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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성장과 분배의 화두
2편 세계공황의 역사를 통해 되돌아보는 개혁
3편 금융허브를 위한 실증적 정책과 이명박의 불도저식 여의도 국제금융센타
4편 세계 자본시장의 추이와 선진자본시장의 중심이 되는 통합거래소

개혁에 있어서 경제의 중요성

참여정부의 개혁을 이야기하며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인기 없고 재미 없는 경제이야기나 주식이야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개혁에 있어서 먹고사니즘이 아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개혁은 기존의 사회정치적인 시스템이나 경제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꾸려 하는 것이고, 경제가 어렵고 먹고사니즘이 곤란을 받는 환경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혁신적인 변화가 더 많은 삶의 고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게 되고, 이것들이 곧 바로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경제를 좋은 상태로 유지한 상태가 되어야, 개혁에 대한 추진력도 강해지고 그에 대한 저항도 작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개혁을 통해 우리가 기대하는 결실이,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비능률과 모순들을 극복하고, 사회전반적인 분배나 복지의 증진을 이루게 되어 우리사회를 보다 건강한 사회로 이끌기 위한 수단임을 감안한다면, 우리의 경제체제를 개혁함이 어느 다른 주체의 개혁보다 더욱 절실하고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 동안 재벌 시스템의 개혁이나 노동시장의 개혁, 그리고 금융기관들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는 금융시스템의 개혁을 이야기 했고, 그러한 금융시스템의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규모의 위상에 맞는 금융시장을 갖추게 된다면, 지금 한창 논란이 되고 잇는 외국자본의 금융지배나 산업지배도 막고, 세계화의 파고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참여정부의 금융허브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한 한가운데에서 선진자본시장의 중심이 되는 우리의 통합거래소가 있습니다. 지난 1월말 우리의 통합증권거래소(한국증권선물거래소 – KRX)가 설립되고, 이제 그 거래소가 출범100일을 맞이하여 금융허브론의 중심이 되는 선진자본시장으로서 희망찬 발걸음을 내딛는 보라 빛 청사진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청사진을 지지하며, 참여정부의 개혁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바램에서, 제 나름대로 부족하게 느껴지는 몇 가지 조언을 쓰려 합니다.

주식시장의 순기능

증권시장은 주식, 채권 등 자본주의의 핵심이 되는 자본의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는 대표 자본시장이 됩니다. 한 국가에서 그 국가의 경제 규모에 맞게 외환보유를 해야 하듯이, 경제규모에 맞는 자본시장이 서야 하지요. 그런 자본시장이 바로 서지 않는다면 외국자본의 조그만 움직임에도 국가 경제가 흔들리고, 기업과 국민들이 열심히 일한 대가들을 외국의 투기자본과 이 다 가져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전반적으로 우리의 주식시장은 과거 군사독재 정권에서 정치적으로 손쉽게 경기부양을 하기 위하여, 시장 자체가 왜곡되었고, 몇몇 투명하지 못한 기업들을 위한 이익의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주식시장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식들이 커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한 사유로 우리의 경제 규모에 맞는 자본시장의 포지셔닝을 구축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외환위기 이후에는 외국투기 자본가들이 비교적 소규모의 돈으로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 유가증권 시장의 40% 이상을 외국인들이 지배하고 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지요.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기업에 장기안정적인 산업자금을 공급합니다. 기업을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은 사내유보금과 같은 내부자금만으로 충당될 수 없고, 주식이나 채권 등을 통해 조달되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외부자금을 유입하여 설비나 운영자금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또한, 증권시장을 통하여 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됩니다. 증권시장을 통하여 투자자의 유휴자금이 보다 수익성이 높고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집중되고 경제전체적으로는 산업간의 합리적 자본이동 내지 자본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정부나 공공성의 방향을 살펴보면, 정부의 재정금융정책의 수단을 제공합니다. 정부재정이 적자 또는 흑자시 정부는 증권시장에서 국공채를 매각 또는 매입함으로써 이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즉, 중앙은행이 증권시장에서 유가증권을 매각 도는 매입함으로써 통화량을 조정하는 공개시장조작이 가능한 것입니다.

투자자의 자산운용수단을 제공하고 소득의 재분배를 촉진합니다. 일반적인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자산운용대상으로서의 증권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증권시장이 발달할수록 증권의 분산은 더욱 촉진됩니다. 분산된 증권은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재산으로서 증권시장이 획득하는 과실과 함께 국민경제적으로 부가 분산되는 효과를 가집니다.

