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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수
'왕대접해물찜'이라는 말은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푸짐한 해물이 담긴 대접을 보는 순간 누구나 입이 쩍 벌어질 수밖에 없다. 가히 '왕대접'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할 정도의 엄청난 양이다.

워낙에 해물이라면 사족을 못 쓸 만큼 좋아하는데다 평소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지라, 맛은 물론이려니와 양 많기로 유명한 마포의 해물찜전문점 '아름소'를 방문해 보았다.

마포의 음식문화거리에 위치한 '아름소'에 들어가 보니, 아직 식사시간이라기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손님들이 공통된 메뉴인 해물찜을 맛나게 먹고 있었다.

자리에 앉으니 '중(中)자 하나 드리면 되지요?'라는 아주머니의 물음에 선뜻 '예'하며 대답을 한다. 음식을 주문한 뒤 기다리는 동안 계란찜이 서비스로 나와 주린 배를 달랠 수 있게 해 준다.

서비스로 제공되는 맛깔스런 계란찜과 시원한 동치미
서비스로 제공되는 맛깔스런 계란찜과 시원한 동치미 ⓒ 유영수
상당히 배가 고팠던 집사람은 계속 계란찜에 손이 가지만, 나는 자꾸 말리게 된다. 안 그래도 성인 남성 3~4명이 먹기에도 많은 양이라고 들었는데 너무 많이 남기게 될 것 같아서이다.

해물찜이 나오길 기다리며 다른 테이블을 쳐다보니 정말 상상 이상으로 대접이 크다. 이렇게 커다란 음식대접을 식당에서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손님들은 계속 늘어나고 1층과 2층을 모두 채우고도 모자라 기다리는 손님까지 생겨난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던 해물찜이 나왔다. 원래 아귀찜인데 곁들여지는 해물의 양도 만만치 않게 많아서 해물찜으로 메뉴이름을 바꿨다는 말이 그대로 맞았다.

왕대접의 크기를 비교해 보기 위해 계란찜과 함께 찍어 본 사진
왕대접의 크기를 비교해 보기 위해 계란찜과 함께 찍어 본 사진 ⓒ 유영수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대접 자체의 크기는 물론이려니와 산처럼 높이 쌓여진 해물찜에는 새우와 홍합, 주꾸미와 꽃게가 풍성하게 있었고, 콩나물과 미나리 사이로 정말 많은 양의 아귀가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먼저 매콤한 양념 맛이 일품인 콩나물을 한 젓가락 들어 겨자소스에 찍어 입에 넣으니 입맛을 자극하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여러 가지 해물들 또한 싱싱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크기 또한 먹음직스러울 만큼 큼직큼직하다.

약간 달짝지근한 맛이 나는 것만 제외하곤 맛이나 양 면에서 뭐 하나 모자랄 게 없어 보인다. 살살 녹는 해물과 매콤한 양념 맛에 자연스레 술 생각이 나게 만든다.

탱탱한 속살을 자랑하는 싱싱한 꽃게의 모습
탱탱한 속살을 자랑하는 싱싱한 꽃게의 모습 ⓒ 유영수
집사람과 나 모두 해물이라면 평소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즐겨 먹는 음식인지라 작정하고 배 퍼지도록 먹었지만, 역시 둘이서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절반 정도의 양을 포장해 달라고 하였다. 먹으면서 보니 2~3명이 온 사람들은 대부분 남은 음식을 싸 가는 모습이었다.

보통 아귀찜을 먹으러 가도 콩나물과 미나리만 풍성할 뿐 아귀의 양은 빈약하기 짝이 없는 곳이 많은데, 이곳 해물찜에서는 아귀의 살 또한 푸짐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다 보니 동호회 등의 단체손님들이 저렴하게 해물찜을 즐기러 자주 오곤 한단다.

배는 많이 불렀지만 이 맛있는 양념에 볶음밥을 빼뜨릴 순 없었다. 극구 사양하는 집사람 때문에 볶음밥 1인분만 주문을 했다. 보통 손님들이 먹던 대접에서 건더기를 덜어 내고 그 양념으로 밥을 볶아 주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주방에서 따로 볶음밥을 만들어 갖다 준다.

강력 추천하고 싶은 매콤한 맛의 돌판볶음밥
강력 추천하고 싶은 매콤한 맛의 돌판볶음밥 ⓒ 유영수
먹음직스럽게 돌 판에 밥을 볶아 내오는데 그 맛을 보니 '이거 안 시켰으면 후회할 뻔했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너무 맛있어서 집사람에게 한 입만 먹어보라고 권하니 못 이기는 척 맛을 본다. 집사람 왈, “이럴 줄 알았으면 해물찜 조금만 먹고 나도 볶음밥 주문할 걸 그랬다.”

닭갈비나 해물탕을 먹은 후 볶아 먹는 볶음밥 등 많은 종류의 볶음밥을 수없이 먹어봤지만 이렇게 입맛을 확 당기는 맛은 처음이다. 어떻게 보면 해물찜보다 볶음밥이 더 맛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니.

'꼭 마포까지 가서 그걸 먹어야 되냐'고 투정 부리던 집사람은 어느새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역시 살아가는 즐거움 중 먹는 즐거움은 빼놓을 수 없는 것임이 분명하다.

덧붙이는 글 | 지하철 5호선 마포역 2번 출구 한화오벨리스크 뒷편 장수면옥 옆에 위치. 전화번호는 02)715-5446입니다. 해물찜 大 38,000원 中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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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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