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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미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이 온통 노란 물결로 가득 찼다.

4일 오후 1시 부안 군민 4500여 명이 노란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핵폐기장 백지화와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을 촉구하는 대규모 상경투쟁을 벌인 것.

'핵폐기장 백지화·핵발전소 추방 범부안군민대책위'(상임대표 김인경 이하 핵폐기장 대책위)는 정부가 지난 1일 중·저준위 폐기물과 고준위 폐기물로 원전센터를 2곳으로 분산 선정하는 방안을 확정하자 '더 이상 못 참겠다'며 상경했다.

핵폐기장 대책위는 "부안 핵폐기장을 하루빨리 백지화하고 정부, 시민단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기구를 구성해 이 문제를 국민들과 함께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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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대회에서 김인경 핵폐기장 대책위 상임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부안 핵폐기장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지만 부안 주민들은 1년 3개월여 동안 계속해서 피눈물을 흘려오고 있다"며 "우리의 참담한 심정을 알리기 위해 농기구와 배를 묶어둔 채 상경했다"고 주장했다.

민중연대 정광훈 상임대표는 "핵 발전 문제는 우리 시대의 재앙"이라며 "이 싸움은 부안 군민들의 피와 땀으로써 다 이긴 싸움인데 정부가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 상임대표는 이번 상경투쟁으로 1년 3개월을 끌어온 부안 핵폐기장 백지화 문제를 끝장보겠다는 다짐으로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문정현 신부는 "지금의 노무현 정부가 진짜 '참여정부'냐"며 "부안 군민 72%가 참여한 주민투표에서 94%의 반대를 얻었는데도 국민의 뜻을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참여정부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핵폐기장 대책위는 "평화롭던 부안 땅은 핵 폐기장 찬반을 둘러싼 주민들의 갈등과 무자비한 공권력으로 지난 1년 3개월 동안 전쟁터와 다름없었다"며 "이제 더 이상의 투쟁과 희생 없이 평화로운 일상생활을 누리고 싶다"고 호소하는 항의서한을 낭독했다.

ⓒ 정현미
한편 풍물패 '천둥'은 집회 사전 행사에서 흥겨운 사물놀이 한마당을 선보여 이른 새벽부터 전라북도 부안에서 올라온 4500여 부안 군민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사전 행사 도중 무대 앞에는 '핵폐기장의 상주'라고 자칭하는 한 남자가 상복을 입고 있었고 상경투쟁에 모인 사람들은 이 상복에 '핵폐기장 백지화', '핵 없는 세상' 등 부안 군민의 염원을 적어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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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중간에는 노동가수 유금신씨가 핵폐기장 결사반대 내용을 담은 노래를 열창했다. 또 단순 구호만 외치는 여느 결의대회와는 달리 핵폐기물 모습을 한 사람들이 귀여운 율동과 함께 퍼포먼스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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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본 대회를 마치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부터 종로 탑골공원까지 '핵폐기장 결사반대',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하라'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했다.

이들은 거리행진을 하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선전물을 나눠주며 함께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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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상경투쟁에는 진관 스님, 이덕우 변호사(전 부안 주민 투표관리위원), 문경식 전국농민총연맹 의장 등이 참가했으며 핵폐기장 대책위는 앞으로도 5일부터 7일까지 탑골 공원에서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3보1배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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