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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욱 교수의 예금거래 실적증명서 - 교수협의회는 "강 교수가 교재개발 지원금으로 2000만원을 지원받아야 했지만 대학측이 1200만원으로 공제한 통장을 전달해줬다"고 주장했다.
강영욱 교수의 예금거래 실적증명서 - 교수협의회는 "강 교수가 교재개발 지원금으로 2000만원을 지원받아야 했지만 대학측이 1200만원으로 공제한 통장을 전달해줬다"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대구 지역의 한 전문대학이 교수들에게 지원되는 교육부의 교재개발비 등 국고보조금 상당 부분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보건대학(북구 태전동 소재)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17일 낮 12시 단체 사무실에서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수들은 "학교측이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대학특성화 지원 자금의 상당부분을 착복했다"면서 사례와 관련 증빙자료를 공개했다.

"학교측에서 지원금 일정액 공제 뒤 지급"

교수들은 지난 2000년 말부터 2003년까지 교육부에서 지원한 교재개발 지원금 중 일부분을 학교측이 공제한 뒤 교수들에게 주거나 교수들에게 전달한 뒤 30~50%를 학교로 재송금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양심선언을 한 강영욱 교수는 "지난 2000년말 '365일 대학' 교재개발 지원금 2000여만원 중 학교측이 1200만원을 떼가고 800만원만 지원받았다"고 "당시 사업 건수가 20여건인 만큼 학교에서 챙긴 금액은 7000여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학 김인환 교수도 지난 2000년 말 민간자격증 개발 국고지원금 500만원을 받았으나, 학교측이 수수료 명목으로 272만원을 제하고 나머지 금액만 지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환 교수의 통장 사본 - 김 교수는 대학측이 연구비 500만원 중 수수료(27만 5천원)와 200만원을 제외한 금액만 지급했다고 이 자료를 공개했다.
김인환 교수의 통장 사본 - 김 교수는 대학측이 연구비 500만원 중 수수료(27만 5천원)와 200만원을 제외한 금액만 지급했다고 이 자료를 공개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지난 2003년에도 교재개발 사업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 대학 최병진 교수와 장준영 교수는 "지난 2003년 9월 주문식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비 350만원을 지원받은 뒤 이중 150만원을 학교측에 돌려주고 이후로도 수 차례에 걸쳐 연구비 일부를 학교측에 줬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최 교수와 장 교수가 교육부에서 지원받은 1850만원 중 400만원이 학교측으로 전달됐다는 것.

양심선언 교수들 "부당 대우 우려돼 반발 못해"...철저한 감사 촉구

사실상 학교측이 관행적으로 국고보조금을 빼돌렸다는 것이 교수협의회 주장이다. 이아무개 교수는 "당시 학교측 행태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대학이 시킨 일이기 때문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인환 교수협의회 의장은 "양심선언으로 밝혀진 사례는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의 경우일 뿐"이라면서 "비회원들까지 포함한다면 상당히 많은 국고보조금이 학교로 흘러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더 많은 불법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교수협의회 자체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교육부 감사에서 관련 의혹들이 모두 밝혀질 수 있도록 철저한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보건대학측은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교수들이 학교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대구보건대학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17일 낮 국고보조금 착복 의혹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대구보건대학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17일 낮 국고보조금 착복 의혹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대학측 "사실 확인 중...교수들이 자발적으로 했을 것"

대학 한 관계자는 "몇 년 전 일로 현재 학교측에서도 사실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실제 자료가 있다고 한 만큼 전혀 사실무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학교 사정이 어렵다 보니 일부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교수협의회측은 연구비뿐 아니라 계절학기 수업료 등 각종 수당도 학교측에서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해 학교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교수협의회측은 "지난 2002년 2학기부터 지난해 1학기까지 계절학기 강의료를 전혀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학 관계자는 "일부 수당의 미지급 사례는 있지만 교수들 동의를 얻어 교직원 친목회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대구경북 오마이뉴스> 바로가기→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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