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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장만한 컴퓨터
새로 장만한 컴퓨터 ⓒ 이양훈
일단 임시방편으로 고치기는 했으나 그대로 계속 쓸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새로 하나 마련을 하기로 하고 구청에서 운영하는 재활용 센터에 가서 적당한 것으로 하나를 사 왔습니다. 전에 쓰던 모니터의 화면이 많이 떨려서 아이들 눈이 늘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번 기회에 큰 맘 먹고 모니터도 새 것으로 하나 개비(LCD)를 했습니다.

CPU와 하드디스크는 전에 쓰던 것을 그대로 쓰고 딸려온 하드디스크는 떼어내서 제 컴퓨터에 장착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크게 돈 들이지 않았는데도 마치 컴퓨터를 새로 장만한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모니터의 크기가 작아져서 그만큼 공간도 넓어졌습니다. 저장공간 때문에 늘 고민이었는데 제 컴퓨터에도 좀 여유가 생겨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소리를 지르며 굉장히 좋아합니다.

하지만 막상 하나 하나를 뜯어놓고 보면 새 것도 아니고 요즘 나오는 컴퓨터 처럼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도 않습니다. 모니터도 15인치 짜리이니 요사이 한창 유행하고 있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이지요. 그것도 유명 회사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컴퓨터를 아버지가 직접 뜯고 만지고 조립해서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결코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하리라는 것을 저는 압니다. 옆에서 나사를 집어 주기도 하고 연장을 찾아오기도 하는 심부름을 통해서 그 작업에 자신들도 직접 참여했다는 소중한 경험을 말입니다.

아이들이 쓰는 마우스
아이들이 쓰는 마우스 ⓒ 이양훈
집에 놀러온 친구와 같이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아이의 친구가 그만 컴퓨터를 고장 냈다고 합니다.

"야! 큰일났다. 고장났나 봐! 어떻하지?"

"괜찮아! 고장나도 우리 아버지가 다 고쳐 준다고 그러셨어! 걱정하지마! 괜찮아!!!"

벌써 몇 년 전이 되었지만 아이엄마가 보고 들었던 이 작은 일화와 큰 아이의 자부심이 짙게 배어 있었을 것만 같은 그 목소리를 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돈을 주고는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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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분야는 역사분야, 여행관련, 시사분야 등입니다. 참고로 저의 홈페이지를 소개합니다. http://www.refd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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