의 자금한도를 규제한다든지, 또는 부동산 담보비율을 조정한다든지 등 이러한 정책을 우리가 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경제 전체적으로 본다면 부동산 문제가 체감경기의 불황과 같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을 잡을려고 한은이 정책을 쓸 때 자칫하면 경제 전체를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 때문에 현재 금통위가 매우 우려하고 있지만 아직 한은이 직접 부동산 문제에 직접 개입할 단계는 아니다. 한은도 인내하고 있다.” / 김종철 기자

[1신 : 9일 낮 12시]

박승 “부동산투기조짐, 경제안정 훼손 우려”
콜금리 7개월째 동결, 현행 3.25% 유지하기로


박승 한국은행 총재.
박승 한국은행 총재. ⓒ 권우성
콜금리가 동결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콜금리를 연 3.25%로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콜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낮아진 이후 7개월째 동결됐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수출이 두자리수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회복이 지체되고 있어 우리경제는 2/4분기에도 연초이래의 저점을 횡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어 “물가와 국제수지는 양호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금통위는 서울일부지역의 부동산 투기조짐이 경제안정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며, 추이를 예의 주시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기와 물가동향에 비추어 금통위는 당분간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금통위도 이날 회의후에 내놓은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서 “수출증가세가 두자릿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민간소비 회복 움직임이 이어지고 건설투자 부진도 다소 완화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설비투자의 개선은 뚜렷하지 않고 있다"며 콜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다.

이어 “물가는 고유가 지속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은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대출 등 금융기관 여신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승 총재의 콜금리 동결 배경 발표 전문.

콜금리를 동결하게 된 배경을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수출이 두자리수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회복이 지체되고 있어 우리경제는 2/4분기 에도 연초이래의 저점을 횡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가와 국제수지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에 있다. 그러나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일부지역의 부동산 투기조짐이 경제안정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며, 추이를 예의 주시하기로 했다.

올해 경제는 지난해 당행이 예측했던 대로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회복되어 연간 4%의 성장을 이룰것으로 보고 있지만 체감경기 회복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것이다. 이를 감안해서 이번달 콜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히기로 결정했다.

경기와 물가동향에 비추어 금통위는 당분간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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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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