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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열린교실 입학식 사진
열린교실 입학식 사진 ⓒ 이선미
이 세상 어디에나 태양이 비추듯이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길을 걷다 채이는 돌멩이라 하여도
그것없인 어떤 집도 지을 수 없다는 걸
너무 빨리 혼자서 앞서가진 마세요
그렇게 혼자 가면 당신도 외로울 거예요
저 뒤에 앉아서 한숨 돌리는 사람
바로 그 한사람이 정말 소중한 사람이죠.


열린교실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입학식
4월 15일(금) 늦은 7시 30분

1강
4월 15일(금) 늦은 8시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
박미자 전교조 통일위원장

2강
4월 22일(금) 늦은 8시
<풀뿌리 이야기 - 지역공동체의 역할>
장금석 풀뿌리네트워크 기획국장

3강
4월 29일(금) 늦은 8시
<나무를 심는 사람들-춘천을 위한 아름다운 계획>
김주묵 춘천시민광장 공동대표

졸업식
4월 30일(토) 저녁 7시

장소
춘천교구 천주교 교육원 / 이선미
4월 15일 금요일 8시. 열린 교실 학생들은 입학식 교가 <바로 그 한사람만이>를 부를 때까지만 해도 어색한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갓 대학을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부터 나이 오십 훨씬 넘으신 어르신까지 서로 안면이 없던 사람들이 모였으니 불편할 수밖에.

지난 2003년 무더운 여름날, 미선이, 효순이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춘천시민광장을 세우기 위한 피나는 노력에 들어갔다. 2인 1조로 호별방문을 통해 서명을 받고, 더불어 지역에 어린이도서관건립과 독거노인도시락배달도 동시에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를 하자 시민들은 예상 밖에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 내었다.

거주지와 너무 멀리 떨어져있는 시립도서관에 대한 불편을 토로하고, 독거 노인분들과 같은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는 싶으나 선뜻 손을 내밀기 어려웠던 점들, 춘천지역에 바꾸어야 할 여러 문제들을 같이 나누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지역공동체 만들기'가 생각보다 더 절실하구나하고 피부로 실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3년의 무더운 여름날을 지나 햇수로 3년. 춘천시민광장은 3년 만에 동네 주민들과 함께하는 '제 1회 열린 교실'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열린교실은 총 세 번의 강연과 중간에 조별 분반 모임을 진행하면서 지역현안을 토론해보고 이를 대자보 신문에 적어 전시를 하는 과제가 주어져있다.

그래서 요즘 담임교사와 반장들은 자기 반의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 6개의 반에 50여명이 참여하는 이번 '열린 교실'은 '나, 너, 우리가 만드는 아름다운 지역공동체, 바로 우리가 만들어갑시다!'라는 구호로 노동반, 농민1,2반, 학생반, 지역1,2반으로 나누어져있다.

입학식 사회를 보는 김민임 사무국장
입학식 사회를 보는 김민임 사무국장 ⓒ 이선미
입학식날, 학생대표로 우리와 함께 꾸러기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규현 전도사님이 축사를 했다. "전도사라 말을 잘 할 줄 알고 이렇게 축사를 시켜주시는 것 같다"며 농담을 하자 교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본 교실 1강은 전교조 통일위원장 박미자 선생님이 <혼자서 잘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강연을 해주셨는데, 자신에게는 두 명의 스승이 있다면서 당신이 가르쳤던 두 명의 제자 이야기를 해주셨다. 전교조 복직투쟁으로 힘든 시기, 제자가 써놓고 간 "선생님, 용기를 내세요!"라는 쪽지가 아른거린다는 말씀에 다들 뭉클하고 숙연한 느낌으로 강연을 듣게 되었다.

한국 현대사 속에 우리들이 갖게 된 역사관에 대한 이야기나 물질중심의 가치관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가르치고, 우리 또한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 뼈있는 비판을 해주셨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바로 '실천'이라는 말과 함께 행동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씀으로 끝을 맺었다.

1강 이후, 뒤풀이를 진행하고 4월 25일부터 분반 모임을 진행했다. 모임은 반 학생들의 집이나 어린이도서관 등에 모여서 했는데, 소소한 동네 이야기부터 춘천시 G-5 프로젝트 문제까지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다.

분반 모임때 씨앗반 사진
분반 모임때 씨앗반 사진 ⓒ 이선미
특히 이준미 학생과 김광규 학생은 인터넷으로 타 지역 현안 사례까지 뽑아와 모범 학생 후보의 대열에 올랐다.

열린교실은 4월 29일 3강을 끝으로 4월 30일 졸업식을 갖는다.

졸업식 당일 오후 1시에는 시민광장 등산 소모임 '山Ya(뫼야)'에서 준비한 산행일정도 준비되어있어, 시간이 맞는 교실 학생들과 같이 가족 단위로 산행을 갔다 오게 된다. 그리고 저녁 7시, 졸업식을 끝으로 열린교실은 막을 내린다.

한사람, 한사람이 소중한 열린 교실 그 결실이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기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선미 기자는 평화와 참여의 공동체 <춘천시민광장>에서 꾸러기어린이도서관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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