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김상돈

담천의도 장안으로 오는 도중 구양휘와 함께 화산파의 제자들이 죽은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종남의 제자들도 같은 참변을 당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유은비와 화심검 화웅과 그들의 뒤를 쫒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쿨---럭---!”

유은비는 담천의를 바라 보다가 입에서 폭포처럼 선혈을 뿜어냈다. 기도(氣道)가 막히지 않도록 고개를 들며 옆으로 돌려 주었지만 이미 더 이상 숨쉬기 어려워진 상태였다. 희미해가는 의식 속에서도 유은비는 그가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의혹은 많았지만 이미 자신의 영혼은 육신을 떠나가고 있었다. 또한 그가 거짓이라해도 회생불능한 이 순간에 그가 잃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 그 말을 믿도록 하지...... 한 가지... 부탁을 하겠네... 저들... 종남의 검을 익힌 자를... 노부 손으로 죽인 일은 처... 음이었어. 또한 점창(點蒼)의 분광십팔검(分光十八劍)을 점창의 장로 수준으로 구사하는 자가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지. 전해 주게.”

이미 동공이 풀린 유은비는 가슴이 쩍 갈라져 갈비뼈와 폐가 그대로 드러나 죽어 있는 인물과 목이 베어져 반쯤 꺽어져 있는 사십대 중반의 인물을 바라 보았다. 그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저 인물이었다. 사문의 비전지기인 천하삼십육검(天下三十六劍)을 어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펼쳐낼 수 있었을까? 그것은 어깨 너머로 훔쳐 배운 검식이 아니었다. 정식으로 단계를 거쳐 배운 정통의 검식이었다.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 중에서도 저 정도로 천하삼십육검의 오의를 깨닫고 펼칠 수 있는 자는 거의 없었다. 오직 그 하나만을 익히기 위하여 어려서부터 고련해 오지 않았다면 익힐 수 없는 경지였다.

“기회가 닿는다면 전해 드리겠소.”

그때였다. 지독한 살기와 함께 담천의의 머리 위로 엄청난 중압감이 밀려 들었다.

“네 놈은 그럴 기회가 없을 것이다.”

청마수 호광이었다. 금속과 같이 광택이 흐르는 푸른 손이 그의 머리를 부셔버리려는 듯 짓쳐 들었다. 이미 담천의 역시 조심을 하고 있었던 터였다. 하지만 그는 유은비를 안은 채 앉아 있었고, 호광의 공격은 너무나 쾌속하고 정확해 막거나 반격할 여지가 없었다. 그는 유은비를 안은 채로 신형을 굴렸다.

그것은 무림인들이 죽기보다 펼치기 싫어하는 나려타곤(懶驢打滾)의 수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적절했고, 호광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이미 유은비의 숨소리는 고르지 못했고, 몇 바퀴를 구른 탓에 지혈시킨 상처나 입에서 선혈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몸을 일으키며 유은비를 내려 놓았다.

“흐흐... 지랄병이 든 당나귀가 구르는 것 같다더니 네 놈에게 썩 어울리는 말이군.”

청마수 호광의 입가에 비웃음이 매달렸다. 담천의의 입가에도 희미한 미소가 맺혔다. 하지만 그것은 청마수의 비웃음과 다른 웃음이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섬뜩한 살기를 느끼게 하는 끈끈한 웃음이었다. 호광은 무림인으로서는 비겁한 암습을 한 자였다. 그는 되도록 다툼을 피하고자 했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지랄병이 든 당나귀 뒷발에 채여보는 맛은 어떨 것 같소?”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신형이 빠르게 호광의 전면으로 다가 들었다. 그는 기이하게도 왼손은 주먹을 말아 쥐고 오른 손은 곧게 뻗어 그의 머리를 두 쪽낼 듯 내리쳤다. 갑작스럽고 기쾌한 그의 공격에도 호광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푸른 손을 들어 그의 수도를 마주쳐갔다.

빠악----!

