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남 양산시의 위생업소 실태를 보면 유흥주점 218,단란주점 99,다방 124,안마시술소 3개소 등과 퇴폐 이발소까지 합치면 성매매가 일어나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곳은 500여 곳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성매매 특별법 이후 집창촌은 나름대로 단속의 실효성을 거두고 있는 듯하지만 룸살롱 등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성매매에 대한 단속실적은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다. 본보 특별취재팀에 의해 양산지역의 룸살롱의 성매매 실태는 여전히 음성적으로 성업 중이라는 지난 호 기사가 나간 후 룸살롱에 근무하는 한 여성이 자신들이 성매매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기자에게 털어 놓았다.

  기자와 인터뷰를 자청한 김은미(가명,24세)씨는 현재 북부동의 한 룸살롱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미씨는 3년 전 카드 빚 300만원을 갚기 위해 친구소개로 룸살롱에 취업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전주-대부분 고리대금업 종사자를 전주라 부르고 있다-에게 받은 선불금 500만원은 3년이 지난 현재 다른 카드빚과 함께 1500만원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겉으로는 자발적이고 고소득을 올릴 것 같은 룸살롱 여성 종사자 대부분이 돈을 벌기는커녕 빚이 늘어나는 것은 업주와 전주로 이어지는 착취구조가 견고하기 때문이며,이것이 곧 성매매에서 벗어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속칭 전주는 처음 업소에 취업하는 여성 종사자들에게 업소 주인이나 친구가 보증을 서는 조건으로 선불금을 지불한다. 선불금에 대한 이자는 매달 6부를 지불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할을 지불했으나 그나마 나아진 상태라고 했다. 여기서부터 착취의 구조가 시작된다.

 김은미씨에 따르면 양산의 경우 업소 종사자들이 한 테이블에서 손님에게 받을 수 있는 봉사료(팁)는 7만원 정도다. 업소 주인은 이 팁에 특소세 명목과 카드수수료, 외상에 대한 부담 등을 들어 20%를 제하고 5만4천원을 업소 종사자에게 지불한다. 현금으로 결제된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속칭 2차라고 불리는 성매매에서도 업소주인은 같은 명목으로 20%를 제하고 나머지를 여성들에게 지불해 세금과 위험부담까지도 업소종사자 들에게 떠맡기는 셈이다. 이쯤 되면 룸살롱 업주가 성매매 알선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은 거짓이라는 것이 증명된다. 이 정도의 착취구조는 별것 아니다. 게다가 하루 결근 벌금이 통상 20만원, 여기에 지각비까지 포함하면 정작 업소종사자들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옷값, 화장품 구입비, 미용실이용 등으로 씀씀이가 많은 여성들은 또 다시 빚을 얻어야 하는 악순환으로 자유롭게 업소를 옮길 수도 없는 ‘신종노예’가 되는 것이다. 김은미씨는 “빚이 1000만원쯤 되면 이 계통에서 도저히 벗어나질 못합니다. 전업을 하고 싶어도 선불금이 족쇄가 되어서 도저히 벗어날 길어 없어요”라고 말했다. 김은미씨는 “처음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우리들의 선택도 문제가 있지만 지각하면 지각비,결근하면 결근비 등 각종 벌금을 매기고 빚을 더하는 착취구조가 존재하는 한 최대 수익원인 성매매의 유혹은 떨쳐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양산에서도 성매매는 이루어지고 있다.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음성적 거래를 통해 성매매는 분명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탈성매매자에 대한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체적 대안도 없이 급하게 시행한 성매매특별법이 올 한해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단군 이래 처음이라는 성매매 종사자들의 집단 시위도 있었다.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임하고 있다는 이들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성산업의 착취구조가 존재하는 한, 남성들의 성에 대한 이중적 잣대가 남아 있는 한 탈성매매의 길은 요원하기만 할 것이다.

 음성적 성매매에 대한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의지도 살아있어야 하겠지만 성산업에 유입되는 여성들을 방지하기위한 근본적인 대안도 깊이 고민해야할 시기인 것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