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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해결 돈이 보인다'
SBS의 '해결 돈이 보인다' ⓒ SBS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선사하는 감동은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이 복권 대박을 맞았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에 나타나는 감정 변화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전문가 등이 참여해 새롭게 단장되는 가게. 대박집이 전수하는 비법, 그리고 방송사의 홍보. '쪽박집'의 한 시간 성공 스토리는 방송사가 마련한 이 선물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식당에 달린,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방에서 살고 있는 이 프로그램 의뢰인과 비슷한 소득수준의 서민들이 이 선물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을까. 방송사가 모든 가게를 살릴 수 있다면 어떠한 비난도 빗겨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은가.

결국 폐업 직전의 가게라도 업주가 노력을 한다면 '쪽박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시청자에게 주는 게 이 프로그램의 메시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 희망의 내용은 이 프로그램의 진정성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의뢰인의 실패는 나태한 업주의 경쟁력 부족으로 주로 그려진다. 사회적인 시선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성공비법 전수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이 프로그램이 밝히는 경제적 약자, 곧 서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자는 것과 상충된다. 오히려 약육강식 논리를 전파할 뿐이다.

최근 성공신화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0대 90의 사회로 양극화하는 우리 사회에서 성공신화는 대다수 소수자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할 뿐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정감 있는 프로그램을 새해에는 좀 더 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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