손과 손이 마주치자 바싹 마른 장작이 도끼에 갈라지는 듯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담천의의 왼 주먹이 호광의 옆구리를 파고 들었다. 너무나 빨라 그의 주먹은 호광의 갈비뼈 아래를 가격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착각이었다. 청마수는 오른 발을 들어 그 공격을 차단함과 동시에 무릎이 쭉 펴지며 오히려 담천의의 가슴을 노리며 짓쳐 들었던 것이다.

너무나 빠른 공수(攻守)였다. 담천의는 수도로 재차 기쾌하게 호광의 무릎관절을 노리며 내리쳤다. 그것에 맞는다면 호광의 무릎은 앞으로 영원히 사용하길 포기해야 할 것이었다. 하지만 호광은 역시 고수였다. 몸을 빙글 반 바퀴 돌리며 피함과 동시에 재차 연속적으로 발차기를 해왔고 담천의는 그 발차기를 마치 감싸안 듯이 왼팔을 놀리며 재차 수도를 권(拳)으로 바꾸어 그의 가슴을 노렸다.

퍼--퍽--!

호광은 재빨리 물러나며 자신의 손바닥으로 그의 주먹을 막아냈다. 그에 따라 담천의도 한 걸음 물러섰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격렬한 격투였다. 움직임은 많았지만 그것은 숨돌릴 틈도 없이 이루어진 공방이었다.

“역시 한수 하는 놈이군.”

호광은 내심 놀라고 있었다. 그가 첫수로 그의 수도를 마주쳐 간 것은 자신이 있어서였다. 그의 청마수는 금속이라도 으스러뜨릴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의 청마수 아래 남아난 것은 없었다. 왠만한 검이나 도라도 그의 손과 마주치면 부러져나갔다. 하물며 사람의 육신 정도야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데 기이했다. 마주친 손에는 분명 경력이 느껴졌고, 자신의 손은 상대의 손에 타격이 가해졌음은 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기운이 자신의 팔에 은은한 통증을 유발하며 타격을 입혀 온 것이다. 이런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유은비를 상대하느라고 진력을 소모했다고는 하나 진기를 운용하는 데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공력을 십성까지 끌어 올렸다.

스으으으---

그의 쌍수에서 기분 나쁜 푸른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담천의는 손에 은은한 통증을 느끼며 진기를 쌍수에 모았다. 태극산수로 상대방의 충격을 모두 흡수했음에도 이 정도의 통증을 느낀다는 것은 호광의 수공(手功)이 이미 절정에 달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 쌍수를 교차시키며 상체를 낮추었다. 호보(虎步)를 취하며 상대의 움직임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끼이이익--!

기이하게도 호광의 손이 허공을 가르자 금속끼리 긁히는 듯한 듣기 역한 소리가 났다. 그의 쌍수가 흐릿하게 모습을 감추며 푸른 기류가 마치 잔영(殘影)처럼 너울거렸다. 그의 발끝이 땅 위에서 끌리는가 싶더니 갑작스럽게 신형이 좌우로 흔들거렸다. 기이한 보법(步法)이었다. 그에 따라 섬뜩한 푸른 기류가 사방으로 퍼지며 그의 모습이 사라지는 듯했다.

“.......!”

담천의는 눈을 뜨고도 믿을 수 없었다. 왜 청마수 호광의 푸른 손이 그토록 무림인들의 뇌리에 공포심을 주었던 것인지 이해했다. 마치 계곡 속에서 안개가 피어 오르듯 푸른 기류는 주위를 덮었고 갑작스럽게 불쑥 푸른 손이 나타났다. 그 손은 보통의 손이 아니라 거의 세배나 될 것 같이 크고 완강한 손이었다. 그리고 그 손은 급기야 여러개로 변화하더니 그의 머리와 어깨, 가슴, 복부를 향해 파고 들었다. 청마수의 절기 중 팔조번수(捌俎藩手)라는 초식이었다.

