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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클리드 제5공리와 동치인 정리들
유클리드 제5공리와 동치인 정리들 ⓒ 이근무
"첫째 직선 L과 그 위에 있지 않는 점 p가 주어졌을 때 이 직선 L과 점 p가 결정하는 평면 위에서 점 p를 지나고 좌우로 아무리 늘여도 L과 만나지 않는 직선 M을 단 하나 그릴 수 있다." (위 그림의 중간)

제5공리와 동치인 또 하나는 '직각의 정리'이다. 이 정리는 다음과 같다.

네개의 직선 AC, CD, DB, BA 로 만들어진 등각 사다리꼴 모양의 도형 ACDB를 생각한다. BA(혹은 AB)가 밑변이고 AC 와 BD는 AB에 대해서 같은 쪽으로 세운 AB의 수직선이고 길이가 같다. 이 도형은 AC=BD이고 각 ∠CAB 와 각∠DBC는 직각이다. 이 직각의 정리는 평행선의 공리를 쓰지 않아도 감각으로 ∠ACD와 ∠BDC는 직각과 같다는 것을 볼 수 있지만 평행선의 공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증명되지 않는다.

따라서 평행선 공리를 가정하면 ∠ACD와 ∠BDC가 직각임을 증명할 수 있으며 역으로 ∠ACD와 ∠BDC가 직각이라고 가정하면 평행선의 공리가 증명된다. 다시 말하면 ∠ACD와 ∠BDC가 직각과 같다는 가정은 평행선의 공리와 동치이다. (위그림의 오른쪽)


유클리드 기하학은 기원전 3세기 <원론> 출간 이후 2200여년간 절대적 진리로 그 권위를 인정 받아 왔다. 유클리드의 기하학 체계가 세상이 영원히 존재하는 필연적 구조로 인식되고 군림하여 왔다.

19 세기의 수학자 로바체브스키(1793~1856)는 이러한 권위에 의지한 기하학적 질서에 대한 도전자였으며 새로운 공간과 우주 질서를 여는 안내자였다. 그는 그 시대까지 절대적 진리라고 믿었던 유클리드의 제5공리와는 모순되는 기하학적 질서를 발견하여 공표하였다.

아래의 그림 왼쪽과 같은 두개의 나팔을 붙인 것과 같은 곡면에서는 유클리드의 제5공준과 동치인 직각의 가설은 만족하지 않는다. 이 경우 제5공리는 부인되며 직각인 두 밑변을 가진 등각사다리꼴인 사변형이 되어 이때에는 직각에서 마주보는 각들은 예각(90도 이하의 각)이 된다. 주어진 직선과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며 그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적어도 두개 이상 존재한다. 이러한 기하학을 '로바체브스키 기하학' 또는 '쌍곡 기하학'이라 부른다. 이는 유클리드 기하학의 권위를 깨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의구면과 구면
의구면과 구면
로바체브스키의 발견 이후 유클리드 제5공리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었다. 그 한 예를 들어보면 아래 그림의 오른쪽과 같은 구면에서도 유클리드의 제5공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는 직각인 밑변에서 마주보는 각들을 둔각(90도 이상)이 되며 한 점을 지나 주어진 직선과 평행한 직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기하학을 곡면 기하학 또는 리만(1826∼1866)이 발견하였다 해서 리만기하학이라 한다.

로바체브스키
로바체브스키
유클리드의 제5공리(평행선 공리)는 완전 평면상에서나 성립되는 공간의 특별한 한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는 공리이며(이런 면에서 공리라 부른 것이 적합지 않지만 관습적으로 이렇게 아직도 부르고 있다) 구면이나 의구면 등의 입체들이나 다른 구조들에서는 이 공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공리는 세상(지구)을 평면으로 인식했던 유클리드 시대의 세계관과 우주관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모순이 2200여년간이나 부정되지 못한 것은 의문을 가지면서도 절대적 권위에 굴종하는 인류 역사의 한 단면을 반영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민의 신문(http://www.ngotimes.net)에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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