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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증자 참여 여부를 놓고 채권단과 LG그룹간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LG카드 노동조합(위원장 황원섭)의 움직임도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28일 LG카드 노조는 이번 사태를 채권단과 LG그룹간 '책임 떠넘기기'로 규정하고 내주부터 강도 높은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조는 현재 채권단과 LG그룹이 LG카드를 청산할 뜻도 없으면서 증자 과정에서 서로 상대방에게 더 많은 비용 부담을 떠넘기기 위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쪽의 줄다리기 과정에서 LG카드의 신인도가 하락하고, 고객들의 불안감이 가중돼 결과적으로 LG카드와 임직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채권단과 LG그룹 양측을 모두 비난하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황원섭 위원장은 "결과적으로 채권단과 LG그룹이 노동자의 생존권을 담보로 해서 돈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양측이 조속한 시일 내에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내달 초부터 대규모 시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카드 노조 조합원 150명은 28일 오후 2시께 여의도 마포대교 옆 LG그룹 본사 건물 로비와 주차장을 기습 점거한 뒤 출자전환 이행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그룹 책임자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오후 3시께 황원섭 위원장과 LG그룹 고문변호사인 이정명 상무의 면담이 이뤄지고, 노조 대표단의 입장 전달이 끝나자 오후 3시45분께 시위를 마치고 자진 해산했다.

LG카드 노조는 내주초 LG카드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앞에서도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노조는 채권단과 LG그룹간 줄다리기가 계속될 경우, 1월초부터는 집단 휴가를 내고 출근을 거부하는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이대로 사태가 지속될 경우 내년 초에는 집단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며 "1차로는 집단 휴가를 제출하고, 그래도 안되면 우리 손으로 회사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LG카드노조가 28일 발표한 성명 전문.

LG그룹과 채권단은 LG카드 노동자의 생사를 걸고 벌이는 도박 놀음을 즉각 중단하라!

지난 11월 말부터 시작된 채권단과 LG그룹의 출자전환 도박놀음에 LG카드 노동자의 마음은 핏빛으로 멍들고 있다. 유동성 위기 이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지켜온 우수고객과 수익기반이 '청산' 한마디에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현실이 진정 LG카드 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인가?

채권단은 '청산'을 협상용 카드로 쓰지 말라! LG카드에 얼마나 많은 국민과 서민경제와 가맹점이 연결되어 있으며, 그 파국의 결과가 어떨지 누구보다 잘 아는 자들이 어떻게 '청산'을 바닥패로 깔고 협상에 임하는가? 채권단이 진정 LG카드를 살리고자 한다면 쓰지도 않을 패를 미리 꺼내들고 온 사방을 위협하는 협상행태는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

LG그룹은 더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 말 바꾸기를 계속하는 LG그룹의 작태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출자전환에 긍정적으로 참여하겠다는 22일의 그룹 발표는 23일 거행된 전 조합원의 결의대회에서 예상되는 조합원의 강력한 투쟁 강도를 희석하려는 의도로 내뱉은 말인가?

LG그룹은 더이상 LG카드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말라. 그룹이 원하는 수준을 명확히 밝히고 협상의 자리에 정정당당하게 나서라.

조속한 시일 내에 출자전환의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LG카드 노동조합은 최후의 중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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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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