위맹한 기운이 느껴지자 담천의는 오른 발로 지면을 차면서 왼발을 축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오른 발과 쌍수로 짓쳐드는 푸른 손을 막기 시작했다. 그의 몸은 한 발로 전신을 지탱하면서도 교묘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투둑---투둑---툭--!

뼈와 뼈가 부닥치는 소리와 함께 푸른 손의 움직임도 빛살처럼 빨라지기 시작했다. 담천의는 점차 외부의 공기가 차단되는 듯한 막중한 압력을 느끼며 어쩔 수 없이 한 발자국 물러섰다. 세월의 무게인 내력의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그 순간이었다. 다가오던 푸른 손들 사이로 불쑥 조그만 손이 보이는가 싶더니 담천의의 옆구리를 파고 들었다.

퍼--퍽--!

둔탁한 음향과 함께 담천의의 신형이 비틀거렸다. 충격의 대부분을 흡수하기는 했지만 아찔한 통증이 밀려들었다. 옆으로 비껴 나가며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두세 걸음 정도 밀려 나가는 듯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호광의 신형이 따라 붙었다. 무수한 수영(手影)이 허공을 빽빽하게 덮었다. 피할 곳조차 생각할 수 없는 엄밀함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담천의의 신형은 피하는 것이 아닌 용수철이 튕기듯 빛살처럼 푸른 손들 사이로 쏘아들며 호광의 전면으로 파고 들었다. 그의 쌍수가 쉴새없이 교차되며 허공을 가르고 있었다. 동시에 그의 발은 이미 중궁(中宮)을 밟으며 지면에 미끌어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푸른 기류 속으로 파고 들고 있었다.

“으---흑!”

누구의 입에서 터져 나온 것일까? 짤막한 신음이 터지며 두 사람의 신형이 갈라졌다. 주위는 흙과 먼지가 뿌옇게 피어 올랐고 깊이 파인 발자국으로 어지러웠다. 두 사람의 가슴 기복이 눈에 뛸 정도로 커져 있었다. 호흡 소리 역시 거칠게 들렸다.

주위의 먼지가 가라앉자 두 사람의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담천의의 소매나 가슴 옷깃은 찢어지고 조각이 떨어져 나가 있었다. 옆구리 역시 푸른 장인이 엷게 퍼져 있었다. 그에 반해 호광의 옷은 멀쩡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번 손속에서 분명 호광이 우위에 선 것 같았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미풍이 부는가 싶자 호광의 가슴 아래 마치 칼로 벤 것 같이 깨끗하게 짤려진 옷 사이로 적지 않은 선혈이 스며나오고 있었다. 한 치만 높았어도 그의 심장이 갈라져 나갔을 터였다. 더구나 간단치 않은 내상을 입은 듯 이를 악문 그의 이빨 사이로 가느다란 핏줄기가 보였다.

청마수 호광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분명 저 젊은 놈의 옆구리에 자신의 청마수가 적중되었고 그가 그 충격으로 두세 걸음 물러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것으로 그의 오장육부는 뒤흔들리고 신형이 느려져야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자신이 파고 들어간 것은 적절한 공격이었고 그것으로 승부가 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 놈은 맞은 충격에 두세 걸음 밀려 났음에도 자신이 다가들자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안쪽을 파고 들었다. 그리고 기이하게도 자신이 자랑하는 청마수는 마치 솜뭉치를 가격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그의 왼쪽 가슴 아래에서 맹렬한 고통이 피어 오른 것이다.

아무리 자신이 종남의 인물들과 혈전을 벌이느라 최상의 몸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이런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던 터였다. 자신이 존경하는 섭장천이 칭찬을 했던 작자라 하더라도 기껏 스물 대여섯 되어 보이는 놈에게 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결과였다. 그는 맹렬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흐흐... 역시 대단한 놈이야. 왜... 섭노야께서 네 놈을 눈여겨 보고 계시지는 이제야 알겠군. 하지만 네 놈은 오늘 이 자리를 벗어날 수 없다.”

