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가시오가피 100만주를 재배하고 있는 함박재 농장  강훈구 사장
가시오가피 100만주를 재배하고 있는 함박재 농장 강훈구 사장 ⓒ 윤형권
‘시베리아의 인삼(Acanthopanax senticosus)’이라고 불리는 가시오가피(가시오갈피)를 25년간 길러온 집념의 한 노인이 2004년 신지식임업인으로 선정되었다.

충남 논산시 채운면에서 ㈜한국자연과학을 경영하고 있는 강훈구(73) 사장은 지난 1982년부터 가시오가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연무읍 소룡리에 위치한 34ha의 함박재 농장에는 현재 100만주 정도의 가시오가피가 심겨져 있다.

산림청에서는 해마다 임업분야에서 ‘창의성과 벤처정신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산업화에 공헌한 임업인’을 신지식임업인으로 선정하고 있다.

강 사장이 2004년도 신지식임업인으로 선정된 인정내역은 다음과 같다.

▲멸종위기에 처한 가시오가피 나무를 뿌리 나누기 방법으로 개량재배 성공
▲가시오가피의 생태 및 재배 육성에 대해 농임업인을 대상으로 설명회 개최
▲저술활동 및 언론매체를 통해 일반인에게 가시오갈피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전달과 특산물화


강 사장의 함박재 가시오가피 농장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대규모다. 해외에서 소문을 듣고 함박재 농장을 방문하는 사람마다 '가시오가피를 이렇게 대규모로 재배하는 곳을 이곳이 처음'이라며 깜짝 놀란다는 것이다.

이미 유럽과 러시아, 중국, 일본 등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가시오가피 집단재배 연구를 하고 있으나 100만주 정도로 재배하는 경우가 드물다.

지난 2002년에 중국 흑룡강성에서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100만주 재배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대대적으로 나간 경우가 있지만, 강훈구 사장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집단재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강 사장은 가시오가피를 재배만 하다가 지난 2000년부터는 가시오가피의 뿌리와 껍질, 잎, 열매 등을 발효 후 액상 추출하여 판매하고 있다. 강 사장의 가시오가피 액상추출 방법은 ‘충남 향토지적재산’에 선정되어 지난 1월 4일 특허를 받기도 했다.

2003년도 한 해 매출액이 6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강 사장은 함박재 가시오가피 대량재배의 성공 비결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신념을 갖고 인내하며 꾸준한 연구와 광범위한 정보습득
▲빨리 돈을 벌겠다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친환경농법을 고집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강훈구 사장의 함박재 농장과 가시오가피
강훈구 사장의 함박재 농장과 가시오가피 ⓒ 윤형권
“가시오가피는 재배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본 북해도에서는 이미 40여 년 전부터 대대적으로 연구했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시오가피에 대한 연구는 구 소련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이미 그 효능은 수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증명한 바 있습니다.

인삼의 효능과 유사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인삼보다 뛰어난 부분도 있음을 알았습니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소련 선수들의 놀라운 기록향상 비결이 가시오가피임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시오가피 재배에 확신을 갖고 국내외 논문을 수집하여 연구하면서 심기 시작했습니다”며 재배 동기를 설명한다.

강 사장은 함박재 농장을 시작하기 전인 80년대 초반에 정선의 심마니들을 고용하여 백두대간을 샅샅이 뒤지며 가시오가피 자생지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가시오가피의 재배는 꿈도 꾸지 못할 때인지라 재배 기술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해외에서도 재배에 성공했다는 자료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전국의 산을 다니며 얻은 결과를 토대로 농장에다 가시오가피를 재배하면서 연구를 거듭했다.

강 사장은 “가시오가피는 인삼과 비슷한 배수가 잘되는 북향이나 서북향인 곳이라야 하고, 대나무와 같은 뿌리로 번식하는데 6월 20일 전후로 한번만 전지를 해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말이 재배지 자연 상태로 그냥 놔두는 것입니다. 화학비료나 화학농약을 일절 주지 않습니다. 가시오가피를 심기 전에 먼저 두충나무를 심어 그늘을 형성하여 주는 방법을 얻어냈습니다”라며 꼼꼼한 연구로 집단재배에 성공한 비결을 알려준다.

73세의 나이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강훈구 사장은 지금도 가시오가피 연구에 여념이 없다. 강 사장의 사무실은 마치 대학의 연구실과 같다. 오가피에 대한 외국의 서적이나 논문 등이 책꽂이에 빽빽하다. 매월 7~8종의 가시오가피와 관련한 해외잡지를 받아보고 있다.

“가시오가피로 인류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18년 동안 재배만 하면서 기다린 보람이 오늘날 이렇게 다가왔다”며 그동안 가시오가피에 대한 연구를 회고했다.

자연으로부터 건강을 추구하는 집념의 강훈구 사장은 인터넷으로 해외논문을 손수 검색하며 각국의 가시오가피 권위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연구 활동과 재배를 하고 있는 73세의 ‘신지식임업인’이다.

가시오가피에 대해

오가피나무 종류중의 하나. ‘가시오갈피’라고도 한다.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키는 3~4m정도이고, 나무 아랫부분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번식은 대나무와 같은 번식방법인 뿌리 나누기로 한다. 잎은 어긋나는데 3~5장의 잔잎이 손바닥모양으로 배열되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나 있다. 8~9월에 자주색 꽃이 피는데 꽃잎은 5장이고 꽃받침 겉에 털이 있다. 열매는 10월에 열리는데 검은색을 띤다.

주로 극동아시아에 자생하는데, 인공재배하기가 어렵다. 뿌리와 껍질, 열매 등은 한방에서 진통, 진정, 강정, 강심, 피로회복 작용이 있고 특히 조절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소련의 운동선수들과 우주인들이 복용하게 되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인삼의 효능과 비슷하거나 어떤 면에서는 인삼보다 뛰어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 브리태니커 사전 참고 윤형권 정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