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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경 일찍부터 잠이 깨어 베란다에 나가 보니 아파트 단지가 온통 흰 눈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주차돼 있는 자동차들은 물론이고 나무들까지 마치 하얀 꽃축제를 벌이고 있는 듯합니다.
작년에도 경칩 전날 폭설이라고 할 정도의 많은 눈이 와서 몇 십년만의 기상이변이라고 한참 떠들썩했는데, 그 때만큼은 아니지만 꽤 많은 양의 눈이 쌓여 있습니다. 아마도 올 겨울의 마지막 눈이 아닐까 싶네요.
반가운 마음에 카메라를 들고 나가 봅니다. 아파트 안의 눈꽃 나무들을 찍고 있으니 경비 아저씨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십니다. 남들 다 자는 시각에 카메라 들고 아파트 단지 안을 휘젓고 다니니 그럴 수밖에요.
거리로 나가 보니 인도는 물론 차도에도 눈이 꽤 수북히 쌓여 있고 간혹 오가는 차량들은 거북이 걸음을 합니다. 눈 쌓인 모습이 보기엔 좋지만 벌써부터 아침 출근길이 걱정이 되는군요. 다행히 날씨가 많이 춥지는 않아서 길이 얼어 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미끄러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른 시각임에도 교회에 새벽 기도를 하러 가시는 분들인지 중년의 여자분들이 종종 눈에 띄고, 거리를 깨끗하게 만드시는 환경미화원 아저씨도 바쁘게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계십니다.
다시 아파트 단지 안으로 돌아와 보니 경비 아저씨들도 눈을 치우시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역시 우리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 덕에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눈이 온다는 예보를 미리 들으신 분들은 잠들기 전에 자동차 앞유리창에 박스를 덮어 두셨다면, 아침 출근길에 수북히 쌓여 얼어버린 눈을 치우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겠지요. 물론 이런 날은 특별한 용무가 없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게 가장 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