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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흥국생명 정리해고 철회·노조탄압 중단' 촉구를 위한 공동기자회견문
ⓒ 권박효원
흥국생명 노동조합이 "사측이 흑자경영 와중에도 노조 간부 등을 대거 정리해고하고 나섰다"며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적인 투쟁에 예고하고 나섰다.

흥국생명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측은 매년 흑자를 기록하는 동안에도 '미래 경영여건 악화'를 이유로 정리해고를 강행한다"며 "이는 정리해고의 법적인 요건도 갖추지 못한 불법적 노동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 4일 노사가 참여한 구조조정회의에서 "1월 31일까지 24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이 중 16명은 모두 노동조합 전현직 간부였으며 노동조합 상근자인 부위원장과 홍보편집부장도 정리해고 대상에 포함됐다.

흥국생명은 정리해고 당시 노조와의 사전 협의는커녕 노동부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노동부에 신고하지 않아도 정리해고가 인정된 판례가 있다는 것"이 이유이다.

이에 앞서 흥국생명은 지난해 11월 사장의 담화문으로 구조조정을 발표하면서 217명에 대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는데 이 대상은 대부분 여직원과 조합원이었다고 한다. 또한 지난 9월에는 62명의 기술직 노동자들을 태광 리얼코라는 자회사의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전환했다.

"강제퇴직 이후 일손 부족으로 금융사고 우려"

흥국생명은 IMF 이후 이미 4차례 구조조정을 실시해 3400명 직원에서 500명 규모로 인원을 감축했다. 반면, IMF 이후 흥국생명의 흑자폭은 매년 증가해 98년 25억에 불과하던 당기순이익이 2003년 503억, 2004년 상반기 475억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6월 중앙 노동위원회 조정안 마련을 위한 교섭에서는 "앞으로 구조조정 계획이 전혀 없기 때문에 고용안정협약을 맺을 필요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 측은 "강제 퇴직 이후 일손 부족이 심각해 일부 지점장들은 자신의 돈으로 퇴직한 여직원을 아르바이트로 채용하고 있다"며 "언제 금융사고가 터질 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조합은 "노사관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오용일 전무이사는 이미 태광산업 노조 무력화를 이끌었던 인물이며 유석기 대표이사 역시 태광산업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왔다"며 "흥국생명의 막무가내식 노조탄압 관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사측은 그동안 임시조합원총회 참가자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조합활동을 방해해왔으며 2003년 파업기간에는 파업 참가 조합원을 강급·정직시키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아왔다.

이미 지난 2003년 노동조합은 이같은 사례를 평등권 침해 및 단체행동권 타압 등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바 있고, 같은 해 노동부에서도 흥국생명 사측의 부당노동행위가 심각하다며 이를 고소고발한 바 있다.

"정리해고 법적투쟁은 물론, 경영진 도덕성 문제도 알려나갈 것"

이날 노동조합 측은 회사 경영진의 도덕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노조는 "흥국생명 대주주인 태광산업 이호진 회장은 본인 및 가족계약 314억원을 흥국생명 임직원 명의 계약으로 체결해 각종 수당 17억 5400만원을 부당하게 횡령했고, 대주주 및 경영진은 한빛 아이앤비 인수과정에서는 125억원의 불법 신용대출로 8억 2800만원의 과징금을 물고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2년 종합검사를 통해 이호진 회장 등 경영진의 착복 비리를 밝혔고 이 회장은 업무상 배임죄로 검찰에 고발됐으나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되는 데에 그쳤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형철 흥국생명 노동조합 부위원장은 "그동안 장기파업 등 긴 투쟁으로 노조원들이 많이 지쳐있어 강경투쟁은 어려울 것"이라며 "정리해고에 대한 법정투쟁은 물론 대주주의 자격 문제를 제기하는 대국민 선전전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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