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언제 보아도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남산자락
언제 보아도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남산자락 ⓒ 김형태

남산의 품안에서 씩씩하게 호흡하는 나무들
남산의 품안에서 씩씩하게 호흡하는 나무들 ⓒ 김형태
산은 언제 보아도 말이 없고 늘 푸릅니다. 남산은 마치 병아리를 품에 안은 어미닭처럼 보였습니다. 강한 생명력으로 서울 도심을 지키고 있는 남산, 산은 어머니 같은 존재입니다.

남산과 케이블카 그리고 넉넉한 웃음을 보이는 햇빛
남산과 케이블카 그리고 넉넉한 웃음을 보이는 햇빛 ⓒ 김형태
허리도 굽고 다리가 다소 불편한 어머니를 위해 케이블카를 이용하였습니다. 케이블카를 타니 꼭 어렸을 적 어머니 등에 업힌 기분입니다.

어머니 등에 업혀 칭얼대던 아들이 어느덧 장성하여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여름처럼 기운이 무성하던 어머니는 가을산처럼 늙으셨고 키도 더 작아진 느낌입니다. 이제 아들이 어머니를 업어드려야 합니다.

봉수대. 부모는 과연 봉수대와 같은 존재인가?
봉수대. 부모는 과연 봉수대와 같은 존재인가? ⓒ 김형태
한 때는 봉수대가 긴요한 연락체계이던 시절이 있었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과거를 추억하는 유물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긴요한 연락체계 수단인 휴대전화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유물이 되겠지요?

어머니 살아 계실 때 조금이라도 더 당신의 호흡을 느끼고, 얼굴도 좀더 많이 보아두어야겠습니다.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듯 언젠가는 사진을 보며 어머니를 추억하는 날이 올 테니까요.

남산 위에 자리잡은 팔각정. 어머니는 한옥을 닮았습니다. 팔각정에 기대어 사는 비둘기들과 비둘기를 닮은 아이들
남산 위에 자리잡은 팔각정. 어머니는 한옥을 닮았습니다. 팔각정에 기대어 사는 비둘기들과 비둘기를 닮은 아이들 ⓒ 김형태
어머니는 한옥을 닮았습니다. 자식들은 아무래도 현대식 건물에 가깝습니다. 한옥 있던 자리에 다들 '나 잘 낫다'고 우뚝우뚝 일어선 서울 시내 빌딩들. 그래 보았자 이 남산 팔각정 아래입니다.

우뚝 선 서울타워. 어쩌다 부모가 자식을 올려다보는 세상이 되었을까요?
우뚝 선 서울타워. 어쩌다 부모가 자식을 올려다보는 세상이 되었을까요? ⓒ 김형태

팔각정과 서울타워 그리고 하늘과 나무의 조화. 전통과 현대 그리고 세대 간에도 이렇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팔각정과 서울타워 그리고 하늘과 나무의 조화. 전통과 현대 그리고 세대 간에도 이렇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김형태
제 눈에는 하늘을 찌르듯 곧추 선 서울타워도 팔각정보다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하늘과 같아서 그 길이를 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남산의 소나무와 어머니. 알고보면 소나무와 어머니는 닮은꼴입니다.
남산의 소나무와 어머니. 알고보면 소나무와 어머니는 닮은꼴입니다. ⓒ 김형태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갑자기 애국가의 한 소절이 생각났습니다. 소나무 역시 어머니와 같은 존재입니다. 상록수와 같은 어머니, 어머니의 사랑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남산 위의 소나무가 수도 서울과 대한민국의 풍상을 몸으로 겪으며 지켜보았듯이 어머니도 늘 푸르름을 간직한 채 6남매의 성장과정과 우여곡절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발을 굴러 솜사탕을 만드는 아주머니. 솜사탕을 보니 어린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요.
발을 굴러 솜사탕을 만드는 아주머니. 솜사탕을 보니 어린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요. ⓒ 김형태
발로 굴러서 솜사탕을 만드는 광경을 보니, 마치 옛날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사주신 솜사탕은 정말 꿀맛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맛이 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번이라도 좋으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어머니께 솜사탕 사달라고 어리광을 부리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꽃보다 아름다운 남산 단풍. 이렇게 곱게 늙을수만 있다면.
꽃보다 아름다운 남산 단풍. 이렇게 곱게 늙을수만 있다면. ⓒ 김형태
"젊은 여인은 아름답다. 그러나 나이 든 여인은 더욱 아름답다"고 노래한 어느 미국 시인의 시구가 생각났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새싹도 아름답고 꽃도 아름답지만 마지막을 곱게 물들인 단풍은 또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세상 어머니들은 단풍과 같아서 보면 볼수록 아름다움이 묻어납니다. 아니 뚝뚝 떨어집니다.

단풍과 어머니를 보며 나도 '단풍처럼, 학처럼 곱게 늙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해 봅니다.

- 2부 <한옥마을> 편이 계속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