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충남 천안시에서 Y사슴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유아무개(52)씨는 아침먹이를 주기 위해 농장에 도착한 순간 눈앞에 벌어진 광경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엘크 숫사슴들의 머리에 있어야 할 녹용이 감쪽같이 잘려나갔고, 녹용이 잘려진 4마리는 이미 처참하게 죽어있었던 것이다.
밤사이 누군가가 농장에 침입, 녹용 절각 시기를 맞이한 대형사슴들만 골라 강력한 마취제를 사용 녹용을 절취해 간 것이다. 범인은 마취제를 적량 사용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인지, 치사량의 마취제를 투여한 것으로 보인다.
범인은 농장을 지키고 있던 개 5마리도 마취제를 사용, 무참히 살해했다. 축사 내에 있던 사료부대를 옆 고추밭에 깔고 안에서 절취한 녹용을 밖에 있는 공범자가 받아 농장 밖으로 빼돌려간 흔적이 발견돼 범인은 농장사정을 잘 아는 2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농장주 유 아무개씨는 “한밤중에 절취대상 사슴만을 골라 정확히 마취 총을 쏘았고, 적절한 절단부위를 능숙하게 잘라낸 점 등으로 보아 녹용절각 경험이 풍부한 전문 절도범의 소행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범인들이 절취해간 녹용은 약 100kg으로 소매가 기준 약 7800여 만원어치에 이른다. 또 폐사된 엘크사슴들은 이 농장에서 가장 혈통이 뛰어난 고능력 사슴들로 두당 1500만원씩 총 6천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사건 신고를 접수한 천안경찰서는 즉시 수사관들을 파견해 단서가 될만한 물품들을 수거하는 등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고위 수사책임자가 직접 농장을 방문하여 수사를 지휘하는 등 적극적인 범인색출 의지를 보였다.
한편, 지난 5월 중순경에도 경기도 광주시 소재 송아무개씨가 경영하고 있는 사슴농장에 절도범들이 침입, 엘크 수사슴 4두를 마취한 후 1마리분의 녹용을 절취하여 도주했다. 녹용을 절단당한 사슴은 폐사했다.
범인들은 주로 산속 외딴 곳에 위치한 농장 중 주인이 농장에 기거하지 않거나 비운 틈을 타서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 특히 사슴농장 사정을 잘 아는 자들이 사전에 현장을 방문하는 등 치밀한 모의 하에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현장조사차 피해농장을 방문한 사슴농가 단체 관계자는 “전국 사슴농가에 주의를 당부하는 긴급 안내문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농가를 상대로 한 절도 등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 대한 경찰 등 관련 기관들의 대책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농민신문사 및 한국양록협회 홈페이지(http://www.koreadeer.or.kr)에도 제공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