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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8일 열린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국회의원 초청 간담회 결과 보고서. 이달 8일 상근 부회장의 결재를 받았고 이날 행사 비용으로 총 350여만원이 지출된 것으로 나와있다.
지난 8월 18일 열린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국회의원 초청 간담회 결과 보고서. 이달 8일 상근 부회장의 결재를 받았고 이날 행사 비용으로 총 350여만원이 지출된 것으로 나와있다. ⓒ 이승훈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협회의 행사 결과보고 기안문서와 지출 결의서에 따르면 이날 만찬은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음식점에서 열렸고 식사비로는 244만4000원이 지출됐다. 또 이해봉 의원과 서상기 의원에게 교통비 형식으로 건넬 100만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도 구입했다. 이날 소요된 총 금액은 기타비용을 합쳐 총 353만2000원.

다음은 이날 간담회 결과 보고서와 지출 결의서의 일부다.

5. 소요금액
- 식대 : 2,444,000원
- 거마비 : 500,000원 ×2인 = 1,000,000원
- 기타비용 : 92,000원
- 합계 : 3,532,000원


전결권을 가지고 있는 협회 상근부회장의 결재까지 끝난 이들 문서에는 두 의원에게 100만원이 교통비(거마비)조로 지출된 것으로 나와 있다. 이 문서들은 행사가 끝나고 일주일이 지난 8월 25일에 작성돼 이달 8일 상근부회장의 결재를 받았다.

그러나 이해봉 의원 측은 "협회 측에서 (거마비를)주려는 것을 사양했다"고 밝혔다. 서상기 의원 측도 상품권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날 행사 참여한 두 의원 "상품권 받은 일 없다"

또 다른 당사자인 김동억 협회 상근부회장은 행사 결과보고서에 결재 사인을 한지 불과 6일 후인 지난 1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날 밥값은 좀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외의 것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19일 기자가 직접 협회를 찾아 결과보고 기안지를 제시하며 확인을 요구하자 말을 바꿨다. 그는 "보통 초청 간담회를 하면 참석자들에게 수고비나 교통비로 선물을 준비하곤 한다"며 "이날 교통비로 두 의원에게 줄 상품권을 미리 준비했지만 그날 술도 취했고 만찬 행사가 늦게 끝나 경황이 없어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상품권을 주려고 했지만 사양했다는 이 의원 측의 주장과 엇갈리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부회장은 예전에 한 직원의 해외 출장비용을 결재할 때 뒤에 첨부된 영수증까지 확인해 단돈 25센트가 틀린 것을 잡아내기도 할 만큼 꼼꼼한 성격"이라며 "지출되지도 않은 돈을 결재할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구입된 상품권은 협회의 자산 구입으로 비용 처리했고 현재 금고에 보관돼 있다"고 재해명했다. 그러나 금고에 상품권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기자의 계속된 요청에는 끝내 자신의 권한이 아니라며 거부했다. 실무 담당자인 협회 총무부장도 확인요청을 거부했다.

협회 관계자는 "행사가 끝난 지 일주일 후에 기안지가 작성돼서 10월 8일에야 최종 결재가 끝났는데 지출되지도 않은 돈을 행사비용에 포함시킨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상품권을 줬다해도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 하지만, 상품권을 두 달 동안이나 아무도 모르게 보관하고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결재까지 한 것은 협회 내부적으로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서류상으로 문제가 없으면 설사 중간에 누가 공금으로 산 상품권을 빼돌려도 모르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소프트웨어협회 구조조정 방안 마련할 정도로 경영난

올 들어 소프트웨어협회는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협회 측은 회원사의 탈퇴와 회비납부 비율의 지속적인 감소로 8월 현재 운영자금이 3200만원밖에 남지 않았으며, 10월경에는 운영자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회는 지난 8월 이미 구조혁신 계획을 마련했으며 9월부터는 정리해고 방안에 대한 세부 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협회 노조와 심각한 대립도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남아있는 협회 운영자금의 10%가 넘는 금액이 이날 행사를 위해 쓰인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협회는 경영난을 핑계로 직원들을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국회의원 초청 간담회 행사에 수 백만원을 들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상품권이 의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면 내부적으로 횡령 가능성이 있는만큼 끝까지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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