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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대생 인수비리 의혹사관과 관련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7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후 18일 새벽 1시20분경 12시간여의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한화의 대생 인수비리 의혹사관과 관련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7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후 18일 새벽 1시20분경 12시간여의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검찰은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비리 의혹사건과 관련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상대로 12시간여의 집중 조사를 벌였지만, 김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짓지 못했다.

대검 중수부(박상길 부장)는 18일 한화 관계자들에 대한 보완조사를 벌인 후 김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를 결론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대한생명 인수과정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심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증거법상 물증이 없어 현재까지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속된) 김연배 부회장이나 한화 관계자들에 대한 보완조사를 거친 후 곧 결론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17일 오후 1시경 출두한 김 회장을 상대로 다음날 새벽 1시경까지 지난 2002년 대한생명 인수를 위해 한화컨소시엄을 구성할 당시 맥쿼리 생명과의 '이면계약' 체결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검찰은 김 회장이 한화비자금 87억원 가운데 정·관계 로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8억원의 행방과 이 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해 사전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 등도 집중 조사했다.

김 회장, 대생 인수 정·관계 로비의혹 등 혐의 전면부인

하지만 김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대한생명을 인수키로 결정을 내린 다음 김연배 부회장에게 전권을 주고 그의 책임하에 모든 것이 이뤄졌으며, 자신은 최종결과만을 보고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검찰은 한화와 맥쿼리 생명과의 계약체결 서류 등에 김 회장이 개입한 흔적 등이 남아있지 않아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김 회장은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해 정·관계 금품 로비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사전보고를 받은 바도 없다고 일관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은 검찰조사를 마치고 18일 새벽 1시20분경 귀가하면서 취재기자들에게 "비교적 할 이야기를 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정·관계 로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상당히 피곤하니까 쉬게 좀 해달라"고만 말하고 대검 청사를 떠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연배 부회장 등 한화 관계자들을 다시 소환해 김 회장의 진술내용을 토대로 보완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을 다시 소환할지 여부에 대해 검찰은 "현재까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후 검찰은 이달 말까지 김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론지을 방침이다.

검찰,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불구속 기소키로

한화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2일 밤 10시 30분경 대검찰청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
한화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2일 밤 10시 30분경 대검찰청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검찰은 지난 2002년 한화 측으로부터 비자금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이날 중으로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2일 이 전 의장을 소환해 지난 2002년 9월 대한생명 인수를 앞두고 한화로부터 대한생명 인수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와 비서관 장아무개씨가 3000만원어치 채권을 받은 것을 알았는지에 이어 금품을 추가로 받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이 전 의장은 "결코 한화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또 이 전 의장은 검찰 조사에서도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에는 (내가) 로비를 받을 위치에 있지 않았다"면서 혐의 사실을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김회장 소환, 수사종결 위한 '수순밟기'로 끝나선 안돼"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검찰조사가 진행된 17일 논평을 통해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된 각종 의혹들의 실체와 김 회장의 관여 여부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줄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한화그룹과 맥쿼리간에 체결된 불법 이면계약을 밝혀내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그러나 정작 수사의 본령이라 할 수 있는 한화그룹의 정관계 로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물론 당사자의 자백에 상당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는 뇌물 수사의 특성상 김연배 부회장이 입을 다물고 있는 현 상황에서 검찰 수사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는 있다"면서도 "사실 이러한 수사의 난점들은 많은 부분 검찰이 자초한 면이 있다는 점에서 이를 이유로 검찰의 지지부진한 수사를 면책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참여연대는 "여러 정황상 한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보다 치열한 로비가 존재했으리라고 추정되는 만큼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김 회장이 맥쿼리와의 불법적인 이면계약 체결을 지시했는지, 또 지난 2002년 발생한 한화계열 3사(한화, 한화유통, 한화석유화학)의 8078억원 분식회계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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