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에는 하루 종일 바빴습니다. 한식을 맞아 선산에도 다녀왔고 고장난 차를 고치느라 한참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인터넷을 보았을 때 강원도 산불 소식을 접했습니다. 많은 산림이 불탔고 더욱이 낙산사까지 불에 탔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습니다.
낙산사는 저에게 참 많은 추억이 있는 절집입니다. 고등학교의 수학여행 때 처음 들른 그곳은 바다와 접한 절집의 모습이 아름답게 제 마음에 자리 잡았습니다.
울창한 노송들이 어울린 절집 풍경도 좋았고,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의상대의 모습도 멋져 보였습니다. 그런 모습에 반해 강원도를 찾을 때마다 자주 들렀습니다.
물론, 가족여행으로도 많이 찾았습니다. 지난해 가을이 한창 무르익었던 10월 24일에도 가족이 함께 그곳을 찾았었습니다. 단풍이 잘 든 나무들과 어울린 낙산사의 모습 또한 새로운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더욱이 그때 여행에서는 낙산사에서 일출도 볼 수 있어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절집이 이번 화재로 사라졌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도 크게 안타까웠고, 슬펐습니다. 낙산사를 관리하시는 분들이나 그곳 불자분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큰 슬픔이겠지만, 우리 가족 역시 소중한 추억도 함께 불 타버린 느낌입니다. 낙산사를 한번이라도 가신 분이라면 저와 마찬가지 생각이겠지요?
낙산사 화재 소식을 들으며 낙산사를 찍었던 지난 여행의 앨범을 돌아보았습니다. 앨범에는 아직 아름다운 가을 풍경으로 낙산사의 모습이 남아 있었습니다.
자연과 잘 어울린 사진의 모습들은 앞으로 50년은 더 지나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100년이 지나도 못 볼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한번 파괴된 자연의 모습을 다시 되살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건조한 날이 다 끝나지 않았습니다. 낙산사의 아름다운 모습을 회상하며 다시 한번 산불 조심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덧붙이는 글 | 낙산사의 화재에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 아픈 마음을 함께 달래기 위해 사진 몇 장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