해외의 거래소 동향 – 컴플라이언스와 규제완화

최근 세계 유수의 거래소들은 글로벌화 하여 변화하는 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생존하기 위해, 수직적(국가내 통합).수평적 통합(국가간 통합)을 추구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소한 통합을 추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해외의 거래소간 교차매매를 한다든지 외국기업의 자국시장내 상장을 유도하여, 자본시장에서 그들의 위상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거래소를 중심으로 한 세계 자본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규제완화와 더불어 컴플라이언스로 대표되는 시장의 강제이행과 준법감시 의무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또한, 거래소간의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거래비용의 인하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줄어드는 거래수수료를 보충하기 위한 데이터 인프라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고급 시장정보를 제공해야 더 많은 외국의 투자가들에게 더 많은 매력을 줄 수가 있습니다. 또한 역외 펀드가 증가하고 하고 있으며, 신용리스크 관리는 그 중요성이 정체되고 있으나 운용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STP 등과 같은 표준의 인터페이스를 통한 어플리케이션의 통합도 주요한 추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식을 제외한 채권이나 CD와 같은, 고정 수입 자산의 장내거래가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파생상품의 연계거래와 스프레드 매매체결이나 바스켓 거래와 같은 거래소의 매매체결 방식 확대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시장의 변화

미국시장에서는 국내 거래소간 경쟁과 국가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거래비용의 하향 압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파생상품의 거래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독일의 유렉스가 미국에 진출하였고 아키펠라고와 같은 ECN 시장을 두고 인수합병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그 한 예가 되겠습니다.

그 밖에 거래기록의 보관이라든지 국가나 국민경제가 자본시장의 의존도가 증가함에 따라, 안정적인 시장 운용을 위한 시스템의 안정성과 보안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거래소는 시장조성자(Market Maker)의 역할에 대한 SEC(미국 증권시장 자율규제 위원회)의 규제가 여전히 화두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런던 증권거래소(LSE)를 두고 독일 증권거래소(DB)와 이미 파리, 암스테르담, 리스본등의 거래소를 통합한 Euronext가 쌍두마차로 앞서 경쟁하고 있으며, 북유럽과 발틱연안의 통합과 거래소 업무를 담당하는 OMX사, 그리고 지중해 연안과 동유럽의 거래소의 중심이 되려고 추구하는 비엔나 거래소등이 서로간에 합종연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럽의 흐름도 역시 Cost Down과 이를 위한 Outsourcing 그리고, 새로운 거래소의 수익을 찾아 새로운 거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의 동향

반면에 동유럽과 중동의 거래소는 독일 거래소와 비엔나 거래소의 공격적인 흡수전략에 대응하려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나라처럼 규제완화를 통해 자국시장을 노출 시키는 전략보다는 오히려 규제강화를 통해 이들의 공략에 대응하고, 자체역량을 강화시켜 세계 거래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혹은 EU안의 독립적인 거래소로서 위상을 증대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중동의 쿠에이트 암만, 그리고 듀바이 거래소들이 중동지역의 중심거래소가 되려는 경쟁도 무시 못할 수준입니다. 반면 아프리카의 거래소는 자본시장의 육성이 미미하여, 남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 거래소(JSE)나 케냐, 가나, 이집트 거래소등이 지역 거래소로서 그 미미한 위상을 조금씩 확보해 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그들의 성장하는 경제력만큼 자본시장을 확대시키려는 노력이 가열차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국이 금융허브를 표방하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가장먼저 금융허브 물류허브를 추진하다가 동남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과거에 비해 낮아진 위상을 되찾으려 하는 싱가포르거래소(SGX)와 홍콩거래소(HKEx)가 먼저 자국내의 거래소 통합과 오스트레일리아등과 교차매매를 통해 그 위상을 되찾으려 하고 있으며(SGX는 우리나라와 FTA 체결에 앞서 교차매매를 요구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경쟁력을 많이 상실한 일본의 거래소와 우리나라의 거래소 그리고 말레이시아 거래소가 자국내의 통합을 이미 이루었고, 외국거래소와 교차상장을 시도하며, 그들 나름대로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중심을 잡고 있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

그 동안 정치적인 목적으로 결정된 우리나라의 거래소 통합 결정과정, 그리고 지역이기주의에 함몰된 통합방향과 그에 대한 논의, 그리고 작년 통합법안이 통과된 후에도, 실질적이고 가치 지향적인 통합보다는 조직적 또는 지역이기주의에 함몰된 통합과정과 논의 등에 몇 가지 우려를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통합과정상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거래소 국제 위상 강화를 내세우는 이영탁 이사장을 중심으로, 통합의 시너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입니다.

