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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절 행사에 앞서 성당 지상으로 옮겨지는 헤수스
ⓒ 배한수

▲ 쿠스코 시내 거리 행진을 하는 검은 예수 헤수스
ⓒ 배한수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페루는 연중 축제 중에서도 가장 성대한 축에 속하는 세마나 산타 주간이었다.

세마나 산타는 부활절 기간동안 페루 전역에서 벌어지는 축제로 쿠스코를 포함한 페루전역을 비롯해 천주교가 퍼져 있는 다른 국가에서도 볼 수 있다.

행사 첫날인 21일 월요일 저녁 6시. 잉카제국의 옛 수도 쿠스코의 플라자 데 아르마스(Plaza de Armas)에서는 십자가에 못 박힌 검은 예수와 마리아가 쿠스코 시내를 순회하는 행진이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쿠스코 대성당에서 1년간 모시고 있던 검은 예수는 세마나 산타 행사 첫날 성당 밖으로 모셔져 시내 행진 후 마리아와 만나게 된다. 이날 광장에 집결한 수많은 사람들이 행진에 동참했다.

특히 검은 예수 헤수스와 마리아가 만나는 순간, 사람들은 일제히 기도를 하며 축복을 기원했다.

▲ 검은 예수 헤수스와 마리아가 만나는 장면
ⓒ 배한수
이날 아르마스 광장은 페루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3만명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천주교 신자가 페루 전체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리마에서 온 한 남성의 말에 따르면,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한 의식이 거행되지만 그들에겐 수도 리마(Lima)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닌 잉카제국의 옛 수도인 쿠스코에서 열리는 부활절 의식은 특별하기 때문에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라고 한다.

▲ 아르마스 광장에 모여든 수많은 인파
ⓒ 배한수
세마나 산타 주간 행사는 이것이 끝이 아니다. 행사주간 내내 전국 도처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펼쳐지며, 25일에는 가족 모두가 집에 모여 12접시의 음식을 먹는 음식 축제가 열린다.

이날 만큼은 누구든 12접시의 음식을 모두 깨끗하게 먹어야 한다는 이 지역 고유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이날 먹을 음식은 스프 3종류와 고기 혹은 생선요리 서너 종류, 케익, 후식류 등으로 약 2일 전부터 준비한다고 한다.

4~5일간 일도 중단하고 세마나 산타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에서 남미지역에서의 천주교는 각별한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부터 남미지역 대부분 국가의 중심종교로 자리 잡은 천주교는 이들에게 종교를 넘어 생활의 일부이며, 특별한 존재이다.

▲ 대성당과 라꼼빠냐 헤수스 교회가 아름답게 빛나는 플라자데 아르마스 광장
ⓒ 배한수
세마나 산타 기간동안 역사 속 도시 쿠스코는 흥겨운 분위기 속에 많은 인파와 함께 황금빛으로 빛났다.

덧붙이는 글 | 현재 페루에 체류중입니다.

본 기사는 중남미 동호회 "아미고스(http://www.amigos.co.kr)에 컬럼으로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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