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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광주시청을 항의방문 간 남구공무원노조 나병철 위원장과 광주시청 한 관계자가 대립하고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황일봉 청장과 박광태 시장의 '대리전'을 보는 듯 하다고 씁쓸해 하기도 했다.
19일 오전 광주시청을 항의방문 간 남구공무원노조 나병철 위원장과 광주시청 한 관계자가 대립하고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황일봉 청장과 박광태 시장의 '대리전'을 보는 듯 하다고 씁쓸해 하기도 했다. ⓒ <광주드림>안현주

광주광역시(시장 박광태)와 남구(청장 황일봉) 사이에 벌어진 석산공원 용도변경·인사 갈등이 교부금 중단 사태로까지 이어지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9일 오전 10시40분경 광주광역시청 행정동 정문에서는 광주시-남구의 갈등을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남구공무원노동조합 간부들이 교부금 중단사태에 대해 박광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지하는 시청 직원이 20여분 동안의 심한 몸싸움을 하는 등 볼성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나병철 남구공무원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8여명의 간부들이 광주시청에 도착한 뒤 시장 면담을 위해 청사로 진입하려 했지만 시청 직원들과 청경들이 제지하고 나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아수라장이 된 광주시청 앞

이 과정에서 나병철 위원장과 광주시청 문아무개 계장은 서로 밀고 당기면서 심한 실랑이를 벌였다. 문 계장은 "이미 공문으로 보냈는데 못봤느냐, 불법적인 집회이기 때문에 출입금지한다"면서 "퇴거를 명령한다, 고발할 것이다, 어디를 밀어내 XX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나 위원장은 "보복행정을 하는 것이 시민을 위한 것이냐, 면담하려 온 공무원을 이렇게 해도 되느냐"면서 "자치단체 행정을 우습게 생각하는 시장을 반드시 사퇴시켜야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나 위원장이 남구공무원노조 성명서를 취재진에게 배포하려 하자 문 계장은 "불법행위이니 압수한다"면서 성명서가 든 대봉투를 빼앗아가기도 했다.

이에 앞서 18일 박광태 시장은 "남구청이 잘못된 행정 행위를 바로잡지 않을 경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복지 등 예산을 제외한 구 운영비와 인건비 성격의 교부금의 지원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남구청이 남구 석산공원 용도변경 과정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남구 2명의 공무원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으나, 남구는 지난 1일 해당 공무원을 국장으로 승진, 인사발령을 내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지난 16일 인건비 등으로 사용되는 재원조정 보통교부금(4월분)을 지급하면서 광주 5개 구 중 남구만을 제외하고 지급했다.

남구공무원노조 "말바꾸는 박 시장 광주를 떠나라"

19일 시장과의 면담이 무산된 후 남구공무원노조는 따로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말바꾸는 광주시장 박광태는 광주를 떠나라"고 목소리 높였다.

노조는 "박 시장은 올 4월분 보통교부금을 각 구청에 송금하면서, 남구만 유일하게 교부금 송금대상에서 제외시킨 것도 모자라 아예 교부금 지원을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면서 "폭력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또 노조는 "시는 노조집행부의 대화 제의마저 묵살하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불이익을 안주고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교부금 중단에 대한 입장은 이성이 결여된 폭력의 극치며, 남구 직원들을 이간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게 노조는 ▲광주시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일체의 문제에 대한 공개토론 제의에 응할 것 ▲말바꾸는 광주시장은 공개사죄와 사퇴를 촉구했다.

두 자치단체간의 대립 양상이 격해지면서 대응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애초 박광태 시장은 "부당한 인사와 예산지원은 별도"라며 말했지만 18일에는 교부금 지급을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구 역시 징계수용 불가입장을 밝히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남구청 한 관계자에 따르면, 남구는 광주시의 교부금 지급 중단과 관련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문제의 본질은 석산공원 용도변경 과정이 잘못된 행정이었음이 드러난 만큼 이를 바로 잡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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