이달 초 통합거래소 출범일을 맞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의 이영탁 이사장은 해외기업 상장유치, 국가 간 교차거래 체계 도입, 거래소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위상을 강화하는데 역점을 두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KRX는 연내 몇몇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을 성사시키는 한편, 일본 도쿄 및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와 시스템 연계를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시장별로 분산·운영되던 전산시스템을 통합, 비용 절감을 통해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아래, 정보 전략 계획 및 시스템 통합을 전담할 'IT통합 추진단 및 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06년 말까지 시장별 업무지원시스템을, 2007년 말까지 시장별 매매시스템까지 통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영탁 이사장은 시장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 혜택이 시장 이용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매매수수료 인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시적 성과에 치우치기 쉬운 통합거래소의 전산 통합계획

그러나 의욕에 찬 이러한 적극적 계획에는 찬성하지만, 이런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계획에 앞서, 보다 심층적인 정책수단에 대한 평가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단순한 시장환경이나 거래 및 경쟁요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것입니다.

가령 매매수수료를 이야기 하자면, 거래소의 담당자들은 매매수수료가 적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국내의 컨설팅사의 분석도 그러한 보고서를 제출한 적도 있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증권예탁원이나 다른 유관기관의 수수료 등을 합한다면 경쟁국대비 2배 이상이 된다는 보고서도 존재 합니다.

앞서 세계 자본시장과 거래소의 추이에 있어서 거래비용의 Down이 모든 거래소의 흐름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통합거래소는 모든 유관기관까지 포함한 통합이 아닌 단순한 거래소 만의 통합으로 이루어진 관계로, 단순한 거래수수료 절감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거래비용의 Down 이라는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없습니다.

청산 결제가 제 각각이고, 매매시스템의 통합에 앞서 이런 청산결제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당위성이 존재하며, 단순한 매매 수수료 외에 회원사 분담금이라든지 예탁금이라든지, 유관기관에만 독점하게 하는 높은 정보수수료를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해외 거래소와 비교하여 경쟁력 있는 거래비용의 감소 목표는 요원할 뿐입니다.

사실, 거래소 통합에 앞서, 이런 거래비용에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유관기관의 통합을 제외시킨 것은 밥그릇을 보전하려 하는 이들 기관들의 이기주의를 뿌리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스템의 단순한 통합은 오히려 거래비용의 증가

우리나라의 행정가와 기업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앞에 이영탁 이사장의 발표대로, 시장별로 분산·운영되던 전산시스템을 통합, 비용 절감을 통해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 자체는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세계 어느 거래소를 보더라도 선물이나 현물의 시스템 통합을 이룬 거래소가 별로 없습니다. 1999년 통합을 결정한 싱가포르 거래소가 현물과 선물의 시스템을 한 기종으로 통합하는 목표아래 2006년 목표로 진행중일 뿐이지요.

문제는 'IT통합 추진단 및 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06년 말까지 시장별 업무지원시스템을, 2007년 말까지 시장별 매매시스템까지 통합할 때 발생하는 추가비용이 천억원대를 상회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거래비용의 감소 목표와 상반되는 거래비용의 증가를 가져올 가시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거래소 시스템을 무조건 한 시스템이나 한 기종으로 통합하는 것이 좋으냐? 아니면, 상품의 특성을 살려 효율적으로 구성하여 활용하고, 회원사나 외부에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만 표준화 하여 global 할 것 이냐? 하는 선택 중 어느것이 합당한 지는 자명할 것입니다.

문제는 청산결제의 주체나 통일, 그리고 유관기관의 역할분담등의 거래비용 감소와 거래비용의 효율화를 가져올 그러한 바람직한 통합과 정책보다는, 기존 시스템의 장점과 특성을 무시한 채, 단순한 시스템 통합과 재개발의 방향 아래 추진단이 구성되고, 그 방향대로 허울뿐인 컨설팅이 이루어지고, 거래시스템의 재개발을 실행한다면, 이에 따른 엄청난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나 외국의 컨설팅 회사나 일부 기관의 자문위원이라는 분들의 전문 지식은 의심할 여지가 많습니다. 국민은행이 몇천 억을 쏟아부은 컨설팅 결과가 말해 주듯이, 국내의 실정에 맞지 않는 몇 가지 이론을 이야기하거나 내용없이 허울적인 포장만 주로 할 뿐입니다)

