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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이 서울에만 있다는 편견은 버려주세요. 전라남도에도 독립문이 있답니다.
독립문이 서울에만 있다는 편견은 버려주세요. 전라남도에도 독립문이 있답니다. ⓒ 박미경

서재필 선생 기념공원에 들르면 제일 먼저 독립문의 웅장한 모습과 서재필 선생 동상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독립문은 지난 1998년 서울에 있는 독립문과 같은 설계도를 이용해 건립됐습니다. 서재필 선생 동상을 본 둘째 강혁이는 "엄마, 저 아저씨가 신문 만든 아저씨야"라고 말하더군요. "우와 강혁이가 어떻게 알아?"라고 물으니 어린이집에서 견학왔을 때 선생님이 가르쳐주셨다고 말합니다.

역시 어린이집에 다니더니 뭔가 배워오긴 하는군. 한편 대견하고 기특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휴일이라 기념관 문이 닫혀져 있어 안을 볼 수는 없었지만 기념관 옆에 원앙이며 물오리, 닭 등 갖가지 조류들이 우리 안에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 안에 있는 동물들의 모습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닭들도 요즘은 개성시대랍니다. 이런 닭 보셨어요?
닭들도 요즘은 개성시대랍니다. 이런 닭 보셨어요? ⓒ 박미경

"엄마, 저것도 닭이야?"
"응, 닭 맞아, 아니 닭인가? 그래 닭 맞다."

우리가 흔히 보던 닭이 아닌 신기한 생김새의 닭을 보곤 아이들의 표정이 묘해졌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닭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보통의 닭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들을 하고 있었거든요.

푸들 같기도 한 녀석들부터 바람돌이 소닉같은 모양을 한 녀석, 폭탄을 맞은 듯 털이 바람에 날리는 녀석들까지 신기한 생김새를 가진 닭들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한동안 동물우리 곁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조각공원의 한 작품앞에서 아빠랑 찰칵!!!
조각공원의 한 작품앞에서 아빠랑 찰칵!!! ⓒ 박미경

기념관 주변을 둘러보고 커다란 아치 모양의 육교를 건너 조각공원으로 갔습니다. 갖가지 모양의 조각들이 넓은 잔디공원 안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조각들을 만져보고 조각들 주위를 뛰어다니면서 신기해 어쩔줄 몰라하더군요. 우리가 사는 지역은 수도권이나 대도시와 달라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기 힘든 편인데 참 잘 꾸며놓았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공원안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만져보고 주위를 돌더니 공원 가운데 자리잡은 연못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어른 팔뚝 굵기만한 잉어들이 인기척을 느끼고는 사람 주위로 몰려들었습니다. 행여 과자부스러기나 먹이를 먹을수 있을까 싶어서겠지요.

시제를 모신곳에서 바라본 주암호의 모습입니다. 아름답죠?
시제를 모신곳에서 바라본 주암호의 모습입니다. 아름답죠? ⓒ 박미경

준비해온 먹이가 없어 아무것도 주지 못하고 그냥 꼬리를 흔들며 헤엄치는 모습만 보자니 잉어들한테 괜히 미안해졌습니다. 아이들과 다음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도시락 싸들고 돗자리 가지고 잉어들이 먹을 먹이를 준비해 다시 오기로 약속하고 기념공원을 떠나왔습니다.

사람들이 지방에 살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중의 하나가 문화적인 소외감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높여주기 위해 전시회나 공연을 보러 다니기엔 주변 여건이 영 탐탁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면 아이들과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많은 곳 또한 지방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대형공연이 잘 열리지 않아도 대도시같은 문화혜택을 누리지는 못해도 조금만 움직이면 산과 강을 벗해 아이들과 문화체험을 떠날 수 있는 곳이 많은 것이 우리가 사는 전라남도 지방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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