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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시내 한복판에 장이 섰습니다. 이름 하여 ‘오일장’입니다. 시골장터마냥 한 달에 여섯 번씩은 장이 섭니다. 이 때가 되면 어디서 몰려들었는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붐빕니다.
4월 5일, 어제는 식목일 장이라 그런지 더욱 많은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할아버지 손목을 붙잡고 나온 어린 꼬마 녀석들도 보였습니다. 팔짱을 끼고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는 젊은 연인들도 있었습니다.
쉬는 날이라 그런지 초등학생들도 많이 장터에 나왔습니다. 아마도 엄마 손을 붙잡고서, 세상 구경을 하려고 나온 것 같았습니다. 시장에서는 무엇을 사야 하는지, 또 값은 어떻게 흥정하는 것인지, 옷은 어떤 것을 골라야 오래 입을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많이 배우는 듯했습니다.
식목일 장이라 그런지 이전보다는 더 많은 꽃들이 장터에 나왔습니다. 요즘 잘 나가는 산세베리아를 비롯해서 많은 꽃들이 선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주인장은 어서 사 가라고 손짓을 해 보지만 누가 데려갈지 알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그네들은 자신만이 지니고 있는 꽃향기를 품어댔습니다. 가히 봄 처녀 같았습니다.
“이게 누구야?”
“아이쿠. 오랜 만이예요.”
“그러게요. 정말 오랜 만이네요.”
“잘 지내죠.”
멀리 ‘목행’에서 온 아주머니와 ‘달천’에서 온 아주머니 두 분이 만났습니다. 정말로 멀리 떨어져 살지만, 두 분은 반갑게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곧장 먹거리 장소로 자리를 옮겨 자기네 아이들 시집가고 장가가서 사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듯했습니다.
장날 먹거리가 빠지면 안 될 것입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장날이면 배불리 먹곤 합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이런 장터에서 팥죽도 사 먹고 부침전도 사 먹고, 시원한 막국수도 사 먹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인심 좋은 주인장을 만나면 덤으로 이것저것 더 많이 얻어먹기도 했습니다.
또 뻥튀기 아저씨도 봤습니다. 물론 장터에서 뻥튀기 하는 것은 아니었고, 시장 안쪽에서 옥수수를 튀기고 있는 아저씨였습니다. 무슨 도자기 굽는 것처럼 커다란 통 속에다 옥수수를 튀기고 있었는데, 정말로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독도는 우리 땅, 대마도도 우리 땅이라는 현수막이 보였습니다. 시장 한 복판에서 보는 것이라 왠지 어색한 것 같았지만, 그래도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이토록 시장 사람들도 한데 뭉쳐서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