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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에게 보내는 편지
독도경비대에게 보내는 편지 ⓒ 허미옥
독도 문제가 뜨겁다.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제정과 더불어 최근에는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까지. 독도를 둘러싼 현재 사태에 대해 대구지역 초등학생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최근 한국미디어교육연구소(소장 나경애)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대구지역 초등학생 100여명이 독도경비대에게 편지를 보냈다. 연필로 꼭꼭 눌러쓴 편지글에는 독도에 대한 궁금증, 독도경비대의 하루, 일본에 대한 분노, 독도경비대를 위해서 음식을 택배로 보낸다 등을 어린이의 관점에서 기록하고 있다.

몇몇 단체들의 '보여주기식 반일시위'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초등학생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본 독도문제와 독도경비대에 대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9일 산업정보대학에 위치한 한국미디어교육연구소를 찾았다.

독도 빙고, '시사문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독도빙고 놀이
독도빙고 놀이 ⓒ 허미옥
이날 모임에는 용호초등학교와 방촌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독도 빙고'게임을 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빙고판에는 '세종실록지리지', '해녀 대합실', '우산국', '안용복' 등 독도를 상징하는 대표적 용어들이 빼곡이 적혀 있었다.

한국미디어교육연구소에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김미옥 교사는 "어린이들 입장에서 본다면 시사문제는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도 많고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라며 "빙고판을 만들기 위해서 스스로 시사용어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즐기면서 이 문제를 고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어린이들은 밉지 않아요"

최근 독도문제가 불거지자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일본지역과 자매결연을 끊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어린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에게 제안된 질문은 '일본 어린이들이 우리 나라에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것이었다.

"일본 지도에는 독도는 없다. 일본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것을 일본 어린이들에게 설명해주겠습니다." (용호초등 4 이윤교)
"미워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이 한국에 온다면 일본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해주겠습니다." (용호초등 6 조하영)

"천연기념물 독도가 오염되지 않기 위해 경보기 달아야 해요"

최근 독도가 개방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기도 하고, 그 곳에서 규탄 행사도 진행 중이다. 독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론이 '독도 관광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소 엉뚱한 해결책으로 독도의 천연자원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어린이들은 '독도 오염 절대 안돼'라는 입장을 보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낙서를 하면 짜증나는 것처럼, 독도도 자신의 몸에 사람들이 낙서하는 것을 싫어할 거예요." (용호초등 6 김수민)
"음식먹는 곳을 따로 정해서, 그곳에서만 먹게 하면 어떨까요?" (방촌초등 5 박형준)
"네덜란드에는 경찰이 숨어 있다가, 껌이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을 보면 곧바로 출동해서 그들을 잡는다. 독도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용호초등 4 이윤교)
"독도 전역에 경보장치를 달았으면 좋겠어요. 자연을 훼손시키는 사람이 나타나면 경보장치가 울려서 그 사람이 깜짝 놀라게요." (용호초등 3 박재형)

"독도경비대 아저씨, 물새알 연어알 고추장에 찍어 드시죠?"

초등학생 100여명이 쓴 편지의 공통점은 독도경비대의 일상생활에 대한 것이었다.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엇을 먹는지에 대한 어린이들의 궁금증은 대단했고, 그 상상력도 상큼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하루종일 딱딱하게 서 있어야 하니깐 너무 힘드실 것 같아요." (용호초등 4 이윤교)
"독도에 비타민을 파는 약국이 없을 것 같아요. 독도를 지키시는 아저씨들은 영양실조 걸리지 않을까요? 제가 사드리고 싶지만 약값이 '천 만원'을 넘을 것 같아서 못 사요." (용호초등 3 박재형)
"아저씨들은 연어알과 물새알을 사냥해서, 이를 생으로 고추장에 찍어먹을 것 같습니다." (용호초등 4 권도형)

이들은 독도가 표시되지 않은 지도를 보면 ▲사인펜으로 그려 넣는다 ▲지도를 그린 회사를 찾아가서 항의한다 ▲독도 없는 지도는 모두 찢어버린다 등 다양한 주장을 펼쳤다.

김미옥 교사는 "아이들에게 토론문화는 익숙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정답만 말하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라며 "독도 빙고, 경찰 아저씨들에게 편지쓰기, 독도관련 토론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어린이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도경비대에게 보내는 100여통의 편지는 오는 4월 중에 사탕과 선물을 함께 넣어서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1-37번지' 독도경비대로 우송될 예정이다.

"독도는 우리땅"을 "독도는 한국땅"으로 바꿔주세요
대구지역 초등학생이 독도경비대에게 보내는 편지 글


"제가 축구선수가 돼서 일본축구팀을 이길 거예요. 그래서 일본이 다시는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말 못하게 세계사람에게 말할 거예요. 일본은 전 세계를 두고 2차 대전까지 했는데 정말 간이 부었군요. 공부를 잘해서 과학적으로 일본을 독도에 발도 못 들이게 할거예요"
용호초등 2 - 유치훈

"독도 밑에는 석유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우리는 3월쯤에 알았는데, 일본은 몇 년 전에 알았다고 합니다. 그것을 보고 한국이 독도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가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해서초등 5 - 김준환

"신문에도 독도이야기가 신문을 꽉 채워요. 원래 신문을 잘 안 읽는 나도 독도이야기가 나오면 신문을 읽게 될 정도로 독도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또, 뉴스에도 독도이야기가 나오는데 귀가 솔깃해서 들으면 일본 사람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엄마는 그런 생각을 하면 안된데요."
방촌초등 4 - 김예린

"그리고 가끔씩 쉬면서 독도를 지키세요. 나도 가서 지키고 싶은데 나는 어리고 학교, 학원을 가야되니 못 지켜요. 그러니까 경찰아저씨들이 잘 지켜주세요."
방촌초등 4 - 박가희

"만약에 일본에서 자랐더라면 절대로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중략) 그리고 경찰아저씨들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전 바위 위에 집을 짓는 건 알고 있긴 해요. 그럼 낚시를 해서 물고기를 잡아서 식량을 구하겠군요."
용호초등 5 - 허강욱

"그런데 일본이 독도에 오긴 하나요? 오면 어떻게 하고 가나요? 제 생각으로는 밤에 몰래 오거나 해서 물고기를 잡아갈 것 같은데…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땅' 여기서 '우리땅'을 '한국'이라고 고쳐주세요."
방촌초등 4 - 정자은

덧붙이는 글 | *<대구경북 오마이뉴스> 바로가기→dg.ohmynews.com

*허미옥님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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