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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하면 집값이 반값으로 떨어진다고 홍보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정치적으로 나쁜 의도가 엿보이는 발언이다. 객관적으로 수도를 옮긴다고 해서 어떻게 집값이 반값으로 떨어질 수 있는가? 물론 서울인구가 반으로 줄어든다면 집값은 당연히 반으로 떨어질 것이다. 집이 넘쳐나게 될 테니까. 그러나 서울인구의 반이 빠져나가다니 말이 되는가.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 아닌가."

열린우리당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의원은 3일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행정도시건설과 관련, 집값 논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객관적인 사실을 가지고 행정건설도시를 반대할 수 있다. 서울시의원들이 반대농성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근거없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해서 흥분한 서울시민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민들과 서대문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행정도시건설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우 의원의 주장이다.

우 의원은 "10부제만 해도 서울시 교통이 쾌적하다. 인구 100만 명만 줄이면 쾌적한 도시가 된다는 것이다. 많이 줄이지 않고 100만 명. 그리고 행정도시 건설을 위해 빠져나간 공간들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면 부족한 문화공간들을 엄청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우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한나라당 일부에서 행정도시건설을 '수도분할'로 규정하고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대문구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봐도 찬성하는 사람보다는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 '수도이전'이라기보다는 '행정도시 건설'로 바뀌었다. 수도는 못 옮겨가게 돼 있으니까. 그러다 보니까 '수도분할'이라는 표현까지 쓰는데, 굉장히 잘못됐다고 본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이미 수도분할 상태였다고 봐야한다. 과천에 종합청사가 있으니까. 그때는 수도분할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과천이 공주연기로 가면 분할이고, 과천에 있으면 분할이 아니라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너무 맞지 않은 얘기다. 서대문구는 손을 댈 수가 없다. 일 욕심이 많아 서대문구에서 많은 일을 하고 싶다. 그런데 너무 과밀화 돼 도저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빈 땅이 하나도 없다.

이런 과밀화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수도권의 인구 분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강제로라도 100만 명, 200만 명을 퇴거시켜야 한다고 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실제로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수도이전을 하려고 했었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비해서도 과밀화가 더 심해졌다. 전체 인구의 50% 인구가 수도권에 산다는 게 말이나 되는 건가. 특정 도시 인구가 1000만 2000만 넘는 나라는 있다. 그런데 그 나라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사는 나라는 없다. 수도권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행정도시 건설은 불가피한 일이다. 사실 서울 전체를 보면 오히려 좋은 일이다.

정부종합청사, 세종로에 있는 문화광관부 건물 등등 정부종합기관들의 건물들을 주민들의 문화공간, 복지공간으로 활용한다고 생각해보면, 시민들에게 엄청 좋은 일 아니겠는가.

재산과 관련해서도 오히려 공원이 많아지면 집값이 오른다. 역대 공공건물이 있는 아파트 집값이 비싸겠는가. 공공건물을 철거하고 공원을 건설하면 집값이 오르겠는가."

-전당대회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문희상 의원이 당의장에 선출됐다. 또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운 염동연 의원이 2위로 상임중앙위원에 선출되기까지 했다. 우 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기적으로 합당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분당됐던 동기는 기간당원제에 의한 상향식 공천을 받아들일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그걸 받아들이지 않았던 분들이 민주당에 남았고, 그걸 받아들인 사람들이 나와서 열린우리당을 창당해서 오늘날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노선을 중심으로 보면 크게 다른 정당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대선을 앞두고 합당내지 연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방선거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4·2 전당대회의 최대 이슈는 무엇이었다고 보는가.
"내년 지방선거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게 주요 관심사였을 것이다. 의회에 가면 서울, 경기, 충청, 전남은 우리가 의석이 많으나 지방자치는 전멸이다. 서울에서 시의원 몇 명인가 세어보라. 그래서 당원과 대의원들은 지역에서는 야당 느낌으로 살고 있다.

따라서 어떤 지도부를 구성했을 때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에 당원과 대의원들의 관심이 쏠렸던 것이다. 이제 우리당은 올 하반기 이후 지방조직 정비와 지방선거 대책으로 소요하게 될 것이다."

