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13일 오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원희룡 최고위원은 `반국가단체 정부 참칭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빚어졌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찔끔 개정하는 것은 곤란하다."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국가보안법 당 개정안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다. 원희룡 위원은 13일 오전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우리 당이 제시한 개정안은 국민적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인권침해 부분은 대폭 고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후퇴했다"고 정면 비판했다.

특히 박근혜 대표가 좌장인 회의에서 제기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박 대표가 회의 서두 "아직 개정안에 대한 당론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못박으며 "(이견은) 당 안에서만 얘기하고 당론확정 전까지는 각별히 조심하고 조치해야 한다"고 내부 입단속을 주지한 직후였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원 위원의 발언 도중 "최고위원께서 아무리 개인의사라고 하지만 국민이 헷갈린다"며 이견표출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박 대표는 "공개적으로 자꾸 나쁘니, 좋으니 하면 국민이 헷갈린다"며 개인적인 의견은 비공개회의에서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박 대표가 당직자의 발언을 중간에 제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박 대표는 회의 말미 다시 한번 당직자들을 향해 "아직 우리의 당론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공개회의에서는 요지만 말하라"며 "그러기 위해 비공개회의가 있는 것 아니냐"고 못박았다.

▲ 박근혜 대표는 `국보법에 대한 당론이 정해지기전까지 개인의견은 삼가해 달라`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원희룡 "기존 입장에서 후퇴... 불고지죄-찬양고무 전향적 검토해야"

하지만 원 위원은 박 대표의 이같은 제지에도 불구하고 "대표가 개정안도 논의중이라고 했으니 개인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원희룡 위원은 "한나라당이 인권침해 조항은 대폭 고치겠다고 천명한 만큼 불고지죄는 삭제하고 찬양고무죄도 선전선동으로 명확히 규정되어야 한다"며 "후퇴한 부분은 당내 논의과정에서 걸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위원은 또 "정부참칭 반국가단체라는 규정(2조)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수정, 삭제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원 의원은 "북한의 남한에 대해 교란, 전복 등의 위협에 대해서는 체제안전망을 발동해야 하지만 (북한의) 지방정부로서의 실체성과 평화공존세력이라는 점은 우리 당도 인정해온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10일 주요당직자 회의를 통해 개정안의 골자를 발표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조항은 현행대로 유지하고(2조) △잠입·탈출(6조) 및 찬양고무(7조), 회합·통신(8조) 등의 조항에서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도'라는 표현을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목적으로'라고 수정, 목적범으로 소폭 축소했다.

또한 △허위사실 유포(7조 4항)는 삭제하고 △불고지 조항(10조)은 '본범과 친족관계가 있는 때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는 내용을 '본범과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의 관계에 있는 자는 형을 면제하고 그 외 친인척의 경우는 그 형을 면제 또는 감경한다'로 변경, 사실상 불고지죄를 유지하는 방향이다.

한편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핵무기로 한반도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야만적인 집단, 21세기 최후의 폐쇄적인 집단"이라고 규정한 뒤 "국보법 폐지는 무장해제와 같다"는 기존의 한나라당 입장을 반복, 주장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회의가 끝난 직후, 당사에서 '국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현판식을 갖고 국가보안법 문제를 비롯한 국가정체성 관련 현안대응을 비대위(이규택 위원장) 차원에서 집중 대처하기로 하는 등 여론몰이에 나섰다.

또한 한나라당은 이 문제와 관련 방송 모니터닝을 강화하는 등 언론대책도 병행할 계획이다. 임태희 대변인은 "일부 방송에서 한나라당의 국보법 시국선언을 폄훼하는 코멘트가 나오고 있다"며 "방송의 편파성 문제에 대해 당 홍보위원회에서 분석을 통해 의견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 13일 오전 한나라당사에서 박근혜 대표, 김덕룡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국가수호비상대책위원회 현판식을 가진 뒤 박수를 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