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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전역에서 철새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어 개체수가 해마다 크게 격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충남 서산시 시문화회관에서 열린 '2004서산천수만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국내외 학자들은 "70년대 이후 한국은 국토를 생태학적 계획에 입각해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보전 관리하기 보다, 효율적인 국토 이용을 위한 개발을 추진했다. 그 결과 산림녹지와 습지, 갯벌 등이 줄어들면서 생태계가 파괴, 생물 다양성이 급속하게 감소되고 생태계가 단절되는 등 환경이 열악해졌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자연환경 파괴와 함께 야생동식물의 남획·밀렵 그리고 외래 생물 종의 무분별한 도입으로 생태계가 교란, 균형이 무너진데다 먹이사슬의 이상으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제에 나선 이유억 연구원(환경부)은 "2002∼2003년 월동기에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19개 소에 대해 철새 도래 서식을 조사한 결과, 모두 109종 67만여 마리가 관측됐으나 대부분이 가창오리와 청둥오리와 같은 수면성 오리가 대부분으로 나타나 종 다양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철새 전문가 이해순씨(농업)는 "천수만 지역의 경우, 철새들이 수확이 끝난 논의 볏짚을 뒤져 알곡을 먹고 볏짚 밑에서 자라는 풀뿌리 등을 먹고 사는데, 농민들이 볏짚을 소 사료용으로 판매해 수거해 가거나 태우며 혹, 볏짚이 있는 채로 논바닥을 갈아 엎고 있다"며 "볏짚은 겨울 철새들의 먹이원인데다 논 표면의 수분증발을 막아주고 미꾸라지나 곤충들이 월동하기에 좋은 조건을 만들어 준다. 그런데 이것을 아예 치워버리는 통에 먹이 부족으로 철새의 개체수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박중록 연구원(습지와 새들의 친구)은 "낙동강 하구는 1987년 하구둑이 건설되기 전에는 1만2536ha의 광대한 면적에다 시원한 여름, 겨울에도 잘 얼지 않는 따뜻한 기후 조건, 퇴적 작용으로 이루어진 비옥한 삼각주, 넓은 갯벌과 썰물 때 드러나는 광활한 갯벌과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지리적 이점 등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200여만 마리가 넘는 철새가 도래하는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였다. 그러나 1990년 서부산권 개발계획 추진 이후 도래하는 철새가 20여만 마리가 약간 넘어 개발 이전에 비해 10∼20% 수준에 머물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마사유키 쿠레치 의장(국제 오리기러기워킹그룹)은 "일본에도 습지가 많았으나 지난 100여년간 40% 정도가 사라지고 논으로 탈바꿈하는 바람에 오리 기러기류를 포함한 물새들에게 적합한 서식지가 되지 못하고 있는데 한국도 그런 전철을 밟고 있다"며 "자연에 거슬리지 않는 개발을 해야 사람도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충고했다.

이그나시리뽈씨(스페인조류학회 에브로텔타지부 매니저)는 "스페인에서 중요 조류구역 중 하나인 '에브로 강 삼각주는 자연공원과 조류특별보호구역, 람사협략습지 등으로 지정, 보호돼 철새 천국으로 변한 것과 인근지역 농민들에게 농약과 비료의 사용을 가급적 절제하는 유기농 정책을 귄유, 사람과 새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 사례들을 천수만 지역에도 접목할 필요가 있다. 개발영농이 계속될 경우 철새 서식환경이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말콤콜터 위원장(국제자연연맹 황새, 따오기 저어새 전문위원회)은 "한국에서 습지와 논이 점차 줄어들면서 철새들이 먹이를 구하기가 어렵게 돼 이대로 방치할 경우 철새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태 철새전문가(서산여고 교사)는 "줄어드는 철새를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는 방법은 '미수확물 존치-볏짚 존치 사업으로 대체' '볏짚존치를 전국적으로 실시' '밀보리 재배와 볏짚존치사업병행' '무논조성- 대규모로 하되 가창오리와 흑꼬리도요의 도래시기에 맞춰 9월 말에 물을 대서 이듬해 5월 말까지 유지' '먹이를 인위적으로 공급'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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