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주 아중지역 일부 학부모들이 중학교의 근거리 재배정을 요구하며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청과 학부모들 간의 대립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3일 현재 전주 동중과 호성중으로 배정을 받았으나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학생들은 동중 37명, 호성중 10명 등 모두 47명이다.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인후동에 있는 S학원에서 중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으며, 다른 일부는 가정에 머무르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등교거부 학생들은 지난 2일 개교와 함께 출결상황이 무단결석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이 학생들을 배정받은 학급의 담임교사들은 학생과 부모들을 설득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현재 아중지역 학생들이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전주 동중과 호성중은 교장, 교감과 담임교사들이 연일 대책회의를 하고 가정방문과 전화설득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동중의 경우 지난달 예비소집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은 학생들의 가정에 교과서를 직접 가져다주기도 했으며, 개학 이후부터는 담임교사들이 가정방문에 나서고 있다.

호성중도 담임교사들이 결석하고 있는 학생들 집으로 전화를 걸어 "어느 학교를 다니게 되든 우선 당장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 학업의 시기를 놓치지 않게 해달라"며 부모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집 옆에 있는 가까운 학교를 놔두고 먼 거리에 있는 학교를 배정하는 교육행정을 어떻게 믿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느냐"고 주장하는 아중지역 학부모들은 가정방문에 나선 담임교사들에게 "현재는 만날 이유가 없으니 돌아가달라"며 돌려보내고 있다.

전화 설득에 나선 교사들도 "우리 문제는 스스로 알아서 할테니 개별적인 회유책을 쓰지 말고 학교는 이 문제에서 손을 떼라"는 답변만을 듣고 있다.

전주교육청 교육장실 점거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학부모 김아무개씨도 "이렇게 된 이상 재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학교에 보낼 생각이 없다"며 "단기 해외어학연수를 보낼 수도 있고, 유급도 각오하고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김씨는 "교육행정이 수요자 중심에서 이뤄져야지 어떻게 공급자 입장에서만 생각할 수 있느냐"며 "행정소송을 통해서라도 바로잡고 말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들은 "현재 등교하지 않고 있는 일부 학생들과 정상 등교하고 있는 다른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정상적인 수업분위기 형성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다"며 "학습환경 저해로 인한 피해가 다른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 역시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는 50년 동안 보존되기 때문에 평생을 따라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장기간의 무단결석은 나중에 대학을 입학할 때나 기업에 입사할 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등교거부에 참여했던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등교시키기를 원하고 있어 조만간 등교거부 상황이 마무리 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전민일보> 2005년 3월 4일에도 실립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