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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로 만든 옷을 입은 시민들이 대구시장 앞에 쓰레기를 쏟아부었다.
쓰레기로 만든 옷을 입은 시민들이 대구시장 앞에 쓰레기를 쏟아부었다. ⓒ 허미옥
"쓰레기 막 버리기 좋은 도시, 대구광역시"
"더 이상 공권력으로 주민의 환경권까지 짓밟지 마라"

대구지역 시민단체는 30일 달성군 위생쓰레기 매립장 확장, 연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지난 29일까지 매립장 진입로를 5일째 막고 있던 가운데 열린 관계기관장 대책회의에서 조해녕 대구시장이 "시민이 불편하지 시장인 나는 불편할 게 없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오전 10시,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지역 시민단체 회원들 10여 명은 쓰레기를 담는 포대로 만든 옷을 입고 대구시청 앞에 모였다. 이들은 빗자루와 길거리에 쌓여있던 쓰레기 봉투 그리고 "눈 멀고, 귀 막은 대구시장이 쓰레기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가?",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도 하나도 불편하지 않은 대구시장", "쓰레기가 철철 넘쳐도 불편하지 않은 도시 대구시장이 함께 합니다" 등이 쓰여진 피켓을 들고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10월 30일(토) 오전 대구시청 앞
10월 30일(토) 오전 대구시청 앞 ⓒ 허미옥
대구환경운동연합 구태우 부장은 "대구 시장은 대구에서 발행하는 폐기물 처리의 최고 책임자다"라며 "매립장 확장 반대 주민들의 고통이나 시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에 대해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한 채 막말을 하는 것은 시장으로서 직무유기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쓰레기 문제로 6일 동안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대구시민들의 아픔이나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시장이라면, 조용히 쓰레기 없는 곳으로 떠나라"라며 "대구시 슬로건을'쓰레기 막 버리기 좋은 도시, 대구광역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퍼포먼스에서 이들은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 봉투를 들고 와 직접 재활용과 매립용을 따로 분리하기도 했다. 20리터 3봉투를 뜯어 캔, 병류와 종이류 그리고 매립용 쓰레기를 따로 분리한 결과, 종량제 봉투에 들어갈 분량은 처음 쓰레기 양의 30%도 채 되지 않았다.

계명대 실습생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다
계명대 실습생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다 ⓒ 허미옥
이번 퍼포먼스에는 계명대에서 '시민사회와 시민운동' 수업을 수강하며 시민단체에 실습을 나온 학생 7명도 함께 했다.

김동명(계명대 법대 4)군은 "TV에서 볼 때는 무관심하게 봤는데, 잠깐의 경험이었지만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정성훈(계명대 사회학과 4)군은 "예전에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 활동을 인테넷에서 잠깐 봤는데, 직접 현장에서 경험해보니 색다른 느낌이었다"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에서도 이날 논평을 발표하고 "대구시민은 조해녕 시장 때문에 불편하다"라며 시민들을 대표하는 공직자의 기본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퍼포먼스에 참가한 대구지역시민단체 회원들은 "2차 공권력 투입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는 절대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라며 "대구시는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주민과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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