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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한 원희룡 최고위원.(자료사진)
상임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한 원희룡 최고위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원희룡, 마침내 마이크 잡다

회의장 문이 닫히기 직전, 원희룡 의원이 마침내 마이크를 잡았다. 원 의원은 "1분만 얘기하겠다"며 한일협정 문서공개에 따른 한나라당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오전회의에서 당 차원의 공식적인 언급이 없었다. 한일협정 문서공개를 통해 일제하 징용에서 피해를 받은 우리 국민들을 당시 정부가 어떻게 처리했는지 실상이 드러났다. 굴욕외교, 졸속외교였다. 과거사 논란을 떠나 국민의 피맺힌 한에 대해 한나라당이 풀어주고 가야한다. 일본정부에 대한 강력한 대면외교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당시 우리 정부가 개인배상청구권을 포기한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굴욕적인 외교가 선례로 남아서는 안된다.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원 의원의 말이 길어지자, 당직자는 회의장 문을 닫으며 남은 몇몇 기자들을 밖으로 밀쳐냈다.

원 의원은 사실 이날 한일협정 문서공개 파문과 관련해 가급적 나서지 않을 생각이었다. 원 의원의 지위가 박 대표 다음의 서열 2위 최고위원이지만, 그동안 한나라당에 불리한 돌출발언을 많이 해왔다. 이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터. 때문에 자신이 마이크를 잡기에 앞서 김덕룡 원내대표와 이성권 의원에게 발언을 권유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 이성권 의원은 "원 의원이 한일협정 관련해 입장을 정리했냐고 물었고,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정부 차원 대책을 정리한 것이 있어 보여줬더니 발언을 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원 의원의 문제의식이 높으니 직접 하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면서 원 의원과 이 의원 사이 오간 긴박한 손짓과 눈짓의 의미는 바로 그것이었다.

박근혜 대표 "역사적 평가와 법률적 문제 분리해야"

ⓒ오마이뉴스 이종호
17일 한일협정문서가 공개되면서 이에 관한 정치권의 반응은 한나라당, 그 중에서도 박근혜 대표에게 쏠렸다.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과오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박 대표는 민생현장 탐방차 강원도 탄광촌에 있었고, 한나라당 대변인실에서도 박 대표의 코멘트를 전달하지 않았다.

이후 언론의 관심은 18일 오전 상임운영위회의에서 나올 박 대표의 발언이었지만, 박 대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진 운영위원회의에서 원희룡 의원이 공식 제기했고, 원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박 대표는 짤막하게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전여옥 대변인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 문제는 외교적, 법률적, 역사적 문제가 얽혀 있다"며 "역사적 문제는 역사학자가 풀어야 하고, 법률적 문제는 정부가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그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밝혔다.

전 대변인은 "개인의 배상청구권을 정부가 도맡았고, 북한 것도 대신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법률적인 문제와 일본의 추가 배상책임까지 정부 차원에서 공정하고 균형적 감각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의 여야 합의로 '한일협정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여옥 대변인은 "(박 대표가) 굳이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당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향을 비췄다"고 밝혔다.

19일 예정된 신년기자회견에서 박 대표가 이와 관련,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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