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단장도 하지 않아 때 자국이 묻어나고 문틀이 벗겨져 볼품은 없지만, 갯벌을 터전삼아 살아가는 노부부의 땀내 나는 삶이 묻어나는 곳이다. 곱게 단장한 도회지 새색시의 발그레한 뺨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곳에는 칠십 평생을 순천만 갯벌과 함께 살아온 이만언(77), 임공엽(76) 노부부와 젊은 아들 부부가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는 동화 속 이야기 같은 곳이다.
한눈에 순천만(順天灣)이 내려다 보이는 절경 탓에 최근 사진 애호가들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 작은 오두막 초가집.
운좋게 찾아가면 외지인을 반갑게 맞아주는 노부부에게 변해가는 순천만의 옛 이야기를 동화처럼 전해들을 수 있다. 순천만 어촌마을 사람들은 뻘배라고 부르는 널판지를 이용하여 갯벌에서 작업을 하고 갯벌 이동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순천만 인근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어패류(낙지, 맛조개, 고막, 게 등…)들이 이들에 의해서 매일 같이 채취되고 있다.
칠순 노부부는 요즘도 순천만에 갯벌 일을 나가신다. 요즘은 통발을 이용하여 칠게를 잡아올리는데 칠게는 간장에 절여 밥반찬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주로 낙지를 잡는 통발미끼로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
오두막 초가집이 있는 장산마을은 일몰풍경이 아름다운 순천만 화포해변과 인접해 있다. 개발의 여파로 앞으로 이곳에 해안도로가 생기게 되면 노부부의 휴식처로 사용되고 있는 초가집이 언제 사라지게 될지 모르는 일.
순천만이 좋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쉬었다가 가는 휴식처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할아버지의 넉넉한 인심이 마음으로부터 포근하게 전해져온다. 주말, 갯벌이 살아 숨쉬고, 파란 갈대숲이 장관인 순천만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에 들러 풋풋한 시골 갯마을의 정취에 취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그곳에 가면 옛날 시골집 이야기처럼 토방에 걸터앉아 할아버지 할머니의 갯내음 물씬 풍기는 옛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바람에 출렁이는 갈대 소리와 함께.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길 : 순천I.C ~ 순천 청암대앞 ~ 벌교방향 ~ 순천만 화포해변 방향으로 좌회전 ~ 장산마을 해돋이 가든 아래 위치
* 갯벌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바닷물의 간조,만조 시간을 확인하는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