그는 피가 배어 나오는 이빨을 으드득 씹었다. 그의 전신에서 푸른 기류가 다시 피어 오르며 소용돌이쳤다. 그의 분노가 어떠한지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담천의는 느물거리며 웃고 있었다.

“미친 당나귀의 뒷발에 채인 기분이 어떠시오? 원한다면 이번엔 아예 머리를 부셔줄 수도 있소.”

그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다른 뜻이 있었다. 그 역시 내부를 뒤흔드는 충격 속에서 목줄기를 타고 넘어오는 선혈을 그대로 삼키고 있었다. 여기서 약한 꼴을 보이면 절망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쉬었다. 비록 흑마조(黑魔爪) 형가위(邢苛尉)가 종남파의 인물들과의 혈투에서 극심한 부상을 입고 있다고는 하나 그가 호흡을 고른 후 합세한다면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무협지와 열애에 빠진 남자

▲ 겨울바다를 좋아하는 그는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한다. 이웅래 기자와 김혜원 기자(오른쪽), 두 사람은 부부다.
20대 시절 한때 그는 경쾌한 소리를 내는 삼벌식타자기를 끼고 살았다. 중학교 시절 처음 만화방에서 대여해 읽기 시작했던 무협지가 그의 학비를 벌어주는 아르바이트가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무명이었지만 원고료 수입이 꽤 괜찮았던지 무사히 대학원을 마칠 수 있었고 평범한 회사원이 된 그에게 무협지는 치열하게 살았던 대학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한때의 추억일 뿐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후 마흔 중반을 넘길 때까지 그는 뒤돌아 볼 새 없이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고 말한다. 성공이 전부인 양 오로지 일에만 매달려 살아온 그가 컴퓨터 앞에 앉아 밤을 새워 글을 쓰게 된 것은 어쩌면 외로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오정이라는 말처럼 퇴직 압력이 강해져만 가는 회사는 더 이상 그의 열정을 받아주지 않았고 어느새 자신보다 커버린 아이들과의 새삼스러운 대화는 어색하기만 했다. 온통 고3아들의 입시에 매달려 있는 아내에게는 차마 힘들다는 말조차 꺼낼 수 없었을 것이다.

한창 일할 때에 비해 넉넉해진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방을 찾은 그의 손에는 오래 전 읽었다던 무협소설 <천룡팔부>가 들려져 있었다. <녹정기> <절대쌍교>등 출간되자마자 밤을 새워 읽었다던 무협지를 다시 읽으며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던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손가락이 아프도록 타자기를 두드리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듯 보였다.

그 시절에는 돈 때문에 쓰고 싶어도 쓰지 못했던 작품이 있었다던 그가 늦은 밤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과 씨름하게 된 것은 작년 3월부터. 몇 개월 후 우연히 보게 된 그의 글은 어느새 상당 부분 완성되어 있었다.

나는 무협지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지만 그렇게 애써서 만든 글을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은 채 컴퓨터에 그대로 저장해 두는 것이 너무 아까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마이뉴스>에 연재의사를 밝혀 보았다. 다행히도 연재가 결정되어 어느새 130회를 넘어서고 있다.

요즘 그는 전에 없이 행복해 보인다. 자신의 글을 연재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고 있는 듯하다. 그와 소통하는 독자들이 있어 행복하고 그를 지지하고 성원하는 팬들이 있어 뿌듯하다고 한다. 끝까지 연재하겠다는 독자와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그는 언젠가 출판이 된다면 팬들과 함께 소주 한잔을 나누고 싶은 꿈이 있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빠져 있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오늘도 퇴근하기 무섭게 컴퓨터 앞에 앉은 그에게 치열하게 살았던 젊은 시절의 열정이 느껴진다. 마흔 중반을 넘긴 그는 '단장기'라는 새로운 애인을 만나 사랑에 빠져 있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했던가? 잠조차 잊은 그의 자판소리는 자정이 넘어서는 시간까지 그칠 줄을 모른다. / 김혜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와 저 인생의 후반기를 풍미하게 될지도 모를 무협작품을 함께하고자 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천지는 만인의 것이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