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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잠자리알을 처음 발견한 것은 2003년이었다. 사실 먼저 나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 시든 꽃잎의 아래쪽에 달려있던 둥근 열매였다. 장미도 열매를 맺나 하고 의아해하며 바라보다보니 그 아래쪽 줄기에 작고 신기한 물체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사진을 찍은 그 때가 2003년 7월 13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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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찍어 보았으나 당시의 카메라는 접사 성능이 좋지 않아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없었다. 한 때 이를 두고 천년에 한번 피는 우담바라라고 하여 소동이 일어난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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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도 풀잠자리알은 장미 여기저기서 발견되었지만 이 해에는 더욱 신기한 일이 있었다. 2층 베란다 창문에서 그것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풀잠자리알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조용히 유리창을 두드렸지만 그 창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열어줄 수가 없었다. 2004년 6월 21일에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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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의 풀잠자리알은 현관문 위쪽에 자리한 화려한 장미에서 처음으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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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다가가면 작은 폭포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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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키운 풀잠자리는 어떤 모습일까. 그 붉은 아름다움을 그대로 잉태하고 싶어 그곳에 알을 낳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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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옅은 연둣빛으로 보이나 시간이 지나면 흰색으로 변하고 결국은 까만색으로 바뀌어간다. 올해는 6월 3일에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