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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새미 가족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진정한 가족의 재발견입니다. 1년 동안 여행을 하면서 나눌 우리 가족간의 대화가 나머지 일생의 전 기간을 합한 것보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가족 간의 신뢰는 더욱 깊어질 것이고, 또 이런 신뢰가 우리 가족이 앞으로 세상을 살아 나가는데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온 가족이 배낭 하나 메고 세계로!'
이 얼마나 꿈같은 이야기인가.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일이지만, 이루기에는 현실의 제약이 너무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고, 실제 세계로 나선 가족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공새미 가족. 이들의 세계 여행이 주목받는 특별한 이유는, 단지 외국 문화를 접하는 여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새미 가족은 우리 가락을 세계 곳곳에 알리는 여행을 떠난다.

지난 2001년 6월 탄생한 공새미 가족 사물놀이단은 이미 유명세를 치렀다. 지하철 공연장에서 월 1회 정도 공연을 했고, 사회복지 시설과 병원 위문 공연도 빼놓지 않았다. 1년 6개월간 꾸준히 무료 공연을 펼친 결과 많은 사람들은 공새미 가족 사물놀이단의 존재를 알고 있다.

ⓒ 공새미 가족
아빠 김영기(44, 북)씨, 엄마 강성미(42, 장구)씨, 딸 민정(16, 꽹과리), 현정(6, 장구)양과 아들 민수(13, 징)군으로 구성된 공새미 가족 사물놀이단. 가족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찾던 중 딸 민정양이 초등학교 5년부터 하던 사물놀이에서 힌트를 얻어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가족 사물놀이단’이 탄생한 것.

‘공새미’란 이름은 김영기씨의 고향인 제주도 한 마을에 있는, 커다란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샘물의 이름에서 따왔다.

“공새미는 수도 시설이 없던 시절에 우리 마을 사람들에게 생명수를 제공해 주는 고마운 샘물이었습니다. 이 샘물처럼 우리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가족이 되자는 의미와 가족 간의 사랑이 영원히 마르지 않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가족사물 이름을 ‘공새미’로 정했죠.”

이들은 큰 딸 민정양의 지도 아래 기초를 다졌고 풍물 연수기관에서 정식으로 과정을 이수했다. 그 당시부터 품었던 ‘세계 일주를 하면서 사물놀이를 세상에 널리 알리자’라는 꿈을 오는 2월 드디어 실행에 옮긴 것.

ⓒ 공새미 가족
김씨는 이번 세계 일주를 위해 지난해 7월 과감하게 퇴직서를 제출했다. 3년 전부터 생각해 오던 일이라 큰 망설임은 없었지만 막상 18년 동안 근무하던 회사를 떠나려니 서운한 마음이 컸다.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너무 무모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세상 보는 눈을 넓히고 가족의 화목을 다질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김씨와 그의 가족들은 넓은 세상과 마주했다.

이들의 세계일주 공연은 지난 2월 28일 한국을 출발해 인도 델리대학 국제학생 기숙사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중동 및 이집트, 미주, 오세아니아 등지를 순회하는 336일간의 일정.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이어 두 달간의 유럽 일정을 마치고 중동 일정을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영국 런던과 캠브리지, 스페인 바로셀로나 분수광장,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 취리히 등에서 공연을 펼쳤다. 거리공연 외에도 한인회에서 초청을 하면 교민들을 위한 공연도 진행하고 있다.

“빠르고 규칙적인 템포가 크고 작게 이어지는 사물놀이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신명을 느끼게 합니다. 대부분의 현지인들 역시 타악 리듬인 사물놀이를 흥미로워하며 가족이 이끌어내는 신나는 리듬에 몸을 흔들며 좋아하죠.”

현지인과 우리 교민이 하나가 되어 만드는 흥겨운 분위기는 공새미 가족이 잊을 수 없는 것 중 하나이다. 세계의 현지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우리 교민들의 향수병을 달래어 힘을 실어주는 것이 이들 가족이 느끼는 보람이라고.

“아이들과 배낭과 악기들을 메고 세계 곳곳으로 돌아다닌다고 생각해보세요. 왜 힘이 안 들겠습니까. 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함께 성장하는 듯합니다. 앞으로 남은 일정 동안에도 세계 곳곳에 우리의 전통 음악과 사랑의 메시지를 부지런히 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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