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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공대위는 조건부신고 복지시설 ㅅ수양원의 인권침해 사례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시설공대위는 조건부신고 복지시설 ㅅ수양원의 인권침해 사례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 이철용
미신고시설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조건부신고복지시설생활자인권확보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준)'(아래 시설공대위)는 26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설공대위는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에 소재한 'ㅅ수양원'에서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 "인제군이 ㅅ수양원의 인권침해와 관련해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인제경찰서는 시설생활자들의 보호요청과 호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시설로 다시 돌려보내 감금·굶김·폭행 등을 당하게 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시설공대위', 'ㅅ수양원' 인권침해 관련 인제군수 인제경찰서장 고발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시설생활자인 박모, 조모씨 등이 직접 나와 시설에서 겪은 사례를 증언했다. 휠체어 장애인인 박모씨는 "장애를 입은 후 제대로 부부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 문제가 발생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도로변에서 승합차에 실려 2시간여 동안 가서 도착한 곳이 'ㅅ수양원'이었다"며 "두 시간 동안 이동 중에 계속적으로 차량 안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시설생활자 박모·조모씨. 이들은 시설에서 겪은 인권침해 사례를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설생활자 박모·조모씨. 이들은 시설에서 겪은 인권침해 사례를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 이철용
시설생활자 조모씨는 "지난 2월 설 명절을 지내기 위해 원장 부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인제경찰서에 가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당신들은 시설에서 도망 온 사람이 아니냐?' '시설의 입소금 등 부채관계가 있을지 모른다' 등의 이유를 들어 다시 경찰 차량으로 시설에 입소시켰다"며 "돌아가면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고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다시 시설로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후 3일간 독방에 감금된 채 지내야 했고 음식물도 전혀 공급되지 않는 상태에서 용변도 넣어준 양동이로 해결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감금된 상태에서 수시로 원장으로부터 구타를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4중 잠금장치, 창문도 쇠창살...

그러나 원장의 부인은 26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감금을 하거나 굶긴 일은 결코 없었고 오히려 고발자들에 의해 봉사자 1인이 감금을 당했다"면서 위 주장에 반박했다.

'ㅅ수양원'의 사례는 시설생활자들이 지난 3월 18일 시설공대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지난 4월 8일에는 시설공대위 관계자와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함께 시설을 방문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ㅅ수양원'은 현관과 복도 등 외부에서 각 방까지 4중의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모든 방은 외부에서 잠그게 되어 있으며 창문에도 모두 쇠창살이 설치되어 있다. 대부분의 생활자들은 시설에 입소한 이후 가족들과 전화나 편지 등을 한차례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시설 내에는 공중전화나 우편함 등도 설치되지 않았다고 시설공대위는 밝혔다.

의식주에 있어서도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들이 받은 30~40만원과 비수급권자의 가족으로부터 월 30~40만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하고 아침 저녁은 밥과 형편없는 반찬, 점심은 대부분 라면으로 때웠다고 한다. 겨울에도 난방을 하루에 한 시간만 해주고 손님이 올 경우에만 계속 난방을 틀어줬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와 시설공대위의 공동조사 이후 'ㅅ수양원'은 현재 원장 이씨가 여성생활인을 성폭행한 혐의와 감금, 폭행 등으로 지난 3월 구속 수감된 상태이고 현재 시설 운영은 부인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시설장 형 확정되면 시설폐쇄"

보건복지부는 해당 시설과 관련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생활자 즉시 전원조치 후 시설장 형 확정 결과에 따라 시설 폐쇄 여부 결정"이라는 행정처분을 내린 상태다. 시설공대위는 아직도 해당 시설에는 12명의 생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원장 부인은 전화 통화에서 "현재 생활자는 아무도 없다"고 밝히고 "외부 잠금장치와 창살 등은 관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원장의 부인은 앞으로 시설을 계속 운영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종교적 결심으로 한 것으로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설생활자들이 직접 국가인원위원회를 찾아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시설생활자들이 직접 국가인원위원회를 찾아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 이철용
시설공대위는 기자회견 후 국가인권위원회 7층 인권상담센터를 방문해 시설생활자 박모, 조모씨가 인제군과 인제경찰서를 고발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이 제출한 고발장에는 조건부신고 복지시설에 대한 인제군의 직무유기와 관련해 김장준 인제군수와 인제군 사회복지시설 담당자를, 시설생활자의 보호요청을 묵살하고 다시 시설로 보내 감금 등이 일어나도록 한 점을 들어 인제경찰서장을 고발했다.

인제군은 지난해 4월 6일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미신고복지시설 현황 점검표'에 대해 해당 시설은 모든 항목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ㅅ수양원'은 최근 정부의 '미신고시설 민간기금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인제군으로부터 8천만 원을 지원받았으나 원장이 구속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지원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제군 관계자는 "해당 시설은 시설공대위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큰 문제가 있는 시설이 아니"라며 "시설공대위 주장은 한쪽으로 치우치고 부풀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제경찰서 관계자도 "사건 발생 당시 도망쳐 나온 생활자 4명의 보호자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보호자들이 시설에서 거주하는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시설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http://w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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