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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남는거 없으세요? 네?"
"또 틀렸어! 어떻게 해! 진짜~"
"혹시 풀 없어요? 풀."

인쇄해 온 이력서에서 틀린 글자를 발견하고 울상이 된다. 당장 프린트할 길이 없어 이력서를 찾아다닌다. 어렵게 한 장을 구하지만 또 틀리고 만다. 세 번이나 반복하다 완성하고 가장 잘 나온 증명사진을 찾아 이력서에 깔끔하게 붙인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줄을 선다.

'정말 나를 마음에 들어 할까?'

15일 오후 올해 마지막 부산광역권 채용박람회가 열리는 부산시청 1층. 구직자 2500여 명은 이날 직장을 얻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업체 70여 개가 현장면접을 보는 부스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면접이 5분만에 끝나는 사람도 있고 20분 넘게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이도 있다. 뒤에서 기다리는 구직자들은 앞에서 면접을 길게 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불안하기만 하다. 누가 인사담당자의 명함이라도 받는 모습을 보면 자신은 기회를 놓쳐버린 기분까지 든다.

면접을 많이 보다보니 대신 줄을 서주는 풍경까지 보인다. 이날 면접을 본 김진미(24)씨는 "남자친구가 도와줘서 여러 군데 면접을 볼 수 있었다"며 "다들 어렵다고 해서 기대는 하지 않지만 포기하면 그 순간 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1시간 넘게 기다려 면접을 봤다는 정완규(27)씨는 "취업이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더라"며 "여러 군데 이력서를 넣고 있지만 그 일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의문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행사 관계자는 "오늘 3백명 정도 구인을 할 예정이었으나 180여명 정도만 취업이 될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 채용박람회가 열리는 장소 중 하나인 대회의실. 엉켜버린 줄 사이로 현장면접을 기다린다.
ⓒ 김수원

▲ "내가 일할 곳이 있나?" 70여개 참가업체의 구직현황을 주의깊게 보고.
ⓒ 김수원

▲ 이력서를 쓰고 고치고 또 쓰지만 자꾸 남들보다 부족하다는 생각만 든다.
ⓒ 김수원

▲ 언제 올지 모르는 답답한 시간. "저기요. 뭐 물어보던가요?" 미리 면접을 본 사람들에게 정보를 얻고.
ⓒ 김수원

▲ 인사담당자는 이력서를 보고 영어로 몇 가지 질문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닦은 영어실력을 멋지게 선보이리라 다짐하지만 긴장때문에 말은 자꾸 헛나오고 만다. '이게 아닌데 . . .'
ⓒ 김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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