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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 한 조용한 바닷가 거북의 형상을 한 바위가 바다를 향하고 있다.
보성군 한 조용한 바닷가 거북의 형상을 한 바위가 바다를 향하고 있다. ⓒ 서정일
자연의 오묘한 조각에 의해 만들어진 거북바위. 그러나 이 거북바위가 있는 지역은 관광지가 아니다. 그 위에 묘비까지 세워진 개인 묘지인 것이다. 그러나 묘를 만들기 위해 바위에 인위적인 작업을 했다거나 하는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천연미를 고스란히 갖춘 특이한 묘라 할 수 있다.

사실 개인 묘지가 아니었다면, 인근의 명소가 되었을 법하다. 그만큼 거북의 형상을 꼭 닮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저런 신비로운 바위 위에 묘가 자리하게 된 걸까? 옛부터 바위 위에 집이나 무덤을 만들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는데….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거북바위는 다름아닌 개인의 묘
거북바위는 다름아닌 개인의 묘 ⓒ 서정일
"처음엔 원래 묘지 한 봉이었는데 나중에 근처의 묘를 이장해서 지금은 두 봉입니다. 자손들이 참 효자지요. 시간 날 때마다 찾아와 묘를 손질하고 보살핍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자손들을 대신해 묘를 짬짬히 관리하고 있다는 이 마을에 사는 김모씨는 지극 정성을 다하는 후손들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그러나 마을 몇 분을 만나 물어봤는데도 더 이상의 이야기는 들을 수가 없었다. 개인 묘에 관한 것이었기에 그 누구도 쉽게 말문을 열려들지 않았기 때문. 그저 잘 모른다는 얘기와 개인 땅이라는 얘기만을 들려줄 뿐이었다. 궁금하기도 하고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으리란 건 확실했지만 기자수첩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묘 주인에게 취재를 요청한다는 메모만을 김씨에게 전해주면서….

거북바위 주위엔 밭과 집이 있으며 거북이 등엔 묘가 자리하고 있다.
거북바위 주위엔 밭과 집이 있으며 거북이 등엔 묘가 자리하고 있다. ⓒ 서정일
어찌되었든 큰 모험이었을 것이다. 큰 화를 입을지도 모르고, 특히한 바위였기에 마을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낚시꾼들만이 찾는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이런 특이한 거북바위가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 위에 묘가 있다는 사실은 더욱 흥미를 끌었다.

묘 관리를 하고 있는 김씨가 "거북바위 묘를 쓰고 난 뒤 자손들이 하는 일마다 잘 된다"고 말한 것을 보면, 행운을 가져다 준 묘인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묘 주인에게 하루라도 빨리 깊은 사연을 듣고 싶은 건 나만이 갖는 욕심이 아닐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을 기약하며 마을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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