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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위 민원실에서 긴급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정현미
고교등급제·본고사 부활저지와 올바른 대입제도 수립을 위한 긴급대책위원회(이하 긴급대책위)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대학 입학의 고교등급제 적용의혹과 관련, 17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긴급대책위의 진정서는 차별행위자로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등 주요 사립 대학교를 지정하고 있으며, 진정서에서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해 거주지역과 부모의 사회 경제력에 따라 응시생을 차별한 것은 반인권적 차별행위"라며 "이는 명백히 헌법에 보장된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차별 받지 않을 권리의 침해라 판단하여 이에 대한 조사를 요청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 김정명신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공동대표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 정현미
긴급대책위는 이날 낮 12시경 인권위원회 민원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교등급제는 부모의 경제력과 거주지역에 따라 부당한 차별을 강요하는 위헌적 만행"이라며 "이는 기득권층의 교육독점을 제도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대다수 국민의 인권과 교육받을 기회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잘못된 제도"라고 주장했다.

긴급대책위는 또한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고교등급제 금지를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학에서 이 제도를 공공연히 적용해 온 것은 국민의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비웃는 폭거이자 대학을 관리 감독하지 않은 중대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긴급대책위는 '고교등급제 의혹 규명'과 '졸속 대입개선안 강행 유보'를 강력히 촉구하며, 이와 함께 인권위가 직접 나서서 일부 대학이 진행하고 있는 사태의 해결을 위해 강력한 시정권고를 내려주기를 촉구했다.

앞으로도 긴급대책위는 “월요일부터는 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피해사례를 폭로하며 강도 높은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 점거농성 우려해 긴급대책위의 건물 입장 제지

▲ 긴깁대책위가 경찰병력에 의해 인권위 건물 입장을 제지당하고 있다
ⓒ 정현미
한편, 긴급대책위가 오전 11시 경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 후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인권위에 모였으나 전경들에 의해 약 20분간 건물 입장을 제지당하기도 했다.

손지희 범국민교육연대 정책실 관계자는 “이 건물이 인권위 소유냐”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내러 온 우리를 무력으로 막는 이유가 뭐냐”고 강하게 대항했다.

독립기구로서 그 동안 약자의 인권을 대변해주던 인권위가 분명한 해명 없이 무력으로 건물 입장 자체를 막자, 원영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와 같은 행동은 인권위의 위상을 스스로 깎아 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규환 한국비정규직대학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이 건물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UNHCR)가 있는 건물이기 때문에 범죄자라 할지라도 들어가는 것을 절대 막지 못하는 곳”이라며 “은행, UNHCR 등이 함께 있는 건물의 1층 입구를 막는 다는 것은 불법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 김형완 인권상담센터 소장은 “진정서를 내러 온다는 공문을 받은 후 긴급대책위 소속단체의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농성을 시작 한다’는 문구를 발견했다”며 “진정서를 받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우루루’ 몰려와 인권위 안에서 점거농성을 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이를 막기 위해 경찰병력을 부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소장은 인권위 건물 앞으로 나와 "농성을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대표만 입장해 진정서를 전달한다"는 내용을 긴급대책위와 합의해 상황 정리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대 학생들, "입학정보 공개" 외치며 입학관리처 기습 점거농성

입학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연세대학교에서는 17일 8명의 학생들에 의한 입학관리처 기습 점거농성이 벌어졌다.

민주노동당 연세대 학생위원회와 학벌없는사회 학생모임 연세대 지부는 ‘고교등급제 관련 수시모집 자료공개’, ‘교육부 특별감사 실시’, ‘백윤수 입학관리처장 사퇴’ 등을 주장하며 연세대학교 입학관리처에서 1시간 동안 점거농성을 진행했다.

이들 단체에 소속된 김고종호(연세대. 25)씨는 이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입학관리과를 점거한 후 "의혹을 사고 있는 고교 등급제 관련 입시자료를 전면 공개하라"고 주장했으나 "입학관리처 처장은 '나가라'고만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오전 8시 40분 경 입학관리처 직원 중 한 명이 유리문을 주먹으로 부수고 들어와 '사무실에 들어와서 뭐하는 거야! 나가!'하며 고성을 지르고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교직원들은 사무실에 걸려 있는 플래카드를 강제로 뜯어내는 과정에서 취재를 하던 한겨레 기자와 실랑이를 벌이다 기자의 카메라 가방을 빼앗아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교직원들이 점거 농성 중이던 학생을 밀어내며 몸싸움을 하다, 오전 9시 경 이들은 홍복기 학생복지처장과 면담을 통해 이들의 요구안을 전달하고 조만간 입학관리처장, 민주노동당 연세대 학생위원회, 총학생회이 함께 면담할 것을 약속하고, 한 시간 만에 농성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있었던 조성주 민주노동당 연세대 학생위원회 위원장은 오전 11시 경 이들은 ‘공교육의 위기를 심화시킬 연세대의 고교등급제 시행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입학관리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발겼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역에 따라 고등학교에 등급과 서열을 나눠 입학생 선발에 차별적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은 반교육적이자 반 인권적이며 반사회적인 범죄 행위와도 같다”고 주장했다.

조성주 민주노동당 연세대 학생위원회 위원장은 “추석 전후로 추진하기로 한 면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면 총학생회와, 교육 관련 단체 ‘무일푼’ 등과 연대해 보다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정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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