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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라크에 가고 싶습니다. 군인이 아니라 민간봉사자가 되고 싶습니다. 군복을 입고 총을 들어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는 이라크인들을 위협하고 싶지 않습니다. 작업복을 입고 망치를 들어 이라크의 어린이들을 위해 학교와 집을 짓겠습니다. 한국이 이라크의 재건을 진정으로 돕고 싶다면 군복이 아닌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내야합니다.

한국과 이라크가 서로 땀방울을 나눌 수 있다면, 저도 작업복을 입은 일원이 되겠습니다. 살육과 살생의 공포를 조장하는 군인이 아니라, 사랑과 희망의 미래를 선물하는 자원봉사자가 될 수 있다면 10년의 세월이라도 기쁜 마음으로 이라크로 건너가겠습니다"


▲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철회를 주장하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이원표(26)씨.
ⓒ 오마이뉴스장재완
군입대를 앞둔 한 청년이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병역거부 의사를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회당 당원인 이원표(26)씨가 그 주인공. 이씨는 23일로 예정된 입영통지서를 국회 앞에서 찢어버리고,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사회당의 당원으로서 병역을 거부하고 감옥을 택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 자리에서 '피눈물이 아닌 땀방울을 이라크에 전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전쟁은 범죄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걸어 전쟁이 범죄이며, 자이툰 부대의 파병이 이라크인과 우리에게 저질러지는 가장 악독한 범죄임을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어 “나는 군인이 아니라 민간봉사자가 되어 이라크에 가고 싶다”며 “한국이 이라크의 재건을 진정으로 돕고 싶다면 군복이 아닌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대한민국 헌법 5조 1항에는 ‘대한민국은 국제 평화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라고 적혀 있다”며 “온 국민 앞에서 헌법 수호를 약속했던 대통령이, 평화의 헌법정신을 어기며 이라크 파병을 주도했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50여 년간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양심의 자유’를 짓밟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부당한 판결을 해 온 사법부를 규탄한다”며 “전쟁을 예비하고 있는 병역을 거부하고 대체복무를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 국회 앞에서 사회당 신석준 대표를 비롯한 김윤기 대전시위원장, 병역거부자 연대회의 대표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군의 이라크파병 철회를 촉구하는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이씨는 사회당 대전시위원회 기획국장을 역임했으며, 이라크파병반대 대전시민행동 집행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한편, 대전지역 4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 대전시민행동’은 24일(화) 오전 11시 대전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이원표씨의 병역거부 선언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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