-이번 열린우리당의 4·2 전대를 지켜본 국민들 사이에서는 여당분열을 예상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실제로 분열양상이 나타나기도 한 것으로 아는데.
"그동안 정당들은 지나치게 보스 위주의 정치적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중앙당은 총재라고 하는 보스, 지구당은 지구당위원장이라는 보스, 또 동네에는 소위 '정당관계자'라고 하는 정치적 주먹대장이 있었다.

열린우리당이 분당을 각오하면서까지 바로 이걸 바꿔보자고 해서 만들어진 정당 아니겠는가. 당원중심으로 우리 정당이 운영되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극히 당연한 일로 지지한다. 과거 우리가 보스체제에 대해서는 비판적일 수 없었다. 소통을 가로막았다. 총재와 국회의원간에, 국회의원과 국회의원간에, 국회의원과 당원간에 의사소통을 가로막았다. 한쪽으로만 집중되고, 결정은 1인이 하기 때문에 대화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당은 이것을 뚫은 것이다. 때문에 이제부터는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을 근본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한 질서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이다. 예를 들면 소통을 자유롭게 한다고 해서 무정부주의적인 것은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질서가 없으니까 결정을 못할 것이고,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번 민주노총의 폭력적인 대의원 대회이다.

보스가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분파적인 과도한 아집이 전체 의사결정의 민주적 절차를 가로막는 이런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보스만 무서운 게 아니라 분파적인 아집도 무서운 것이다. 이런 것을 다 극복하기 위한 훈련이 바로 정당 민주주의 훈련이고, 우리는 그 훈련을 전당대회를 통해 하고 있는 것이다.

절차과정상 여러 가지 쟁점에 대해 충돌과 경쟁이 이뤄졌지만 조직자체에서 폭력도 없었고 금권동원 현상도 없었다. 과거 전당대회에 드러났던 부정적인 요소들이 사라지고 있다. 때문에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국회문화관광위원회 우리당 간사로서 계획은 어떠한가.
"그동안 법안 발의한 것도 많고, 실제로 간사로 있으면서 문광위를 통해서 통과시킨 법안도 많다. 그리고 법안 하나로 바뀐 것이 많다.

지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한국예술학교설치법이란 것이 있다. 석박사 과정을 신설하는 내용을 두고 대표발의를 했는데 이게 쟁점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정책에서 만큼은 부분적인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정말 경쟁력 있는 문화강국이 되게 하는 게 꿈이다. 종합예술학교를 활성화하고 인재양성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 법안은 통과될 것이다.

또 작년 연말에 다 통과됐더라면 좋았을 텐데 문화광광위원회에서 신문법 통과시킨 것 말고는 나머지 3개 입법이 현재 추진이 안되고 있다. 자랑 같지만 4대 입법 중에 통과시지 못했던 신문법을 내가 통과시켰다.

신문법이 통과됐듯이 열어놓고 토론하면 합의안 될 내용이 없다고 본다.

열린우리당이 비이성집단도 아니고 한나라당도 그렇게 생각이 꽉 막힌 정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머지 3개 법안도 충분히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하고 설득하면 충분히 통과가 가능하다고 본다."

-<시민일보>는 언론사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회 문광위 간사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선거시기에는 각 신문이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와 지지하는 구체적인 이유와 신문의 논조를 밝히는 것이 옳다고 본다. 언론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가치를 정해놓고 있는 이중성이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문제 아니겠는가. 다만 그만큼 언론의 책임성이 무겁다. 이해관계나 이런 것 때문에 결탁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과 전망을 가지고 지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드러내놓고 토론하고 설득하고 경쟁하고, 그런 게 좋다고 본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번에 대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알고 있다. 홀가분하게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어서 좋겠다.
"최근 3심에서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한 것이 기각됐으나, 1심 재판을 받았던 것은 항소심에 올라가 있고, 이것의 재정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다시 1심을 받아야 한다. 힘겹게 여러 가지 송사에 시달리고 있어 힘들다. 그러나 사실은 이 세 가지 사안이 모두 비슷한 것이다.

한 두 가지 서로 얽혀 있는데 각각 다른 방식으로 소송을 제기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물론 이번 대법원에서 기각한 것에 나머지 내용들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그 절차와 시달릴 것을 생각하니까 답답하다. 의정활동에 상당한 마이너스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일보(www.siminilbo.co.kr) 4월4일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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