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열린우리당 대구사랑모임 소속 의원들과 대구지역 당원협의회 대표들이 대사모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잡은 손을 치켜 들고 있다.
열린우리당 대구사랑모임 소속 의원들과 대구지역 당원협의회 대표들이 대사모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잡은 손을 치켜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과연 열린우리당은 전국 정당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그동안 열린우리당은 매 선거마다 TK지역에서 어김없이 고배를 마시며 전국 정당화 문턱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지난 4·30 영천지역 국회의원 재선거 패배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 열린우리당이 또다른 '카드'를 뽑아 들었다. '대구사랑 국회의원 모임'(이하 대사모)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쓸만한 지역구 현역의원이 없으면 구원투수라도 투입하자"는 의미다.

대사모가 열린우리당 현역의원들에 공식 제안된 것은 지난 4월 무렵이다. 당시 새로운 대구시당 위원장으로 선출된 김태일 위원장은 취임과 함께 대사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후 2개월여만인 23일 대사모는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현재 대사모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은 모두 24명. 면모도 제대로 갖췄다. 광주출신인 염동연 상임중앙위원을 비롯해 영남출신인 김혁규·유시민 의원 등 상중위원만 5명이다. 당 내부에서 무게도 실린 셈이다.

김덕규·김혁규 의원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사모 의원들은 대구지역에서 제2의 지역구를 가진다. 법적인 의무나 권한은 없지만 '명예'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활동한다는 것. 일차적으로 대사모는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현역 집권여당의 지역구 의원이 없는 상황에서 대사모 의원들이 직접 대구지역의 현안을 챙긴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대구사랑모임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이 23일 대사모 발족식을 마친 후 희망사항을 적은 '희망쪽지'를 풍선에 달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열린우리당 대구사랑모임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이 23일 대사모 발족식을 마친 후 희망사항을 적은 '희망쪽지'를 풍선에 달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23일 발족식에 앞서 대사모 의원들이 대거 시청을 방문해 시정보고를 듣고 조해녕 대구시장과 환담을 나눈 것도 이같은 의지의 표명이다. 대사모는 우선 사업으로 2011년 개최 예정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대구 유치 지원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6월 초순 중으로 중앙당 차원에서 유치지원단을 구성하고 지원한다. 또 내년도 대구시 예산안과 관련해 예산지원을 위한 테스크 포스팀을 구성해 지역민의 생활과 밀접한 현안과 대구시당의 비전이 반영된 정책에 대해서는 우선 순위에 따라 예산지원 활동을 벌인다.

김부겸 원내 수석부대표는 23일 발족식 이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사모는 여야를 떠나서 대구지역의 현안을 해결하는데 하나의 채널로서 의미가 있다"면서 "해당 지역의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영역을 침범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구시당과 지역구 당원협의회와 결합해 현안을 취합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일 대구시당 위원장도 "앞으로 대사모를 만들어놓고 두룽뭉술하고 방만하게 운영되서는 안된다"면서 "지역 현안별로 우선 순위를 정해 하나씩 해결하면서 성과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라도 성과를 내기 위해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말이다.

일단 대사모는 지역 여론의 관심을 모으는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벤트성 사업으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이 그것이다.

이러한 여론을 고려해 대사모측은 참여 의원의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부겸 의원은 "특정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특정지역에서는 배척되는 반쪽짜리 정치인으로서의 비극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것이 절박한 심정"이라면서 "강요가 아닌 스스로 참여한 만큼 출범의 과정만 볼 것이 아니라 앞으로 활동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지역 현안 해결이라는 목적보다는 그 과정에서 생길 지역민과의 정서적 화합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 출신의 비례대표인 박찬석 의원은 "대사모를 왜곡된 시각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데 결국 진실성의 문제"라면서 "앞으로 대사모 참여 의원들은 자주 대구를 찾아서 지역민과 스킨십을 자주하고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일 위원장은 "대사모의 성공 여부는 첫번째는 열린우리당의 몫"이라면서 "하지만 지역 정치적 역량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구시와 대구시민이 대사모를 새로운 정치네트워크로 제대로 활용하고, 열린우리당도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역할을 존중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를 활용하고 이용해달라"
대사모 활동 첫날... 언론인-경제인 간담회 이어 호프집 만남

▲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과 서혜석 의원이 대구 남구당원협의회 회장으로부터 '명예지역구 국회의원' 위촉장을 받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승욱
열린우리당은 23일 오후 2시30분 대구그랜드 호텔에서 대구사랑 국회의원 모임(이하 대사모)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TK지역 챙기기에 돌입했다. 이날 발족식에는 전체 참여의원 24명 중 김덕규 국회부의장·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장영달·염동연 상임중앙위원 등 현역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대사모 발족을 준비한 김태일 대구시당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신문보도에서 어떤 당은 서진을 하고 어떤 당은 동진을 한다고 보도를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적어도 대사모 발족은 동진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사모는 철저하게 TK지역 내부의 필요 때문에 지역에서 기획되고 주도로 진행된 것"이라면서 "참여 의원들 역시 중앙당 차원의 기획에 의해 배치된 것이 아니라 대구시당의 제안에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출신의 염동연 상중위원은 축사에서 "대사모 발족으로 대구지역을 발전시키고 열린우리당의 위상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결국 지역감정이 정치적으로 편을 가르는 현실에서 대구시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니 우리를 활용하고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대사모 참여 의원들은 대구지역 8개 시군 당원협의회장을 통해 명예 지역구 국회의원 위촉장을 받았다. 대사모 의원들은 "특정 정당의 독점으로 가져온 문제점을 극복하고 대구가 다시 우뚝 설 수 있도록 당원과 대구시민들이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라는 공동 결의문을 발표했다.

발족식에 이어 김부겸·유시민·김혁규·박찬석·서혜석 의원 등 대사모 참여의원들은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지역 언론사 편집국장·지역 경제인들과의 간담회를 연이어 가졌다. 또한 저녁 7시 대구 경북대학교 앞 호프집에서 당원들과의 '맥주광장'을 벌이면서 대사모 의원 첫날 활동을 펼쳤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