미국의 거래제도를 본받아야 할 통합거래소

미국의 거래소들이 시스템이 단일화 되고 앞선 전산기술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미국주식시장의 70%이상의 주식거래를 담당하는 NYSE와 AMEX의 거래방식을 보더라도 시장조성인(Market Maker)과 딜러, 브로커와 전문가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플로어 중심의 거래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NASDAQ도 시장조성인이 경쟁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점과 전자거래소를 표방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아직 단일화 되지 않은 여러 거래방식과 주문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상을 무시하고,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단순히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선진화며 개혁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또한 단순한 시스템 통합의 비용만큼 투자가치가 있느냐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새롭게 개발된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여 본전을 뽑겠다는 통합거래소의 계획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사실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이 거래제도이고, 일본식 거래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거래제도 변경이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지 않아, 재개발된 시스템을 해외에 판매하기가 불가능 할 것입니다. 또한 2006년이나 2007년까지 거래제도를 한꺼번에 고치는 것도 불가능할 것 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거래소 시스템은 IT 측면에서 해외의 거래소보다 우수합니다. 다만 거래제도가 다양하지 못하고, 고객의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다양화하지 못한 단점은 있지만 세계 어느나라보다 앞선 전자매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채권이나 간접투자 상품의 매매를 장내로 흡수하여 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상품의 거래를 제공하고, 스프레드 매매체결 혹은 바스켓 제도를 과감히 도입하여 다양한 거래의 장점을 제공하는 것이 해외의 다른 거래소와 차별점이자 경쟁력이 되는 것입니다.

최근의 ELS 상품과 같은 연계 상품을 더욱 많이 개발하고, 앞선 IT 기술을 바탕으로 이런 해외 거래소보다 다양한 매매체결과 거래제도를 제공하여 그들을 우리 시장으로 흡입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계획대로 동북아 금융허브의 중심이 되는 선진자본시장의 육성을 위한 통합거래소라면, 단순한 외국 금융기관의 유치 구호가 무색할 만한 흡입력 있는 거래시스템과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한 외국기업 상장유치가 해결책은 아닙니다.

요즘 시가총액 세계 2위인 도쿄증권거래소의 경우에는 127개에 이르렀던 외국 상장기업 수가 올해에는 30개 정도로 줄었다는 교훈을 되돌아 보아야 합니다. 단순한 외국기업 상장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나 일본의 교훈처럼, 실익도 별로 없고 강제할 수 없는 그런 단순한 외국기업 상장과 같은 일에 대한 투자의 우선순위를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들이 한국의 거래소의 매매제도와 거래제도에 매력을 느껴 스스로 찾아오는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선물상품들을 개발하고, 여기에 연계된 복합상품을 제공해야 하며, 주식시장과 포트폴리오를 할 수 있는 채권이나 기타 금융상품의 장내거래 시장을 확대해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스프레드 매매체결이나 바스켓 매매체결 제도와 같은 다양한 매매체결 시스템을 제공하여, 자본시장의 환급성도 넓히고, 외국 투자가들과 외국기업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런 계획들이 단순한 시스템 통합의 가치를 넘어서는 금융허브의 중심이 되는 선진자본시장의 육성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수단이 될 것 입니다.

마찬가지로, 재경부의 금융허브를 위한 7대 과제 중 첫번째 목표인 자산운용업의 육성을 위해서도, 통합거래소가 더 많은 상품과 제도로, 또한 앞선 거래시스템으로 외국자본과 기업들을 흡입해 올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말뿐인 자산운용업을 육성하는 것이 대안이 아니라, 거래소가 이런 자산운용업을 육성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말하는 것입니다.

2006년까지, 또는 2007년까지 많은 돈을 들여 시스템을 전면 재개발하겠다는 계획과 실천보다는 그러한 노력들을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매매제도를 변경하는데 집중 투자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기에 기존 시스템의 장점을 살리면서, 기존의 시스템 안에 새로운 매매제도를 하나씩 반영해 나가는 것이, 또한 글로벌하게 인터페이스의 표준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동북아 금융허브의 중심이 되는 선진자본시장으로서 통합거래소의 위상을 다져나가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100일을 맞이한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추진방향을 주의 깊게 지켜 보려 합니다. 단순한 시스템 통합, 그리고 단순한 규제 완화의 주장이나 외국기업의 상장 유치가 목표가 아닌 내실있는 자본시장의 육성을 위해서는 통합거래소의 역량을 제도와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하며 통합거래소의 이러한 방향전환을 기대해 봅니다.

덧붙이는 글 | 노하우21에 올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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